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6일, 국내에도 정식 출시된 신형 PSP ‘3000’

 

유저들 사이에선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가로줄 현상이다” 등등 국내외로 제법 화제가 된 제품이기도 하다. 이 리뷰에서는 신형 ‘PSP-3000’이 기존 PSP와 비교해 무엇이 달라졌는지, 논란거리였던 '가로줄'이 왜 발생하는지, 그리고 과연 살 만한 물건인지에 대해 다루기로 하겠다.

 

 

신형 PSP-3000, 뭐가 달라졌나?

 

우선, 가장 큰 변화는 다나와 독자들도 잘 아시다시피 LCD 화면의 진화다.

 

PSP-3000은 LCD 화면 ‘색상 표현력’과 ‘응답속도’가 향상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를 통해, 종전 모델에 비해 더 자연스럽고 진한 색상을 출력 할수 있고 PSP가 이제까지 단점으로 지적 받았던 ‘잔상 현상’도 확연히 줄었다.

 

PSP-3000의 색상표현력 향상은 흔히들 말하는 ‘광색역’(廣色域) 표현에 따른 것으로 소니가 자사 TV나 캠코더에 광고 문구로 활용하는 ‘xvYCC’ 컬러를 표현 할수 있는 LCD를 탑재함으로서 이루어 냈다. 컬러 표현력의 향상은 기존 PSP를 사용했던 유저라면 첫 인터페이스 화면에서부터 바로 차이를 느낄 정도로 진한 컬러를 나타낸다.

 

PSP-3000의 LCD에 대해 개인적으로 평가한다면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 볼 때는 아주 만족스럽다는 것이다. 하지만, 게임에서는 오히려 불만스러울 수도 있다. 이유는 기존 PSP 게임들은 기존 ‘PSP-1000’, ‘PSP-2000’시리즈에 탑재됐던 LCD화면을 기준으로 게임을 제작했기 때문에 게임에 따라, 게임화면이 과도하게 진하게 나오거나, 게임 개발자가 의도하지 않았던 컬러가 출력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실제로, 이런 현상으로 인해 게이머들의 불만 섞인 의견들이 해외 게임관련 게시판에 자주 목격되기도 한다.

 

 

 ▲ PSP-3000과 PSP-2000의 색감 비교 동영상,

PSP-3000의 진화된 LCD화면은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의

동영상을 볼때 최상의 효과를 발휘한다.

(화면의 영상은 TV애니메이션 '지옥소녀' 3기 오프닝 무비)

(화이트 컬러 제품이 'PSP-3000', 핑크 컬러는 PSP-2000)

  

 

 

 

 

 

 ▲ PSP-3000(하)과 PSP-2000(상)의 색감 비교 사진,

PSP-3000이 좀 더 진하고 자연스러운 색상을 보여준다.

하지만, 게임에 따라, 채도가 심하도록 진하게 보일 때도 있다.

(화이트 컬러 제품이 'PSP-3000', 핑크 컬러는 PSP-2000)

  

 

 

 ▲ PSP-3000(하)과 PSP-2000(상)의 백색 색감비교 사진,

PSP-3000은 흰색 표현이 자연스럽지만 기존 PSP-2000은 푸르스름함을 볼 수 있다.

전문적인 용어를 빌린다면 기존, PSP-2000은 약 9700k의 색온도를 보이지만, PSP-3000은 NTSC 표준 색온도인 약 6400k 정도로 표시되는 듯 했다.

(정확한 측정 장비가 없어 느낌을 얘기할수 밖에 없다.)

(화이트 컬러 제품이 'PSP-3000', 핑크 컬러는 PSP-2000)

 

 

 

 ▲ PSP-3000과 PSP-2000의 색감 비교 사진,

두 제품을 같은 컬러로 셋팅해 두고 촬영한 사진이다.

PSP-3000의 화면이 명암비가 뛰어나고

컬러도 비교적 정확하고 진하게 표시 됨을 알수 있다.

(화이트 컬러 제품이 'PSP-3000', 핑크 컬러는 PSP-2000)

 

 

LCD의 진화는 위에 적을 글 외에도 빛 반사를 줄여 야외에서도 게임 화면을 잘 보이도록 한 점도 포함된다. 실제로 다양한 환경 속에서 기존 제품인 PSP-2000과 빛 반사 정도를 눈으로 직접 확인해본 결과 빛 반사가 많이 줄어 들었음을 알수 있었다.

 

 

가로줄 현상?

 

최근, 해외 미디어나 게임관련 게시판등을 통해 PSP-3000의 ‘가로줄 현상’이 화제가 된 적이 있고, 다나와에도 기사를 통해 이 소식을 전한 바 있다.

 

‘가로줄 현상’이란 PSP-3000에 와서 새로이 문제가 발생된 케이스로 화면에 가느다랗게 가로줄이 보이는 것을 말한다. 필자가 눈으로 직접 확인해본 결과, 마치 구형 TV의 주사방식인 ‘인터레이스’ 처럼 가로줄이 아래위로 약간 떨리는 듯한 화면을 볼수 있었다.

 

왜, LCD 향상에 힘을 쏟은 ‘PSP-3000’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PSP-3000의 LCD는 화면을 표시하는 RGB소자의 배열이 기존 제품의 LCD와 다르기 때문이다. 기존 PSP-2000의 LCD 소자 배열은 R.G.B. 순으로 가로 배열되어 있지만, PSP-3000은 R.R.R 순으로 같은 색깔을 내는 소자가 가로로 일렬로 배열되어 있다. 때문에 가로줄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태생적인 구조를 지니고 있는 셈이다.

 

 

 ▲ PSP-3000과 PSP-2000의 LCD 컬러 소자 배열을 접사 촬영했다.

보시다시피, PSP-3000은 컬러 소자 배열이 'R.R.R.'순으로 배열돼 있어

'가로줄 현상'이 발생할수 밖에 없는 하드웨어적인 구조를 지니고 있다.

(왼편이 'PSP-3000', 오른편이 'PSP-2000'/ 캐논 50mm Macro 렌즈로 접사 촬영)

 

 

 

 ▲ PSP-3000의 '가로줄 현상' 관련 이미지

(이미지 출처: Engadget.com)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는 이 현상에 대해 “화면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함”이라고만 설명하고 있고 이렇게 소자를 배열한 기술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가로줄 현상’이 눈에 띄는 장면은 화면이 아주 밝거나 어두운 게임 화면에서 주로 발견된다고 알려졌다.

 

그렇다면 “오히려 화면 품질이 떨어진 것 아니냐?”란 의견을 내놓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가로줄 현상’은 아주 미세한 현상이고 눈으로 쉽게 보일 정도는 아니다. 참고로, 필자와 함께 일하고 있는 모씨는 ‘PSP-3000’을 사용하고 있으면서도 그런 현상을 인식하지 못하고 잘 사용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현상을 확실하게 느끼려면 이전 모델인 PSP-2000과 새로운 모델인 PSP-3000을 나란히 놓고 육안이 아닌 카메라 렌즈를 통해 두 화면을 비교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사람의 눈으로는 그리 큰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외형의 변화는 크지 않다

 

PSP-3000은 ‘마이크’가 탑재되고, 후면의 ‘링’ 디자인이 기존 PSP-2000보다 가늘게 디자인됐다. 또한, ‘Home’버튼이 ‘PS버튼’으로 프린팅이 바뀌었으며, 본체의 옆면이 PSP-2000에서는 둥글둥글한 마감이었으나, PSP-3000에서는 각을 주어 본체를 쥐었을 때 보다 편하게 잡을수 있도록 한 것 외에는 기존 제품인 PSP-2000과 외형적인 차이가 없을 정도다.

 

 

 ▲ 기존 제품보다 박스가 많이 작아졌다.

그리고, 어댑터의 크기도 줄어들었으며, 제품의 구성도 상당히

심플해진 느낌을 받았다.

 

 

 

 

 ▲ 그냥 봐서는 잘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PSP-3000은

기존 제품인 PSP-2000과 비교해 외형적 변화가 적다.

(화이트 컬러 제품이 'PSP-3000', 핑크 컬러는 PSP-2000)

 

 

 

 ▲ PSP-3000은 제품 뒷면의 '링' 디자인이 변했다.

기존 PSP-2000과 비교해 '링'의 폭이 좁아진 것을 알수있다.

(화이트 컬러 제품이 'PSP-3000', 핑크 컬러는 PSP-2000)

 

 

 

 

 ▲ PSP-2000과 비교해 모서리가 각져 있는 것을 볼수 있다.

이를 통해 PSP-3000은 좀 더 손에 쥐기 쉽다는 느낌을 받는다.

(화이트 컬러 제품이 'PSP-3000', 핑크 컬러는 PSP-2000)

 

 

 

 

 ▲ UMD 드라이브 부분의 구조 및 부품이 약간 변경되었다.

(화이트 컬러 제품이 'PSP-3000', 핑크 컬러는 PSP-2000)

 

 

그래서, PSP-3000은 살만한 물건인가?

 

PSP-3000은 다소 잡음은 있지만, 분명 진화된 최신 PSP다.

 

PSP-3000은 LCD화면의 진화는 물론, 마이크도 내장하고 있어, PSP로 ‘Skype’ 인터넷 전화를 이용하는 유저에게는 편리함을 제공해 여러모로 구매가치는 충분하다.

 

하지만 기존 PSP-2000 사용자가 신모델로 돈 들여 ‘체인지 업’ 할 필요는 없다. 대신, 초기모델인 PSP-1000 사용자라면 돈을 투자해 ‘체인지 업’ 할 만한 가치가 충분한 제품이다.

 

만약 PSP-2000 사용자가 PSP-3000으로 바꿀 생각이라면 구입 전 자신의 용도를 잘 생각해 보길 바란다. 기존 PSP로 영화 등의 동영상 콘텐츠를 주로 즐겼다면 PSP-3000은 만족감을 선사할 것이다. 반면, 게임을 주로 즐겼다면 색상 차이로 인한 왠지 모를 거부감과 이전과 비교해 왠지 모를 뿌연 화면에 실망감을 전달할 가능성이 있다.(개인차가 심해 단정 짓기는 어렵다.) 하지만, ‘잔상’ 때문에 PSP에 대한 불만이 ‘MAX’에 달한 유저라면 과감히 바꿀 만 하다.

 

그리고 PSP-1000 모델을 쓰고 있고, 기기 변경을 고려해 봤다면 앞뒤 생각하지 않고 바꾸길 권한다. 왜냐하면 바꿔서 얻는 이득이 더 크기 때문이다.

 

김형원/ 다나와 정보콘텐츠팀/ akikim@danawa.com

블로그 <http://blog.danawa.com/hw_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