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북이나 PMP 등이 흔해진 지금 이북(e-Book)은 더 이상 호기심의 대상은 아니지만 `책을 읽는다`라는 단순함만을 간직한 디버전스 기기 이북이 꾸준히 공개되고 있다.

미국 온라인 스토어인 아마존이 출시한 킨들(Kindle) 2세대나 세계 첫 컬러 이북인 후지쯔의 플레피아(FLEPia), 세계 공공도서 60만권을 이북 콘텐츠로 확보한 소니의 리더(Reader) 등은 출시 전후 큰 주목을 받으며 새로운 디지털 디버전스 디바이스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 후지쯔의 e-Book, FLEPia 

 


 

▲ 아마존의 e-Book, Kindle 2세대

▲ 소니의 e-Book, Reader

국내에서도 지난 2월 이북 단말기 네오럭스 누트 2(NUTT2)가 발매되었다. 흑백 이북 단말기지만 기존 4그레이에서 8그레이로 향상돼 책의 삽화를 한층 정교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됐다. 내장 칩셋 역시 아마존 킨들 2에 사용된 것과 동일하며 무선 랜을 내장해 무선 인터넷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국내 발매 예정일은 4월이다.


 

▲ 1GB 내장 메모리와 SD 카드 슬롯을 갖춘
국산 이북 NUTT2가 파피루스보다 앞서 발매될 예정이다.

이에 삼성전자도 지난 CES를 통해 새로운 이북을 공개했다. 삼성의 이북은 고대 이집트의 파피루스 풀줄기로 만든 종이를 지칭하는 파피루스(Pamyrus)란 이름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아마존의 킨들 패키지가 'Once upon a time'이라는 문구를 적어 종이 서적의 종말을 고하는 것 같은 마케팅을 펼치는 것과 달리 삼성은 고대 종이의 바통을 이어받은 새로운 서적의 출현을 알리고 싶은 듯하다.


 


 

▲ 삼성의 e-Book, Papyrus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파피루스`는 6월경 국내에 출시될 전망이며 한국 출시 상황을 지켜본 뒤 영국이나 미국에도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A5 용지 크기에 512MB 내장 메모리, 터치스크린, 알루미늄 스타일러스 펜을 제공할 예정이며 별도의 외장 메모리 카드 옵션은 마련되지 않은 듯하다. 구매 시 인조 가죽 케이스를 제공할 듯하며 확정된 가격은 아니지만 판매 가격은 300달러 이하로 책정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미국의 대형 서적·음반 판매 업체인 반즈앤노블이 림(RIM)의 블랙베리 사용자를 위한 무료 이북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블랙베리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내장 브라우저를 통해 `픽션 와이즈`의 온라인 상점인 `e리더`에서 판매하는 6만여 종의 서적을 무료로 열람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월스트리트 저널은 작년 한 해 동안 이북을 사용한 사람이 1억 명에 달한다며 이북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 블랙베리 사용자들은 픽션와이즈 홈페이지에서
6만여 종에 달하는 책을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MP3P, 전자사전, PMP, PDA, 넷북, 그리고 MID까지. 주변에 넘쳐나는 다기능 디바이스들 틈에서 디버전스 기기를 표방하는 이북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둘지 알 수 없지만 종이를 넘기는 방식의 독서가 화면을 터치하는 방식으로 조금씩 변하고 있다.

종이의 질감과 넘기는 느낌까지는 구현하기 힘들겠지만 아이팟 터치의 커버 플로우 기능을 통해 터치 스크린으로도 충분히 만지는 재미를 만끽했던 전례가 있는 만큼 이북도 종이 서적과 다른 이질감을 조금씩 개선해나가간다면 새로운 기록 미디어로 각광받을지 모를 일이다.

다나와 이상훈 기자 tearhunter@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