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표면의 평균온도가 상승하면서 지구는 지금 위기를 맞고 있다. 근래 유가상승 및 주가폭락, 경기침체 등 세계경제는 살얼음판을 걷듯 위태롭고 한국의 소비경제도 빨간불이 켜진지 이미 오래되었건만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온도 상승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 또 있다. 바로 우리의 머리이다. 옛말에 ‘두한족열 (頭寒足熱)’ 이란 말이 있다. ‘머리는 차게 하고 발은 따뜻하게 하라.’는 의미이다. 두한족열만 제대로 되어도 건강은 저절로 지켜진다. 그러나 현대인들에게 머리를 시원하게 하기란 어쩌면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운 일이지 모른다. 시원해야 할 머리가 계속해서 열을 받으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서울 평창동에 사는 이차열(가명, 30대 초반)씨는 머리에 열이 오르는 증상 때문에 항상 두통에 시달렸고, 그로 인해 명료한 생각을 할 수 없는 등 늘 기분이 나빴다. 이것이 탈모로 이어질 거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다. 이차열씨는 점차 머리 쪽으로 열이 더욱 많이 몰리면서 얼굴이 화끈거리고, 땀도 많아지며 급기야 머리카락도 빠지기 시작했다. 이런 경우가 바로 전형적인 열성탈모다.

발머스 한의원 강여름 원장은 “신장은 열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 그러나 끊임없이 열이 발산되면 신장도 한계를 느껴 열 조절 시스템을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약해진 신장은 체력저하를 유발하고, 열은 계속해서 머리위로 올라가게 된다. 열이 오르면 두피는 붉어지고, 모발은 힘을 잃고, 결국 탈모로 이어지게 되는 것.” 이라고 강조했다.

혹시 나도 열성탈모가 아닌가, 의심이 든다면 다음의 문항을 체크해 보자.

1. 두피가 뜨겁다.

2. 두피(정수리)가 얼굴색과 비교해 붉다.

3. 윗머리가 꽉 찬 느낌이다.

4. 땀이 자주 난다.

5. 온몸이 뜨거울 때가 자주 있다.

6. 눈이 자주 충혈된다.

7. 눈이 건조해질 경우가 많다.

8. 술을 먹으면 얼굴이 붉어진다.

9. 정수리 부위의 머리카락이 뒷머리보다 가늘다.

10. 머리카락에 기름기가 많다.

위 질문 중 해당사항이 5개 이상이면 열성탈모의 가능성이 높으므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열성탈모는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다양하게 나타난다. 정수리 탈모, M자형 탈모, 이마 위 탈모 등 그 형태도 다양하다. 지루성 두피에 주로 많이 나타나지만 건성두피에도 나타난다. 탈모는 남성의 경우 정력저하로 인해 정력 감퇴 현상이 생기기도 하고, 여성의 경우 몸이 약해지면서 허리의 통증이나 생리 불순, 생리통, 우울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열성탈모가 이러한 복합병증과 함께 나타나는 이유는 신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단순히 두피관리로 탈모를 치료하는 소극적인 자세보다는 근원적인 치료와 병행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한 대목이다. 또한, 열이 올라 생긴 탈모이니만큼 우선 머리에 차 있는 열을 배출해야 한다. 병원에서 두피치료를 받아 머리의 열 배출과 함께 몸의 기혈순환도 개선하면 효과적이다.

다음으로 열이 오르는 원인을 관리해야 하는데, 인체에서 발생하는 열을 신장이 커버할 적정 수준으로 조절해야 한다. 한의원에서는 장부를 회복시켜 간접적으로 체열의 균형을 안정적으로 유도하도록 돕는다. 또, 신장을 회복시켜 열조절 시스템을 제대로 작동시킨다면 탈모가 될 만한 체질이나 생활습관을 갖고 있더라도 쉽사리 탈모로 이어지지 않는다.

다나와 김보미 기자 / poppoya4@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