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의 새 쿼드코어 프로세서 페넘이시장에 등장한 지도 일주일이 넘었다. 애초에 다이 하나에 네 개의 코어가 심어져 있는 네이티브 쿼드 코어의 효율성에 대해 기대가 컸던 만큼 실제 테스트 점수가 다소 실망을 주고 있기는 하지만 멀티 코어 대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프로세서라는 점에 소비자들의 관심은 여전하다.

하지만 뚜껑이 열린 페넘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가장 흔들어놓고 있는 것은 20만원대 초 중반에 쿼드 코어 프로세서를 구입할 수 있다는 점과 메인보드를 바꾸지 않아도 쓰던 AM2 규격의 메인보드에서 문제 없이 쓸 수 있다는 점이었다. 물론 AMD가 권장하는 AM2+ 규격 메인보드에서 하이퍼 트랜스포트 3.0, PCI 익스프레스 2.0 등 최신 기술을 쓰지 못하지만 플랫폼을 바꾸어야 하는 부담을 줄여 적은 비용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점은 솔깃해서다.


<새 기술이 가득한 제품이지만 AM2 메인보드에서는 아직 쓰기 어렵다.>

실제로 AMD 프로세서를 쓰던 이들은 아직은 비싸면서 AM3가 나오기 전 과도기 제품일 가능성도 있는 AM2+ 메인보드를 선뜻 구입하기 보다는 당장 CPU로 성능을 높이고 차후 메인보드를 바꾸겠다는 계산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꾸준히 AMD 제품을 써오던 A씨는 페넘 9500 프로세서를 누구보다 서둘러 구입했지만 쓰던 AM2 메인보드에 꽂고서는 실망을 금치 못했다. 아직 새 프로세서를 알아채는 바이오스가 없어서다. 아래 표는 페넘 출시 후 일주일 가량 지난 11 26일 현재 각 제조사의 페넘 프로세서 바이오스 현황이다.

제조사

페넘 가능 메인 보드

아수스

2개 제품(crosshair, M2NS+)

기가바이트

일부 (GA-M57SLI 시리즈)

ECS

없음

MSI

13개 제품

아비트

없음

폭스콘

없음

바이오스타(디앤디컴/유니텍)

없음

애즈락

전 모델 가능

제트웨이(유니텍)

없음

팰릿(이엠텍, 유니텍)

없음

<11월 26일 기준, 제조사별 페넘 X4 바이오스를 내놓은 메인보드>

컴퓨터 쇼핑몰 아이클럽의 김준연팀장은 '페넘 출시 이후 소비자의 구매 문의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메인보드 호환에 문제가 많다는 이야기에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라며, '소비자가 많이 찾는 메인보드의 바이오스 업데이트가 늦어질수록 페넘의 빠른 시장 안착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텔이 소비자들이 펜린이라는 단어에 생소하던 제품 출시 몇 달 전부터 대부분의 메인보드에 바이오스를 심었고 코어 2 쿼드 Q9000, 코어 2 듀오 E8000 시리즈 등 새 프로세서에 대비할 수 있도록 준비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답답한 부분이다.

아직까지 단일 코어 성능에 큰 영향을 받는 소프트웨어 환경과 그에 따른 벤치마크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값 대비 성능을 우선시 하는 이들의 마음까지 돌아서게 해서는 안될 것이다. 한발 늦은 출시와 드라이버 문제로 이름을 떨치지도 못하고 무대 뒤로 사라져간 레이디언 HD 2000 시리즈의 값비싼 교훈이 아직은 잊혀지기에는 조금 이르지 않은가 싶다.

다나와 최호섭 기자 notebook@danawa.com
기자 블로그 http://blog.danawa.com/hs_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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