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인터넷 자동차 커뮤니티 게시판에 ‘9fix’라는 아이디의 누리꾼이 ‘자동차 메이커 상관관계’라는 족보(?)를 올려 화제다.

국내외 브랜드에 대해 지식이 풍부하다면 충분히 이해가 가겠지만 자동차 마니아를 대상으로 하는 곳에서 유출된 이미지 파일인 만큼 일반 사용자가 이해하기에는 다소 난이도가 있는 족보다.

이 자리를 빌어 사건별로 묶어 상관 관계를 알아보고자 한다.

 

포르쉐는 폭스바겐의 최대주주다. 최근에는 폭스바겐 인수가 거의 확정단계라는 외신까지 들릴 정도. 폭스바겐은 밑으로 아우디, 벤틀리, 스코다, 세아트, 람보르기니, 부가티 등의 쟁쟁한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포르쉐가 폭스바겐의 최대 주주인 만큼 앞서 나열한 모든 브랜드는 사실상 포르쉐 소유다. 포르쉐 카레라 911의 전신인 356 모델이 폭스바겐 비틀과 비슷하고 파워트레인 또한 엔진과 구동부가 모두 뒤쪽에 위치한 RR방식을 사용하는 것도 수동/자동 겸용 변속기인 포르쉐의 팁트로닉이 아우디 모델에 적용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푸조는 알다시피 프랑스를 대표하는 브랜드다. 폭스바겐은 히틀러의 의지에 따라 VOLKS, WAGEN이라는 독일어 의미대로 ‘국민 차’라는 뜻이다. 따라서 서로 이를 갈며 국민차라 폄훼하는 것은 당연지사. 영화 TAXI에서 406 모델이 등장하고 WRC 대회에서 시트로엥의 Xsara는 고군분투하고 있으며 지난해 파리 상제리제 거리에 C42라는 초호화 쇼룸까지 열어 값싼 이미지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치고 있다.

 
 
 

르노는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둔 유럽의 메이저급 자동차 회사다. 닛산과 르노삼성자동차가 르노 그룹 산하에 있는 브랜드로 서로 플랫폼을 공유해 생산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모델을 만들어 내는데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최근 르노삼성차에서 출시한 QM5는 르노의 기술력, 닛산의 디자인, 르노삼성의 생산능력이 합쳐져 만들어낸 모델. 르노삼성은 닛산의 플랫폼을 들여와 세단 모델을 생산하고 있는 중이다.

 
 
 

General Motors는 자사가 보유한 브랜드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회사다. 시보레, 올드모빌, 뷰익, 폰티악, 캐딜락, 새턴, GMC, 허머, 오펠(독일), 복스홀(영국), 사브(스웨덴), 홀덴(호주) 등이 대표적이며 전략적 제휴를 통한 글로벌 파트너 역시 이름만 대면 알 정도로 다양하다. 특히 WRC 경기에서 스바루의 임프레자가 선전하고 있어 홍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체인 GM대우 역시 GM의 계열사. 북미 시장에서 팔리는 2인승 컨버터블인 오펠 GT가 우리나라에서 GM대우 G2X로 팔리고 윈스톰이 시보레, 홀덴 마크를 달고 외국에서 캡티바로 팔리는 이유다.

쌍용자동차의 경우 한 때 자사 주력 모델에 벤츠 엔진을 사용했다는 광고 카피로 유명한 때가 있었다. 지금은 중국 상하이차로 M&A되면서 ‘Made in China’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졌지만 말이다.

 
 
 

‘어떤 곳도 길’이라는 슬로건의 랜드로버, ‘명차 중의 명차’ 재규어, 리무진의 대명사 ‘링컨’, 저배기량으로 최대의 효율을 내는 로터리 엔진을 사용하는 유일한 자동차 브랜드인 ‘마쯔다’. 안전의 대명사 ‘Volvo(볼보)’. 럭셔리 스포츠 쿠페이자 007 제임스 본드카로 등극한 ‘애스턴마틴’까지 포드는 영국을 비롯한 스칸디나비아, 심지어 일본 브랜드까지 두루 섭렵한(?) 포드그룹. 이들을 프리미어 오토모티브 그룹(Premier Automotive Group)으로 묶어 PAG라 통칭했고 GM에 대항하기 위한 10년간의 자동차 브랜드 정복은 일단락 지어졌다. 하지만 누적된 경영악화로 지난해 애스턴마틴을 프로드라이브 컨소시엄에 매각하고 올해는 랜드로버와 재규어가 인도의 타타모터스(최근 초저가 자동차 생산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자동차 브랜드)에 매각된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기아차와 현대차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한 회사로 합병되면서 다양한 플랫폼을 공유하게 됐고 각기 다른 시장을 공략해 이른바 ‘집안 싸움’으로 인한 출혈을 막는데 일조했다. 아울러 국내 최대의 자동차 회사이자 대한민국은 세계 자동차 생산 5위 국가의 반열의 올리는데 큰 기여를 한 자동차 제조사다.

 
 
 

고틀립 다임러와 칼 벤츠는 1차 세계대전 이후 불어닥친 경제 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단으로 합병해 다임러 벤츠란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보다 치열해지는 신흥 자동차 시장과 과잉공급으로 인한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수단으로 미국 크라이슬러와의 결합을 추진한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것이 다임러크라이슬러.

합병 10년만에 서로 다른 지향점으로 생긴 의견 차이를 못 좁히고 크라이슬러는 사모펀드에 매각되면서 끝내 크라이슬러와 결별한다. 크라이슬러라는 이름이 없어지고 주주총회를 통해 새롭게 지어진 이름은 다임러AG. 일부에서는 '벤츠'라는 브랜드를 부활시키자는 주장도 있었으나 주력 제품이 '메르세데스-벤츠'인 한 벤츠란 이름은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CEO의 의견에 의해 정해졌다. 다임러AG의 주전 선수는 단연 메르세데스-벤츠다. 럭셔리 세단의 대명사인 마이바흐, 경차 스마트 등을 산하로 두고 있다.

종주국인 독일에서도 프리미엄 세단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장기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후발주자인 아우디와 BMW의 공격도 많이 받고 있는 상태. 언론에서는 독일 프리미엄 3총사로 ‘벤츠, 아우디, BMW’를 꼽고 있지만 최고라 생각하는 메르세데스-벤츠 입장에서는 이 사실이 그다지 달갑지 않을 것이다.

 
 
 

1916년 바이에른의 중심지 뮌헨에서 시작한 바바리아 모터 주식회사(Bayerische Motoren Werke AG)의 이니셜을 딴 BMW. 세계대전 당시 항공기 엔진을 군수품으로 납품하면서 급성장을 거듭하고 1923년 오토바이크, 1929년에는 자동차를 생산하기 시작해 현재의 규모로 키워왔다.

BMW 자체 브랜드로도 충분할 것 같지만 로버, 랜드로버 미니를 인수해 레트로 디자인인 MINI를 재탄생 시켰고 영국 황실차인 롤스로이스 역시 BMW 산하에 있다. 하지만 랜드로버는 포드에 매각하고 로버는 피닉스 컨소시엄으로 넘겨 현재는 MINI와 롤스로이스만 남아있다.

 
 
 

도요타는 공교롭게도 한국의 은혜(?)로 재기에 성공한 회사다. 2차 세계대전 패전 후 도산위기까지 직면했다가 6.25 전쟁 발발로 인해 미군에게 트럭 생산을 발주 받고 기사회생을 했기 때문이다. 크라운과 코로나는 국내에서 도입해 생산한 대표적인 모델이며 코롤라는 도요타를 지금의 위치에 올리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대표 모델이다. 고급 승용차 시장 공략을 위한 렉서스 브랜드 역시 단기간에 정상괴도에 올리는 저력을 발휘하게 되며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인 북미 시장을 석권하면서 미국 토종 기업인 GM, 포드, 크라이슬러에게 있어 ‘공공의 적’이 되어 버렸다.

 
 
 

히틀러와 함께 군수용 차를 만들다 패전 후 전범으로 몰려 아들 페리 포르쉐와 함께 감옥살이를 하게된다. 아버지 보다 빨리 출소한 아들은 비틀의 부품을 활용해 포르쉐 이름을 단 최초의 로드스터 356 모델을 출시한다. 356을 판매한 돈으로 보석금을 마련해 페르디난트 포르쉐는 형량보다 빠른 20개월 만에 출옥하게 된다.

 
 

이후 다양한 모델을 선보이게 되며 세계 3대 레이스인 파리-다카르랠리, 르망 24시, F1을 석권하게 된다. 포르쉐가 모터스포츠 50년 역사에서 일궈낸 우승은 23,000회가 넘는다. 그리고 포르쉐 최후의 레이스인 1998년 르망 24시에서 경쟁자인 맥라렌F1을 17바퀴(1lap=15km) 차이로 따돌리며 16번째 우승컵을 거머쥔 후 공식적으로 모든 레이스에서 은퇴하게 된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당시 최후의 모델을 일반 도로용으로 만든 것이 바로 카레라 GT다. 전세계에 1500대만 한정판매 했으며 가장 큰 북미 시장에 700대, 우리나라에는 단 2대가 공식적으로 배정되어 있었다. 당시 가격은 44만 달러.

 
 

포르쉐는 한번도 다른 회사 손에 넘어간 적이 없는 유일한 스포츠카 메이커다. 다른 스포츠카 브랜드와 다르게 소량 수제작 방식이 아닌 대량 생산체재로 고수익을 낸 것이 그 원동력이다. 지금까지 생산된 포르쉐 중에서 2/3이 아직도 운행중인데 그 이유는 차체의 70% 이상을 재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포르쉐의 독특한 배기음은 수많은 환자(?)를 양성하는데 일조하고 있는데 별도의 음향디자인팀이 설계해 엔진 회전수가 특정 영역에 진입했을 경우 특유의 소음이 실내로 유입되는 현상인 이른바 ‘포르쉐 노트’ 영향이다.

 
 

전통에 기술을 더 했을 뿐...Since 1963

“지금 당신의 앞마당에는 포르쉐가 없지만, 당신의 마음속에는 이미 포르쉐 한 대가 주차되어 있습니다.” ?포르쉐 광고 카피-

 
 

다나와 정보팀 김재희 기자 wasabi@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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