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CMOS이미지센서(CIS) 전문 업체인 실리콘화일을 전격 인수했다.

하이닉스반도체(대표 김종갑)는 18일 실리콘화일(대표 신백규)의 지분 30%를 순차적으로 매입해 최대주주로 경영권을 행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이닉스는 이를 위해 1단계로 신주 15%를 우선 매입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 구주 15%를 추가로 매입할 계획이다. 하이닉스 측은 30%에 해당하는 인수 금액은 2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신백규 사장은 앞으로 전문경영인으로 실리콘화일을 이끌어 나가게 된다.

하이닉스와 실리콘화일은 지난해 11월 파운드리 공급 및 일부 제품의 생산판매 권한의 허여, 소수 지분 취득 옵션(10% 이내)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 계약이 단기적이고 부분적인 협력 모델만을 제시해 불완전하다고 보고 더욱 장기적이고 완전한 협력 모델을 도입기로 하고 실리콘화일의 경영권 취득까지도 포함한 포괄적 협력 계약으로 재편하게 됐다고 하이닉스 측은 설명했다.

양사는 상호 합의된 몇 개 제품에 대해 제한적으로 공동개발하고 파운드리 협력을 하는 형태에서 벗어나 CIS 제품 전체에 대해 공동으로 로드맵을 수립하고 공동 생산·판매 모델을 갖추게 됐다.

 최민구 하이닉스 전무(경영전략실장)는 “CIS 제품의 최대 시장이 모바일 분야에서 양사 간 협력을 강화하는 기반 위에서 실리콘화일이 장기비전으로 제시해온 첨단 CIS 제품 개발 분야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해 세계적인 기술개발 기업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뉴스의눈-하이닉스, 실리콘화일 전격인수

하이닉스의 실리콘화일 인수는 전격 그 자체다. 하이닉스와 실리콘화일이 10% 투자 수준에서 논의되던 것을 30%를 인수해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결정이 최근 며칠 새에 내려졌을 정도로 전격적이었다는 후문이다. 두 회사가 협력관계를 긴밀하게 가져가기 위해 장기간 논의를 해오긴 했지만 지분 투자는 줄곧 10% 내외로 제한했었다. 그러나 작년에 체결한 계약이 전략적 협력을 위한 것이지만 일부 경쟁관계가 되는 모습이 돼 시너지를 내기 힘들어 질 것이라는 판단이 지분 확대로 이어졌다.

하이닉스가 파운드리 역할을 해서 실리콘파일에 CIS를 공급을 하기도 하고, 로열티를 줘 자체 상표로도 판매하면 시장에서 부딪히며 협력의 의미가 상실된다. 실리콘화일은 기술력은 있지만 원가경쟁력에서는 하이닉스에 뒤지기 때문에 서로 경쟁구도로 가게되면 서로 득 될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실리콘화일 입장도 1차 계약에 따라 기술을 주고 나중에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보다는 한 식구가 돼서 이익을 나누는 것이 ‘윈윈’할 수 있다. 사실 미국 마이크론이 CIS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포토비트를 인수한 후 급격하게 점유율을 늘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민구 하이닉스 전무는 “하이닉스가 CIS 시장 진출을 하는데 설계기술을 가진 실리콘화일은 중요한 기업”이라며 “이번 실리콘화일 인수를 통해 모바일용 CIS 시장에서 1위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하이닉스와 실리콘화일이 단순 협업이 아닌 모회사와 자회사 관계로 한 식구가 됨에 따라 CIS 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실리콘화일은 모바일용 CIS제품군과 다수의 핵심특허, 50여명의 설계 전문인력을 보유한 벤처기업으로 작년에 68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 8%를 차지했다. 하이닉스가 역량있는 실리콘화일을 인수함에 따라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한 마이크론은 물론 삼성전자도 긴장했다. 그동안 비메모리(CIS) 시장 진출 선언은 했지만 제품 출시가 늦어진 상황에서 하이닉스가 새 카드를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최 전무는 “이미 실리콘화일이 설계한 제품을 생산해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하는 등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들어갔다”며 “조만간 양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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