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남과 여

미니와 롱, 하이힐과 플랫 슈즈. 극단적 패션 트랜드가 공존하는 올 여름, 남성과 여성 패션도 양극을 달리고 있다.

남성과 여성이 서로 옷을 바꿔 입은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여성의류는 흘러내릴 듯 넉넉한 실루엣을 추구하는 반면 남성 의류는 여성의 스키니진을 동경하듯 더욱 타이트하고 슬림해졌다.

여성 팬츠의 경우 가슴선 아래까지 한껏 올려 입는 하이웨이스트 디자인이 대세를 이루지만, 남성의 경우 무릎까지 밑위가 내려오는 일명 '똥싼바지' 패션이 인기를 모을 전망이다.  

옥션(www.auction.co.kr)에서는 남성들 사이에 일명 ‘똥싼 바지’라 불리는 밑위가 과도하게 긴 디자인이 인기다. 최근 압구정이나 홍대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볼 수 있는 패션으로, 일본 스트리트 패션에서 영향을 받아 허벅지 부분은 다소 넉넉하지만 무릎 아래 부분을 다소 타이트하게 처리한 팬츠다.

몇 해전 유행했던 통이 넉넉한 힙합 스타일 팬츠처럼 허리 아래로 내려 입는 스타일이지만 이보다 훨씬 더 슬림한 디자인에 밑위가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스타일로 힙합과는 다른 독특한 느낌을 선사한다. 일반 팬츠 또한 지난 해부터 이어진 스키니진 스타일의 슬림함을 강조하는 디자인이 많아졌다.  

반면, 올해 여성들 사이에서는 1980년대 아저씨들이 입었을 법한 하이웨이스트 팬츠가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일명 '배바지'라고도 불리는 하이웨이스트 팬츠는 해외 패셔니스타들 물론 국내 섹시 여가수들의 마음을 사로 잡으면서 올 여름의 메가 트랜드로 부상했다. 허리선을 높게 디자인해 밑위를 길게 처리한 스타일이어서 다리가 더 길어보인다. 멜빵 등 서스펜더를 이용해 일반 바지를 셔츠 위에 껑충 올려 입는 스타일도 종종 눈에 띈다.

또한, 허리와 허벅지 부분을 넉넉하게 처리한 배기팬츠가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헐렁헐렁한’, ‘불룩한’이라는 말에서 유래한 배기룩의 대표 아이템인 배기팬츠는 허리와 허벅지 부분은 넉넉하고 아래로 내려갈수록 좁아지는 디자인으로 타이트한 상의와 코디하면 날씬해 보이는 효과를 줄 수 있다. 캐쥬얼은 물론 셔츠 등과도 잘 어울려 비즈니스 룩으로도 손색이 없다. 상체를 과장돼 보이게 하는 박스티와 볼륨소매 등 오버사이즈룩이 올 봄 인기를 얻기도 했다. 

반면, 넉넉함을 강조하는 여성 패션과 달리 남성 패션에서는 타이트한 스타일이 대세다. 특히 어깨 라인과 허리선을 자연스럽게 잡아주는 슬림룩이 2030대 남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재킷과 팬츠.

옥션 남성 패션 카테고리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면 재킷의 경우 단추 하나에 브이 존 자체가 깊게 내려오고, 트임을 양쪽에 둔 디자인을 채택해 보다 날씬해 보인다. 이처럼 재킷이 슬림해지면서 바지 또한 턱이 사라지고 통도 좁아졌다. 넥타이도 슬림 열풍을 반영한 폭이 6cm 이하인 슬림 넥타이가 캐쥬얼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젊은 직장인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여성들 사이에서는 여름철 속옷자국을 없애기 위한 사각팬티, 속옷이 비치는것을 방지하기 위해 과도한 레이스 보다는 심플한 스킨컬러의 속옷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남성의 경우 여성 란제리를 동경하듯 더 과감해지고 있다.

일명 '쫄사각'이라 불리는 '드로어즈', 뒷모습이 T자 형태로 생긴 '통', 엉덩이 둘레를 밴드로 감싼 '작 스트랩' 등 디자인이 다양한 제품은 젊은 남성 사이에서 인기다. 디자인과 컬러 또한 과감해져 자수나 큐빅에서 화려한 프린트 문양이나 골드나 실버 등 메탈릭한 느낌의  된 속옷이 나오는가 하면 피부가 살짝 비치는 섹시한 망사팬티도 등장했다.

옥션 패션 카테고리 담당 전항일 부장은 “남성과 여성의 패션이 비슷한 트랜드로 흐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올 해에는 이와 정 반대의 스타일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예전과 달리 획일적인 스타일이 유행이 아니라 다양한 패션 스타일이 공존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다나와 진향희 기자 iou@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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