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중국이 인터넷 통제의 고삐를
한층 죄고 있다.
중국 정부가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개인용 컴퓨터(PC)에 특정 웹사이트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는 소프트웨어의 설치를 의무화할 방침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넷판이 8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이 같은 방침을 PC 제조업체에 전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진후이(金惠) 컴퓨터 시스템 엔지니어링'이 개발한 이 소프트웨어는 PC와 접속이 금지된 인터넷사이트 정보를 연결해 금지 사이트에 대한 접속을 차단한다.
PC 제조업체는 이 소프트웨어를 PC 하드디스크에 미리 설치하거나 CD에 저장해 고객에게 제공해야 한다.
이 같은 새 규정은 '유해한 콘텐츠'로부터 젊은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중국 정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그간 중국의 인터넷 통제 노력을 감안할 때 새 규정이 인터넷 통제를 한층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중국 정부는 이미 '황금 방패(金盾.Great Firewall)'로 불리는 광범위한 인터넷 감시 시스템을 가동, 포르노 사이트를 비롯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이트 등을 가차없이 차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또 새 소프트웨어가 PC 고장을 유발할 수 있으며 해킹에도 더 취약하게 만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에 따라 PC 제조업체들이 중국 정부의 새 규정을 거부하든지, 아니면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에 동조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처지에 몰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PC 업체들이 주요 시장인 중국 시장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무려 4천만대에 이르는 PC가 판매됐으며 몇몇 외국 업체들은 중국 시장에서 영업하기 위해 중국 정부의 검열을 돕거나 동참해왔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미국 정부도 중국의 새 PC 판매 규정에 우려를 표명했다.
수전 스티븐슨 주중 미 대사관 대변인은 "우리는 새 규정이 미칠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살펴 보는 중"이라면서 "우리는 정보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제한하는 어떠한 시도도 크게 우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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