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 인가를 계기로 부상한 ‘800㎒ 주파수 이슈’는 시작에 불과했다. 3세대(G) 가입자의 폭발적인 증가로 KTF와 SKT의 3G 주파수 추가 할당 논의 역시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될 조짐을 보이면서 일명 ‘800㎒ 주파수’가 또다시 핵심 이슈로 부상하게 됐다.

사업자 모두 공식적으로는 “때 이르다”는 반응이지만 SKT-하나로 인수전을 치르면서 드러난 ‘주파수’는 다시 주목을 받게 됐다.

관건은 새로 출범한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올해 최대 과제 중 하나인 주파수 로드맵 향배다. 주파수 로드맵은 시기적으로 3G 추가 주파수 추가 할당 정책을 포함할 수밖에 없다. 향후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사업자들의 주파수 확보전은 방통위 주파수 로드맵 작업을 계기로 다시 점화될 전망이다.

◇800㎒ 3G 전환하나=핵심은 SKT가 독점하고 있는 800㎒ 주파수 대역의 3G 전환 여부다.

SKT의 네트워크 운용 노하우 ‘공’도 있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800㎒ 주파수 대역은 효율성 측면에서 황금 대역으로 불리는 게 사실이다.

기술적 이유 외에도 3G 전환은 800㎒를 둘러싼, 즉 SKT의 주파수 독점 논란을 해소할 수 있는 카드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KTF가 주장하는 조기 회수는 정부의 정책적·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다. 정책의 일관성 때문이다. 반면에 3G 전환은 3G 투자비용 절감이나 글로벌로밍 등의 이유로 타당성도 있다.

영국 오프콤은 주파수 대역은 우리와 다르지만 2G 대역을 3G로 전환하면서 경매제를 선택했다. 2G 서비스용 주파수 대역을 3G로 재배치하는 것이 새삼스러운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KTF는 “2G 대역의 주파수와 800㎒ 주파수 대역의 특징은 다르지만 셀 설계만 잘하면 두 주파수를 함께 사용하는 게 효율적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KTF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800㎒ 주파수를 3G로 전환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이보다 환영할 일이 없다”는 반응이다.

◇SKT, 조기 반납 가능성?=SKT로서도 ‘800㎒ 주파수’는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카드다. 3G 주파수를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것은 SKT도 마찬가지다. 오는 2011년 6월 800㎒를 반납해야 하는 상황에서 10년 이상 주파수 운용 노하우를 확보한 SKT가 3G 용도로 다시 확보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800㎒ 3G 전환을 원하는 KTF 의견에 SKT가 합의할 가능성이 큰 이유다.

일부에서는 이 때문에 SKT가 오히려 조기에 주파수를 반납하는 카드를 사용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어차피 다음 주파수 정책에 ‘총량제’가 도입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라면 끝까지 고수한다고 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반납하는 시점과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3G 주파수 시점의 간극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조기반납’이라는 카드를 쓸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SKT를 괴롭히는 LGT의 800㎒ 로밍 요구에서 자유로워진다. 더욱이 시장을 자연스럽게 SKT-KTF 양강 구도로 전환할 수 있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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