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삼보컴퓨터 몰락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포함한 PC제조업체가 세계시장에서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10일 중국 신화사와 월스트리트 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컴퓨터 업체 레노버(롄상, 聯想)는 지난 2005년 미국 IBM의 PC부문을 인수하면서 세계 시장 진출의 토대를 마련했고,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유럽 3대 PC업체인 네덜란드의 패커드 벨(Packard Bell)의 지분 인수를 추진중이다.

패커드 벨은 유럽 상위 3위권에 들어가는 PC업체로 현재 유럽에서 10% 안팎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주력 제품으로 고품질 노트북을 생산하고 있다.

레노버는 지난 7일 패커드 벨 지분 인수에 관해 제3자 독립기구와 협상중에 있으며 이미 이 기구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지분 인수 가능성에 대해 검토중이라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따라서 레노버가 패커드 벨의 지분을 인수하게 될 경우 그동안 세계 시장 3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온 대만의 에이서(Acer)를 제치고 명실상부하게 미국의 HP와 델에 이어 세계3위 PC제조업체로 자리잡으며 세계 PC시장의 판도 변화를 몰고 올 수 있게 된다.

또한 그동안 레노버 제품의 판매량 급증에 비해 중ㆍ고급 제품의 발전이 더딘 중요한 요인의 하나가 브랜드와 디자인의 문제였으나 이 회사를 인수하게 되면 그동안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레노버의 올 1분기 영업액은 3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나 성장했으며 특히 개인용 컴퓨터 판매량의 성장속도는 22%를 넘어서며 시장 평균 성장률(13%)을 훨씬 초과했다.

반면 세계 PC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은 반도체나 휴대전화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은 위치이다.

한 예로 2003년까지 수출 효자 노릇을 했던 노트북PC의 경우 국내 수입은 2003년까지는 2억~3억 달러 수준에 머물렀으나, 2004년에는 4억6천400만 달러로 수출과 수입이 거의 비슷한 수준이 됐고 이후 수입이 더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류현성 기자 rhew@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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