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형 기술을 탑재한 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많은 사용자들은 '버그'로 골머리를 앓는다. 버그 중 일부는 펌웨어 업그레이드로 해결이 가능해 그나마 낫지만, 하드웨어적인 결함이 있을 경우에는 '교품'이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써야 할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전자에서 출시된 풀 터치스크린 휴대전화 '햅틱'폰은 버그와 관련된 문제로 소비자들이 불만에 찬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가입자 수가 1만명 이상인 네이버의 까페 '애니콜 햅틱폰 공식 사용자 모임(http://cafe.naver.com/anytouch)'과 'Anycall 햅틱폰 사용자 모임(http://cafe.naver.com/haptic)'에는 하루에도 수 차례 씩 '버그'를 발견했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단말기의 공식 출시가 채 한달 정도 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까페 별로 등록된 버그와 관련된 글은 이미 '애니콜 공식 사용자 모임'이 200여개를 넘어섰고, 'Anycall 햅틱폰 사용자 모임'은 150개에 가깝다. 

◇ 최근 'Anycall 햅틱폰 사용자 모임'에 등록되고 있는 버그 리포트
 

◇ 최근 '애니콜 햅틱폰 공식 사용자 모임'에 등록되고 있는 버그 리포트


그렇다면 햅틱폰 사용자들은 어떤 문제를 '버그' 인식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일까?

까페에 등록된 버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통화 품질과 관련된 것이다. 모든 제품이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일부 단말기의 수화 음이나 통화 음은 '작은 소리는 너무 작게, 큰 소리는 너무 크게 해 두었으며, 동시에 처음 전화가 연결되었을 때 소리가 안들리는 현상이 있어 '여보세요'를 몇 번씩 이야기해야 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와 관련 까페의 한 사용자는 "통신사 회선이 문제라 판단해 서비스 기사를 부른 적이 있는데 단말기의 문제로 보인다는 의견을 전달했었다"며 "이 때문에 교품을 할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문자 메시지를 입력할 때에도 작성한 글 중 가장 윗 줄이 화면에 나타나지 않는 문제도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MMS가 아닌 단문 메시지의 경우 최대 80Byte까지 사용할 수 있고 햅틱폰은 모두 5줄까지 문자메시지를 입력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사용자가 5줄을 꽉채워 78Byte까지 글을 작성할 때에는 화면에서 전체 텍스트를 확인할 수 있지만 79~80Byte를 쓰게 되면 줄이 바뀌면서 상단 첫 줄이 화면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규 문자메시지 도착음이 계속 울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문자도 도착하지 않아 황당한 경우도 있었다는 제보도 있었다.

단말기가 자동으로 '리셋'되는 문제도 일부 단말기에서 발견되고 있다. 다운로드 받은 모바일 게임을 휴대전화로 즐길 때 20~30분 정도가 지난 후 단말기가 자동으로 꺼졌다 켜지는 문제가 있다는 글과 문자 메시지를 입력하거나 장시간 전화를 할 때에도 리셋된다는 글 등도 올라오고 있다.

◇ 멀티태스킹 키와 카메라 키를 동시에 눌렀을 때 나타나는 화면
(이미지 출처 - 애니콜 햅틱폰 공식 사용자 모임)

또한 멀티태스킹 키와 카메라 키를 동시에 누르게 되면 위의 캡쳐 화면처럼 정상적이지 못한 화면이 나타나기도 한다. 물론 '종료' 버튼을 누르게 되면 이 같은 화면이 사라지지만 단말기 사용 중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은 소비자들을 불만스럽게 할만 하다. 한 사용자는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이후 블루투스나 갖가지 기능을 제대로 쓰지 못해 교품을 신청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의 관계자는 "단말기의 멀티미디어 가능이 워낙 다양해지다 보니 일부 단말기에서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부분에 이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며 "판매된 제품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여러 채널을 통해 접수하고 있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펌웨어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다나와 이진 기자  miffy@danawa.com
기자블로그  http://blog.danawa.com/jin_lee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