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불과 보름 전만해도 낮에는 제법 더웠는데 지금은 춥다는 표현에 더 가까울 정도다. 이맘때가 되면 다들 방한용품이나 따뜻한 옷가지를 챙기기 마련. 방한용품으로 따뜻한 장갑이나 비니, 그리고 머플러를 떠올리게 된다. 액체 연료를 넣고 불을 붙여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던 손난로도 그 중 하나다.

 

 

잘 찾아보면 아날로그적 감성이 잘 베어있는 디지털 방한용품도 적잖게 찾아볼 수 있다. 동그랗게 타원형으로 생긴 몸체에는 슬라이드 버튼과 조그만 LED 한 개만이 박혀 있을 뿐이다. 얼핏보면 애플의 마이티 마우스처럼 생긴 이 희한한 녀석의 정체는 바로 산요의 충전식 손난로 KIR-S3이다.

 

 

옷가지들은 보온 효과만을 지닌 반면 손난로는 온도를 높여주기 때문에 따뜻한 정도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다만 휘발성 연료를 사용해 화제의 우려가 있고 온도 조절이 되지 않아 자칫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 기름이 연소하면서 발생하는 그을음이나 특유의 냄새도 골칫거리다. 그래서 손난로는 인기가 없다.

 

산요가 만드는 충전지 브랜드 ‘에너루프’는 지난해부터 자사의 충전지를 이용한 전자 손난로를 선보였다. 물론 초기 버전인 만큼 구식 손난로에 비해 따뜻하지 않았고 비싼값에 인기가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휴대용 디지털기기 전원으로 쓰이는 충전지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만으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2008년 겨울이 다가오자 새로운 KIR-S3가 나왔다. 일단 이전 모델에 비해 온도가 높아졌다. 아직까지도 저온 화상을 입을 만큼의 위험한 온도는 아니더라도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면 충분히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다.

 

 

1, 2단계로 조절되는 온도는 평균 1단계에서 39도, 2단계에서 43도에 이른다. 전원을 켜면 1분도 되지 않아 발열부의 바닥이 따뜻해지는데 1단계에서는 미지근한 느낌밖에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보통 2단계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전원을 켜면 단계별로 LED의 색상이 달라지고 마치 숨을 쉬듯이(애플의 맥북처럼 말이다) 서서히 깜박인다. KIR-S3가 아날로그의 감성을 지닌 부분이 바로 이 부분. 1단계에서는 노란색, 2단계에서는 붉은색으로 서서히 깜박이며 어두운 곳에서도 동작 상태와 온도를 알 수 있게 한 것.

 

전기로 동작하는 기기인 만큼 배터리 사용 시간은 중요하다. 한번 충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시간. 자체 방전 기능을 지녀 배터리 관리의 번거로움 없이 약 500회를 사용 할 수 있다. 전원 스위치를 켜면 1분 안에 은색면이 발열부로 온기가 전해지는데 1단계에서 7시간, 2단계에서 5시간을 쓸 수 있다. 물론 사용요건에 따라 기온이 낮을 경우 보다 많은 전력을 소모하게 되므로 사용 시간을 줄어들 수 있다.

 

40도 이상의 온도에서 피부 안쪽에 화상을 입는 이른바 ‘저온 화상’을 막기 위해 양말(?)처럼 생긴 파우치를 기본으로 제공하는데 만듦새가 좋지 않다. 기존 모델에서 제공하던 스웨이드 재질의 파우치의 질감이 낫다. 항상 들고 다녀야 하는 제품 특성상 손떼가 잘 타는 직물로 짠 파우치는 스웨이드에 비해 아무래도 단점이 많은 재질이다.

 

 

기타 손난로와 핫팩과 마찬가지로 손에 쥐고 들고 다니면 좀처럼 따뜻하지 않다. 대부분이 열이 대기중의 차가운 공기와 만나 대류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파우치에 넣고 주머니나 기타 외부 공기와 접촉하지 않는 곳에 보관해야만 따뜻해지므로 손에 들고 별로라고 말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물론 애인의 포근한 손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없는 것 보다는 낫다’.

 

‘비록 36.5℃의 생체 난로는 없을 지언정 추우면 지는거다…’

 

글/ 다나와 정보콘텐츠팀 김재희 기자 wasabi@danawa.com

사진,편집/ 다나와 정보콘텐츠팀 신성철 multic00@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