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가입자로부터 받는 수신료 규모가 올해 처음 1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출범 12년만에 의미있는 변곡점을 찍는다.

수신료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매출원이라는 점에서 1조원 돌파는 산업적인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여전히 가입자당 매출(ARPU)은 지극히 낮아 또다른 전환점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조원 돌파 눈앞=95년 출범한 케이블TV는 지난해 835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도에 비해 12.6% 성장한 수치다. 케이블TV수신료는 2003년 5168억원, 2004년 6551억원, 2005년 7416억원 등으로 매년 10∼25% 성장을 계속해 왔다. 올들어 상반기 수신료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15∼20%가량 늘어났으며, 하반기에도 지속돼 9000억원 돌파는 무난하고 1조원도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예측했다. 그동안 수신료가 지나치게 낮았던 일부 지역에 대해 수신료를 인상하는 등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가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로 분석됐다.  

◇초고속인터넷으로 쌍끌이=수신료와 함께 SO의 주요 매출은 바로 초고속인터넷서비스다. 케이블TV망을 통해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가구는 241만으로 전체 초고속인터넷시장에서 16%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KT(651만)와 하나로텔레콤(368만)에 이어 세번째다. LG파워콤(152만)보다도 많은 가입자를 확보했다. SO의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4128억원으로 SO 전체 매출의 20%가량을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통신사업자와의 경쟁 심화와 시장 포화로 성숙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SO업계에 불안감이 드리웠다.

◇수익구조 정상화 필요=수신료 1조원 돌파에도 불구하고 케이블업계는 여전히 불안하다. 국내 SO의 수신료 매출은 전체 매출의 40% 정도다. 60∼70%를 차지하는 미국 케이블업체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국내 SO의 한달 평균 가입자당매출(ARPU)이 5000원 수준으로 지극히 낮은 데 원인이 있다. IPTV 등 경쟁 플랫폼이 등장할 경우 ARPU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수신료 대신 초고속인터넷이나 홈쇼핑수수료로 매출을 보전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SO는 수신료 인상을 시도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제동을 거는 등 앞길이 험난하다.

케이블업계 한 관계자는 “수신료 1조원 돌파를 좋아할 수만은 없는 처지”라며 “ARPU를 높이기 위해 무작정 수신료를 올릴 것이 아니라 고화질(HD) 서비스 가입자 확대를 독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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