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 업계의 치열한 스타마케팅은 2008년에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아니, '그 어느때보다도 치열하다'고 할 정도로 톱스타들을 앞세워 전쟁중이다. 소니의 소지섭, 니콘의 비, 올림푸스의 김태희, 삼성테크윈의 장동건 등 이름만 들어도 화려한 톱스타들이 각 제조사의 디카를 들고 브라운관 속을 누비고 있다. 반면 캐논, 파나소닉 등의 제조사는 이렇다할 톱스타를 기용하지 않고 있다.

스타마케팅의 효과는 굳이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시대의 아이콘이 사용, 혹은 광고하는 제품은 대중에게 인기를 끌기 마련이다. 하지만 스타에만 시선이 집중되고 제품의 특징이나 기능 등 전문적인 부분을 어필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그동안 콤팩트디카의 광고에는 스타마케팅이 적용됐지만, DSLR 광고에서는 스타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런 불문율도 점차 깨지는 분위기다. 니콘의 비(정지훈)와 소니의 소지섭이 그 대표적인 예다. DSLR이 그만큼 대중화 됐으며, 젊은층과 여성층 고객이 늘어났다는 반증이다.

실제 효과는 어떨까? 다나와 판매순위를 살펴보면 확실한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4개 기업의 제품을 살펴보자.

◆ 소니 - 소지섭
소니는 2008년초, a350, a300, a200 등 3개의 보급형 DSLR을 발표했다. 가장 먼저 발표된 것은 a200. 이와 함께 소니는 톱스타 소지섭과 광고계약을 맺고, TV CF와 지면광고, 인터넷 배너광고 등 대대적인 마케팅을 진행했다. 일본 홋카이도의 설원을 배경으로 촬영된 a200의 광고 후, a200은 없어서 못 팔 지경이 됐다. a350 역시 마찬가지. 최근에도 진행중인 체코 프라하를 배경으로 한 광고가 시작되자, a350 역시 매진 사례를 이어갔다. 뛰어난 사진실력을 보유한 소지섭이라는 광고모델은 최근 그의 인기와 더불어 소니 DSLR 판매에 큰 촉매가 됐다.

더욱 현명해진 최근 소비자들의 소비 경향을 볼 때, 광고모델만을 보고 판매율이 올라간 것은 아니다. 분명 좋은 제품이기에 잘 팔리는 것이다. 하지만 소지섭을 기용한 스타마케팅으로 분명한 효과를 보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5월 다나와 DSLR 판매순위를 보면 더욱 뚜렷하게 효과가 보인다. a350이 2위, a300이 6위, a200이 9위를 차지하며 세 기종 모두 10위 안에 랭크되는 기염을 토했다. DSLR시장에 신규 집입한 소니에게는 엄청난 성과다.

 

◆ 니콘 - 비(정지훈)
인도 갠지스 강에 허벅지까지 몸을 담근 비가 니콘 D80을 들고 독백한다. '왜곡하지 않겠다. 꾸미지도 않겠다. 그리고, 그들이 나를 의식하지 않게 하겠다.'. 이 잘 만든 광고 한편은, 안그래도 잘팔리는 니콘 D80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그리고 몇개월 후. 비는 장소를 캄보디아 앙코르와트로 옮겼다. 물론 손에 들고 있는 DSLR이 D300으로 바뀐것은 물론이다. 다시 독백한다. '있는 그대로를 보겠다. 그리고 그들 속으로 들어가, 그들이 나를 의식하지 않게 하겠다.'.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면, 이 광고를 보고 소름이 돋았을법 하다. 필자도 그랬으니까. '보도사진=SLR=니콘'이란 컨셉을 확실하게 어필하는 광고다.

두 제품의 성능 역시 이미 잘 알려진대로 훌륭하지만, 위의 광고 두편이 아마추어 사진가들에게 어필한 점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5월 다나와 DSLR 판매순위에서는 D300이 5위, D80이 3위를 차지했다. 특히 D80의 경우 출시된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판매순위 3위를 유지하고 있는 점이 놀랍다.

 

◆ 올림푸스 - 김태희
올림푸스는 2003년부터 2004년까지 톱스타 전지현을 앞세운 대대적인 스타 마케팅을 실시했다. 'My digital story'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 이 시리즈 광고로, 올림푸스는 한국 컴팩트 디카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지현의 존재는 올림푸스에게 양날의 검이었다. 컴팩트 디카 제조사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당시 E-1, E-300 등의 DSLR을 출시하며 광학기기 전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심어주려 했던 올림푸스의 의도와 맞지 않았던 부분. 이 후 전지현과 결별을 선언한 올림푸스는 DSLR 관련 마케팅에 집중한다. 사진작가 배리 레이트건을 등장시킨 사막에서의 광고는 아직도 카메라 광고의 수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 '당신의 사진이 충분히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당신은 사막안으로 충분히 들어가지 못한 것이다.'라는 멘트로 유명한 광고다. 이런 활발한 마케팅으로 올림푸스의 DSLR 시리즈는 어느정도의 명성과 충성고객을 확보했다.

문제는 다시 컴팩트 디카. DSLR에 집중하는 사이, 올림푸스의 컴팩트 디카 시장 점유율이 떨어진것이다. 이에 올림푸스는 2006년 8월부터 톱가수 보아와 광고모델 계약을 맺는다. 하지만 보아의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 보아와의 계약 종료 후 올림푸스가 택한 모델은 김태희. 최근 TV를 통해 선보이고 있는 올림푸스의 '사진은 말을 한다'시리즈 광고는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잔잔한 음악, 알듯 모를듯 빈칸이 들어간 낱말과 문장, 다양한 표정의 김태희의 스틸컷은 과거 전지현의 느낌을 능가한다는 평가다. 뮤시리즈 전체를 광고하기 때문에 특정 제품의 폭발적인 판매율 증대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뮤시리즈 전체의 판매율은 분명한 상승 곡선을 보이고 있다. 

 

◆ 삼성테크윈 - 장동건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장동건. VLUU i8로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셀프촬영을 즐기며 지루할 수 있는 대기시간을 재미있게 보낸다. 심지어는 비행기 시간을 놓치고, 공항 영업시간이 끝난다. 지나가는 아주머니의 한마디. "어이구~ 놀고 있네~". 최근에는 VLUU NV24HD 광고가 재밌다. 시상식장에 입장하는 배우를 NV24HD로 찍었더니, 얼굴의 잡티가 그대로 보인다는 광고다. 화질을 강조한 재미있는 광고. 언제부턴가 장동건이 삼성 카메라를 들고 있다. 앞서 말했지만, 톱스타가 광고한다고해서 아까운 돈을 퍼줄 소비자들이 아니다. 삼성은 VLUU(블루)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이며 성능과 디자인 측면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톱스타 장동건의 광고효과가 더해지며, VLUU시리즈는 높은 판매율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다나와 5월 디카 판매순위에서는 VLUU i8이 2위에, VLUU NV24HD가 4위에 각각 랭크됐다.

 

◆ 가장 잘 어울리는 디카 광고모델, 당신의 선택은?

한편 다나와는 2008년 5월 9일부터 한달여간, '가장 잘 어울리는 디카브랜드-광고모델은?'이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총 640명이 투표한 이 설문조사에서 '소니-소지섭'을 선택한 응답자가 44%(282명)를 차지해, 가장 잘 어울리는 광고모델로 선정됐다. 2위는 24%(154명)가 선택한 '올림푸스-김태희'가, 3위는 20%(128명)가 선택한 '삼성-장동건'이, 4위는 12%(76명)이 선택한 '니콘-비(정지훈)'이 각각 차지했다.

재미있는 점은 해당 '제조사-모델'을 선택한 이유를 묻는 2차 설문이다. '삼성-장동건'의 경우 39%의 응답자가 '재미있거나 감성을 자극하는 광고내용' 때문이라고 답했다. VLUU i8(공항편), VLUU NV24HD(시상식장편) 광고 속의 유머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음을 뜻한다. 또한 두 광고 모두 PMP, MP3, HD급 화질 등 제품의 특성을 잘 설명하고 있어서인지 27%의 응답자는 '제품의 특징을 잘 설명한 광고때문에'라는 항목을 선택했다.

'소니-소지섭'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제품의 특징을 잘 설명한 광고때문에'라는 항목과 '재밌거나 감성을 자극하는 광고내용'이라는 항목을 선택한 소비자가 전체의 79%를 차지했다. 홋카이도 설원에서의 광고와 체코 프라하에서의 광고가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했다는 증거다. 특히 체코 프라하에서의 광고는 a350의 틸트액정을 잘 설명한 광고로 유명하다. 거기에 '그 누구의 사진과도 똑같고 싶지 않다'라는 멋진 카피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음은 물론이다.

'올림푸스-김태희'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45%에 달하는 응답자가 '김태희의 팬이므로'라는 항목을 선택한것. 최근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통하는 김태희의 파워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사진은 말을 한다' 시리즈 광고의 감성적인 부분도 큰 부분을 차지해, 28%에 달하는 응답자가 '재미있거나 감성을 자극하는 광고내용'이라는 항목을 택했다.

'니콘-비'를 택한 응답자의 경우, '니콘의 디카가 좋아서'라고 답한 참여자가 37%에 달했다. 니콘 디카의 막강한 브랜드 인지도를 살펴볼 수 있는 부분. 역시 인도 갠지스강과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의 광고에서의 감성때문인지, '재미있거나 감성을 자극하는 광고내용'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31%에 달했다.

 

* 이미지출처
http://alpha.sony.co.kr/
http://www.nikon-image.co.kr/
http://www.olympus.co.kr/
http://www.samsungcamera.co.kr/


다나와 유재석 기자 / heyju@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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