어느 집에나 하나씩 있을법한 장롱속 카메라. '혹시 고가의 골동품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하지만 기종에 따라, 혹은 상태에 따라 수 만원에서 수 십만원까지 장롱카메라의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꼭 가격이 문제가 아니더라도 자신 혹은 아버지의 어린시절을 기록했을 그 녀석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보일 것이다. 장롱속에서 자주 출현하는 클래식 카메라들을 알아보자.
 

1973년 출시된 펜 EE 시리즈의 최종모델. 필름 한 장을 세로로 이등분하여 반쪽만 촬영하는 하프카메라다. 필름 장전시 기존의 카메라들과 다르게 반장씩 돌아가므로, 36장짜리 필름 한롤을 넣으면 72장이나 사용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석유파동때 필름값을 아끼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소문도 있다. 하프카메라의 특징상 뷰파인더 역시 세로로 긴 형태. 별도의 수동기능은 없으며, 렌즈 경통부에서 ISO, 조리개, 플래시 사용을 위한 거리를 일부분 조정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장착된 필름의 ISO 값과 같이 맞춰놓고 사용한다. 셔터스피드는 1/40초와 1/200초 중 하나가 자동으로 설정된다. 70~80년대에 중·고등학교를 다녔다면, 학교 소풍때 동네 사진관에서 몇 백원의 돈을 내면 빌려주던 카메라로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최근 클래식카메라 매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중고가가 4~6만원 선으로 형성돼있다.


OLYMPUS PEN EE-3

• 생산년도 : 1973~1986년
필름판형 : 18 x 24 mm (35mm 필름 절반)
• 렌즈
: D. Zuiko 28mm f3.5
• 초점방식 : 4M 무한대 고정 초점
셔터스피드 : 1/40, 1/200 자동변환
• 중고가 : 4~6만원대

 


COSINA CX-2

• 생산년도 : 1982년
필름판형 : 24 x 36 mm
• 렌즈
: Cosinon 35mm f2.8
• 초점방식 : 4단 목측식 (0.9m/1.5m/3m/무한대) 
셔터스피드 : 1/2~1/500
• 중고가 : 15~25만원대

몇 년전부터 '로모그라피'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로모 LC-A의 원형 카메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카메라지만, 그 만듦새와 성능을 따져보면 로모 같이 저급한 카메라에 비할 바 아니다. 자동감기 기능, 플래시, 수중촬영키트까지 완벽히 제공되며, 사용자를 고려한 인터페이스가 돋보인다.

 

최근 다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롤라이 35. 작은 크기에도 알찬 수동기능을 제공하며, 칼짜이스 렌즈까지 달려 여행용으로 제격이다. 35, 35S, 35SE, 35T 등 여러 시리즈가 존재한다. S는 칼짜이스 소나(Sonnar)렌즈를, T는 테사(Tessar)렌즈를 E는 전자식 노출을 의미한다. 롤라이 35 SE는 말그대로 소나 렌즈를 채용한 전자식 노출 기종이다. 다양한 스폐셜 에디션이 발매된 기종이기도 하다. 또, 싱가폴산과 독일산이 있는데 생산지에 따라 가격차이가 두배 이상이 되기도 한다. 싱가폴산 일반 제품의 경우 20만원 내외의 중고가격이 형성돼있다.


Rollei 35 SE

• 생산년도 : 1979~81년
필름판형 : 24 x 36 mm
• 렌즈
: Rollei HFT Sonnar 40mm f2.8
• 초점방식 : 목측식 
셔터스피드 : 1/2~1/500
• 중고가 : 20만원 내외(싱가폴산)

 


MINOLTA HI-MATIC 7S II

• 생산년도 : 1977년
필름판형 : 24 x 36 mm
• 렌즈
: Rokkor 40mm f1.7
• 초점방식 : 레인지파인더
셔터스피드 : B, 1/8~1/500
• 중고가 : 20만원 내외

컴팩트한 렌즈일체형 RF로 유명한 미놀타 하이매틱 시리즈의 결정판. 누구나 처음 보는 사람이면 '이쁘다'를 연발하는 카메라다. 수동모드와 셔터스피드 우선 모드를 지원하며, 조용한 셔터음으로 캔디드포토(몰래카메라. 자연스러운 장면을 포착)에 적합하다. 일체형의 40mm f1.7 로커(rokkor) 렌즈는 선예도와 색감이 좋기로 유명하다. 일설에 의하면, 라이카와 합작하여 만든 렌즈라는 소문도 있다. 현재 중고가 15~25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청계천이 복원되기 전, 황학동 도깨비 시장의 카메라 파는 리어카마다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카메라. 캐논이 만든 G-III QL17은 그만큼 흔하고 저렴한 RF카메라다. 하지만, 값싸다고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단단한 만듦새, 충실한 수동기능과 40mm f1.7 렌즈까지 탑재한 똘똘한 녀석. 특히 흑백사진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최근 인기를 끌며 5~6만원이던 중고가격이 많이 올라 5~1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Canon G-III QL17

• 생산년도 : 1972~1982년
필름판형 : 24 x 36 mm
• 렌즈
: 40mm f1.7
• 초점방식 : 레인지파인더
셔터스피드 : 1/4~1/500
• 중고가 : 10만원 내외

 


OLYMPUS PEN F/FT

• 생산년도 : 1963~1972년
필름판형 : 18 x 24 mm (35mm 필름 절반)
• 렌즈
: 교환식
• 초점방식 : SLR(일안 반사식)
• 중고가 : 15~30만원대 (렌즈유무에 따라 다름)

유명한 다큐멘터리 사진가인 유진 스미스가 사용했던 카메라. 사이드스윙미러(Porro-prism)를 이용해 크기와 무게를 줄인 SLR카메라다. 최근 판매되고 있는 DSLR인 올림푸스 E-300, E-330 등의 기본 컨셉이 된 카메라이기도 하다. 앞서 설명한 펜 EE-3처럼 한 장의 필름에서 반쪽만을 이용해 촬영하는 하프판형 카메라다. 작은 크기, 가벼운 무게, 다양한 렌즈의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 하프판형으로 필름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 등의 이유로 베트남 전쟁 등에서 기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FT는 F의 개선모델로 Cds 노출계등이 추가로 장착된 모델이다.

 

니콘 FM2의 기본 모델이 된 펜탁스의 보급형 SLR. 건전지 없이도 작동하는 완전 수동식 카메라로 천체사진 등의 용도로 아직까지 인기를 모으고 있다. 복잡한 기능을 과감하게 떨쳐내고 기본적인 기능만을 탑재해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를 유지했다. 하지만 단단한 만듦새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다. M은 'Miniature'의 약자. 중고가격은 15~20만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PENTAX MX

• 생산년도 : 1976년
필름판형 : 24 x 36 mm
• 렌즈
: 교환식
• 초점방식 : SLR(일안 반사식)
• 중고가 : 15~25만원대 (기본렌즈포함)

 

NIKON FM2

• 생산년도 : 1982년
필름판형 : 24 x 36 mm
• 렌즈
: 교환식
• 초점방식 : SLR(일안 반사식)
• 특징 : 최대 1/4000초, 벌집모양 셔터막
• 중고가 : 30만원대 (기본렌즈포함)

아직까지 인기가 식지 않고 있는 니콘 수동 SLR. 사진에 입문하는 많은 사람들이 니콘 FM2를 거쳐갔으며, 그 느낌을 잊지 못한 다시 구입하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건전지 없이도 작동이 가능한 완전 수동식 SLR로, 펜탁스 MX와 함께 천체사진 등에도 쓰인다. 성능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의견이 있으나,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올라가는 것이 당연한 이치. FM2가 그만큼 인기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중고 가격은 30만원대.

 

Rollei ROLLEIFLEX

• 생산년도 : 1951년~
필름판형 : 6 x 6 Cm
• 렌즈
: 모델마다 다름
• 초점방식 : TLR(이안 반사식)

롤라이사가 만든 6 X 6 Cm 중형 판형의 TLR(이안 반사식) 카메라. 롤라이플렉스는 모든 TLR 카메라의 기본형이 된 카메라다. 위쪽의 렌즈는 상을 확인하는 렌즈이며, 아래쪽의 렌즈는 촬영을 위한 렌즈다. 독특한 디자인때문에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인기 있다. 렌즈교환이 불가능해 다양한 사양의 렌즈가 달린 여러 모델이 출시되어 있으며, 좀 더 저렴한 '롤라이코드(ROLLEICORD)'도 인기 있는 모델이다. 모델에 따라 30만원~150만원까지 다양한 가격대에 거래되고 있다.

 

다나와 유재석 기자 / heyju@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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