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 메인보드, VGA, 메모리....PC 부속품의 메인을 이루고 있는 핵심 부품이자 PC 전체 가격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고가의 제품들이다. 게다가 이러한 중요성 때문인지 그 발전 속도 또한 다른 PC 부속품과는 다르게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는 제품이기도 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약간의 과장을 보태 이 메인 부품들의 발전 속도가 IT 산업 전체의 발전 속도를 나타내는 척도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주요 부품들에 밀려 대중들의 관심 속에서 한걸음 멀어진 제품들도 있다. 바로 이번 기사를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키보드와 같은 주변기기들이다.

그 쓰임새가 빈번하며, PC와 사용자를 연결시켜주는 가장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라는 점에서 여느 부품 못지 않게 중요한 기기임에 틀림이 없지만 이상하리만치 세인들의 관심 속에 한발짝 떨어져 있는 제품이라는 점 때문에 유난히 그 발전 속도가 쳐지는 제품이기도 하다.

그러나 분명 키보드 시장은 한걸음씩 진화하고 있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도 키보드 시장의 흐름이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 변화의 속도가 다른 기기들에 비해 미약해 쉽사리 파악하기가 힘들지만 어느 순간 키보드 시장을 돌아보면 점점 바뀌어가고 있는 모습에 새삼 놀랍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번 기사에서는 다나와 리서치 자료를 활용한 그래프를 통해 지난 1년 간의 키보드 시장의 동향과 소비자 성향의 변화, 그리고 이를 근거로 유출한 앞으로의 변화 양상에 대해 대략적으로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1. 부드러움으로 승부한다 - 펜타그래프 방식 키보드 서서히 상승세

먼저 지난 1년 간 다나와 연동몰을 통해 판매된 모든 키보드를 접점 방식에 따라 분류해보았다. 가장 대표적인 방식으로 일반 키보드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멤브레인 방식과 노트북에서 흔히 사용되는 펜타그래프 방식이 있다. 물론 이외에도 기계식 등의 기타 방식이 있기는 하지만 그 판매량이 워낙에 1% 미만으로 미미해 생략하도록 하겠다.

아래의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듯 역시 아직까지 키보드 시장은 멤브레인 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2007년 7월을 기준으로 집계된 결과만 보아도 멤브레인 방식의 판매율은 88%로 12%에 그친 펜타그래프 방식 키보드를 훌쩍 앞지르고 있다. 하지만 주목할 점은 지난 1년 사이 두 방식의  제품들이 각각 상반된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즉, 멤브레인 방식의 키보드의 판매량은 지난 1년 간 약 5% 가량 하락한데 비해 펜타그래프 방식의 키보드의 판매량은 약 6% 정도가 성장했다. 비록 적은 수치이기는 하지만 앞서 말한대로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서서히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펜타그래프 방식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중임을 알 수 있다. 


펜타그래프 방식의 키보드가 지난 1년간 6% 가량의 성장세를 보여주었다.

 
2. 키보드 vs 패키지 (키보드+마우스) 상품

다음으로 키보드 단일 상품의 판매량과 키보드와 마우스가 세트로 판매되는 패키지 상품의 판매량을 조사해 보았다. 2007년 7월을 기준으로 약 80% 대 19% 정도로 키보드 단일 상품의 판매량이 단연 앞서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시간이 지날수록 그 격차가 줄어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키보드 단일 상품은 작년 이 맘때와 비교해 약 8% 정도 하락세를 보인 반면, 패키지 상품은 7% 가량의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로 미루어 마우스와 키보드를 한번에 구입할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수가 날로 늘어나고 있으며, 그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하게 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패키지 상품(키보드+마우스)의 수요가 날이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3. 무선...편리하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유선이 대세!!

최근들어 무선 제품을 사용하는 유저들이 많이 늘고 있다. 거추장스러운 선 없이 원거리에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뛰어난 수신율을 자랑하는 RF 방식의 등장으로 무선 제품의 인기는 날이갈수록 치솟고 있다.

하지만 실제 통계 자료로 조사한 무선 제품의 판매량 변화는 예상외로 그리 크지 않았다. 게다가 올해 7월을 기준으로 유선과 무선의 판매율은 각각 96%와 4%로 그 차이가 무척 컸으며, 이는 작년 7월과 같은 수치이다.

무선 제품의 편리함이야 두말할 나위 없겠지만 아직까지 상당수의 유저들이 무선보다는 유선 제품을 신뢰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그래프일 것이다.


 무선의 인기가 높아져 가고 있지만 실 판매량에 있어서는 유선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4. "묻지마 키보드? No~~" 가격대별 시장 점유율 조사

아직까지도 대다수의 가정집에서는 PC 구입시 기본으로 제공되는 시가 3~4천원 상당의 소위 '묻지마식 키보드'를 사용한다. 때문에 상당수의 유저들이 자신의 키보드의 브랜드 조차 모르고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추가 구입을 한다해도 역시 같은 가격대의 제품을 사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트렌드도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다. 아래의 그래프를 보도록 하자. 아직까지 키보드 시장의 대부분은 만원 미만의 저가형 제품들이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작년과 비교했을 때 그 수치가 조금이나마 내려갔으며, 떨어진 수치에 반비례해 1~2만원대의 '중저가 제품'과 2~5만원대의 '중고가 제품'이 소폭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장시간 PC를 사용하는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약간의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좀더 '고가'의 제품을 사용하고자 하는 소비 성향을 반영한 결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내년 이맘때쯤 아래의 그래프가 어떤 식으로 변해있을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앞서 펜타그래프 방식과 패키지 상품의 상승세를 감안한다면 이 또한 어느 정도 예상할 수는 있는 부분이다.


1만원 미만의 저가형 제품 점유율이 줄어든 반면 1~5만원 제품의 점유율이 소폭 상승했다.


5. 지난 1년 누가 누가 장사 잘했나? - 업체별 시장 점유율

다음으로 지난 1년간 시장의 흐름을 주도한 업체로는 어디가 있으며, 각 업체별 시장 점유율이 어떤 식으로 변화했는지 그래프를 통해 살펴보도록 하자. 가장 큰 변화를 보여준 브랜드는 '삼성전기'로 작년 7월까지만 해도 22%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우위를 지켰으나 현재 9%로 1년새 무려 13%나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반면 가장 큰 성장세를 기록한 업체로는 '아이락스'와 '지피전자'를 들 수 있으며, 그 중에서도 아이락스는 8%로 가장 큰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지피전자' 역시 7% 상승해 현재 15%로 가장 많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밖에도 '로지텍'과 '삼성전자'가 소폭 상승하며 향상된 성적을 보여주고 있으며, '앱솔루트'가 6%, '스카이디지탈', '삼성 물산' 이 각각 5%로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여주었다. 


지난 1년간 업체별 점유율 변동 추이

 
2007년 7월 브랜드별 시장 점유율(%)

 
6. 2007년 상반기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제품은?

끝으로 2007년 1월부터 7월까지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제품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1위부터 15위까지의 제품 중 가장 많은 판매를 기록했던 제품은 지피전자의 'QSENN SWT-1200 실버블랙' 제품으로 무려 7% 점유율이라는 뛰어난 성적으로 타 제품을 따돌리고 있다.  

이밖에도 삼성전기와 삼성전자의 제품이 상위권을 나란히 휩쓸었으며, 로지텍, 앱솔루트, 사이텍시스템, 아이락스 등의 제품이 10위권 안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중 상당수는 1만원 이만의 저가형 제품이고, 단일 제품으로는 아이락스의 'i-rocks KR-6170 X-Slim 블랙 콤보'가 1만6천원으로 가장 고가의 제품으로 랭크됐다. 
 

 

  다나와 홍진욱 기자 honga@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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