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은 주말이 끼어 최소한 5일 이상 쉴 수 있는 긴 연휴지만 다른 사람들을 위해 쉴새없이 일해야 하는 곳들도 많다. 유선 통신 업계는 추석 연휴때면 안부나 교통상황 문의 등으로 통화량이 폭증하는 만큼 품질 유지를 위한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인터넷도 긴 연휴동안 24시간 중단 없는 서비스가 필수다.

KT·하나로텔레콤·LG파워콤은 일제히 종합 망관리센터와 보안관제센터 및 각 지역 주요 통신센터 모두 24시간 비상근무체계에 돌입한다. 트래픽 소통 대책은 물론 대형 장애 발생시 신속한 지원을 수행하기 위해서다. KT는 11층에 종합상황실을 마련하고 대형공사장, 광케이블 매설지역, 분기 국사, 옥외 전진배치 시설에 대한 순회점검을 강화한다. 연휴기간 중 네트워크 운용인력을 일 평균 400∼500 여명 수준으로 대폭 보강하고 긴급 복구 대책반도 24시간 운영하기로 했다. 하나로텔레콤은 긴급 복구 설비와 통신설비 예비품을 충분히 확보했으며 24시간 콜 센터(106)를 쉬지 않고 운용할 계획이다.  

비상근무인력으로 주야간 근무체계를 강화하는 등 매일 200명이 넘는 인력을 투입할 예정이다. LG파워콤 역 광케이블 위험지역에서는 순찰팀이 선로를 순시하고 국사 및 분배센터의 예방점검, 네트워크 장비 및 자재 점검 등 사전점검도 강화한다. 또 네트워크 관련 직원의 비상대기와 비상연락망을 활용한 연락체계를 확립해 네트워크 장애 발생에 신속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고객센터를 통한 장애상담 및 애프터서비스 업무도 변함없이 진행된다.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연휴를 반납하는 곳도 있다. 삼성SDI·LG전자 등 PDP업체들은 지난 설 연휴때에는 수요감소로 공장가동률을 50% 이하로 낮췄지만 이번에는 수요가 살아나 90% 이상 가동하게됐다. PDP업체들은 그래도 3교대 근무를 2교대 전환해 직원들이 가족들을 만날 짬이라도 주겠다는 계획이다.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할 수 없는 반도체 생산 종사자들과 명절때 더 바빠지는 통신서비스업계 종사자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특근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는 추석연휴 내내 강도 높은 작업에 임한다. 양사는 현재 최첨단 공정의 수율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터라, 그 어느 해 보다 팹 가동에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입장이다. 동부하이텍은 그나마 추석 연휴 기간동안 4조 3교대 대신 3조 3교대 혹은 2조 2교대 등으로 탄력적으로 팹 인력을 운용, 잠시나마 가족들을 볼 짬을 만들어준다

○…회사가 제공하는 버스에 선물 보따리까지 푸짐하게 안고 귀성하는 기분은 마냥 즐겁기만하다. LS전선은 추석연휴에도 해외수출물량을 위해 구미공장의 일부 라인을 계속 가동할 예정이지만 안양, 구미, 전주 사업장에서는 귀향버스 40대를 운영한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추석상여금으로 기본급 100%를 배정했다. 오티스를 비롯한 외국계 제조업체들은 대부분 9일 연속으로 쉬도록 허락하고 있다.

반도체 웨이퍼 업체인 실트론은 이번 추석연휴때를 이용해 4∼6인치 웨이퍼 라인 가동을 중지하고 정비·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임직원들을 위해 욕실·주방 용품, 구두상품권 등 10만원 상당의 선물 17종을 마련하고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etnews.co.kr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