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의 절대 강자인 ARM과 ATOM으로 무장한 인텔이 한판 격전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넷북과 MID에 올인 할 것처럼 보이던 인텔이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 진출할 입장을 내비쳤고, ARM 역시 넷북과 MID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반 사용자들은 PC구입이 아니라 휴대폰을 살 때에는 'Intel Inside' 문구를, 넷북을 살 때에는 AMD나 Intel이 아닌 타사의 Inside 문구를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 ARM은 하드웨어를 생산하는 회사가 아닌, 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다. 따라서 ARM Inside 문구는 불 수 없다. 현재 일반 휴대폰의 경우 ARM이 디자인 한 퀄컴 칩이 단말기에 탑재되고 있는데, 휴대폰 후면에는 'Qualcomm' 이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다.

태생 자체가 PC와 모바일이라는 분리된 시장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과연 인텔과 ARM이 시장에서 어떤 경쟁을 펼칠 수 있을 지 궁금해 하는 이들이 많다. 과연 어떤 제품이 더 높은 성과를 가져갈 수 있을까?

◆ 클럭 및 성능 : ATOM 승

ARM과 ATOM의 기본 클럭, 성능만 놓고 본다면 ATOM이 압승이다. 인텔 자체가 PC에 기반한 업체이기 때문에 시스템 CPU의 성능은 ARM을 압도한다. 물론 ARM 역시 쿼드 코어 디자인까지 모두 갖추고 있지만, PC 시장에서 AMD와 피 말리는 경쟁을 진행한 인텔에는 다소 부족한 모습이다.

◆ 전력 소모량 : ARM 승

하지만 성능이나 클럭이 높은 만큼 이에 따른 전력 소모량 역시 많아지기 때문에, ARM이 좀 더 우세한 모습이다. 단일 제품으로 ATOM과 ARM을 비교한다면, ARM이 훨씬 장시간 이용할 수 있다. ARM 관계자는 자사 제품이 ATOM에 비해 약 3배에 가까운 배터리 사용시간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일반 노트북의 경우, 하루 종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큰 이슈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휴대폰이나 스마트폰은 배터리 사용 시간에 대한 부분이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 같은 이유로 ARM은 ATOM에 비해 성능은 다소 떨어지지만 배터리 사용 시간은 월등히 길다.

◆ PC와의 호환성 : ATOM 승

일반 PC에서 사용하고 있는 하드웨어 자체가 x86에 기반해 있다. 따라서 인텔의 ATOM은 별도의 호환성 테스트를 하지 않더라도 관련 부품을 모바일 기기에 이용할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폭이 상당히 넓다. 각종 프로그램도 별도의 최적화 없이 모바일용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달리 ARM은 ATOM이 이용할 수 있는 각종 소프트웨어에 비해 호환성이 떨어진다. ARM에서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사용할 수 있게끔 별도의 작업이 반드시 수반되어야만 한다. ARM 전용 프로그램이 있어야만 한다는 말이다.

◆ 통신사 입장 : ARM 승

물론 개방형 프로그램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단말기를 판매하고 서비스 해야 하는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는 모든 소스를 '개방형'으로 구축할 경우 수익성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오픈형 브라우저가 확대됨에도 불구하고 이통사 만의 왑브라우저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되는 이유와 같다.

[ 모바일 브라우저의 전망 ]

구글의 오픈 소스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는 확장성에 있어서 이통사에 국한된 각종 OS보다 월등히 높다. 하지만 모든 이동통신사가 안드로이드를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다. 사업성이 저조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통사는 ATOM 보다는 ARM을 더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 사용자 입장 : ATOM 승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 서서 이야기를 하면 다른 결과가 나온다. 한 가정에 한대 이상의 PC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모바일 기기의 환경은 PC와 닮을 필요가 있다. 아니 반드시 동일해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사용자들도 있다. 일반 사용자가 제품을 사용할 때, 인터페이스나 구동 방식의 차이가 없다면 해당 기기의 성능을 최적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할 때 갖가지 프로그램이 이용이 다소 편리한 ATOM이 ARM에 비해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 총평

결론적으로 말해서 ATOM과 ARM이 동일한 모바일 기기에 탑재된다고 할 때 어떤 것이 더 낫고 나쁘다라고 표현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제품 별 특징이 극명하게 나뉘기 때문이다.

사용 시간보다 성능이 우선인 사용자는 ATOM을 선호할 것이고, 좀더 장시간 이용하고자 하는 이는 ARM을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 사업자는 수익성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ARM을 좋아하겠지만, 일반 사용자는 PC와의 호환성에서 앞서는 ATOM을 더 좋아할 것이다.

아직까지 ARM을 탑재한 MID나 넷북이 출시된 것도 아니고, ATOM을 탑재한 MID나 스마트폰이 등장한 것도 아니므로 시장에 대한 속단을 하기는 불가능하다. 실제 양산품이 등장한 후에야 미래 시장에 대한 예측을 하기가 좀더 수월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동성이 좋은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인텔과 ARM은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이라는 점이며, 이를 통해 일반 사용자들이 얻는 혜택은 더욱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제품 가격도 문제겠지만, 얼마만큼 사용자가 원하는 시스템을 갖춘 제품이 나올 수 있을지 기대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제 누가 시장에서 승자가 될 지는 알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며 "서로 다른 시장에서 생소한 두 회사가 맞붙는 만큼, 변화 양상에 귀추가 주목된다"고 밝혔다.

다나와 이진 기자 miffy@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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