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포화상태에 도달한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동일한 맵 데이터를 사용하는 제품은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 제조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가기능을 선보이기 시작했고 최근까지 가장 큰 이슈는 연비 향상을 위한 ‘ECO’ 기능이다. ECO 기능은 GPS를 이용해 차량 이동 속도차가 급격하게 일어나면 운전자에게 경고해 ‘연비 운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뿐 ‘운전자가 바뀌지 않는 한’ 자동차 기름값이 절약되진 않는다.

 

ECO 이후의 이슈는 단연 내비게이션과 하이패스의 이종결합 현상이다. 이미 하이패스는 최신형 차량 룸미러에 내장되고 있는 추세지만 구형 모델이거나 아직까지 내비게이션이 없는 운전자라면 구미가 당길 만 하다. 물론 내비게이션의 널찍한 화면을 통해 길안내 뿐만 아니라 하이패스 잔액 확인은 물론이고 다양한 정보를 보다 쉽게 확인 할 수 있는 점도 기존 독립형 단말기와의 차이점이다.

인켈 와이드터치 L-300 P는 기존 L-300 내비게이션 모델에 하이패스 단말기를 추가로 연결해 하이패스 겸용 내비게이션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일단 L-300 모델을 소유하고 있다면 별매인 HM-100 하이패스 단말기를 연결하면 된다.

 

L-300 내비게이션은 480*234 해상도의 7인치 액정을 내장했다. 맵 데이터는 아틀란 위즈를 탑재했으며 TPEG 서비스는 YTN을 지원하며 이용료는 평생 무료다. 하이패스 단말기를 빼고 내비게이션 본체 가격이 10만원대 후반인 점을 감안하면 기능면으로는 풍성한 편이다.

 

 

물론 액정 화면이 800*480 해상도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고해상도 3D 맵이나 멀티미디어 콘텐츠 재생에 불리한 점은 있다. 하지만 이런 부가 기능의 사용 빈도가 상대적으로 적고 내비게이션의 기본 기능만을 쓰는 사용자라면 그다지 큰 단점이 아니다.

 

아쉬운 점도 있다. 하이패스 단말기인 HM-100을 L-300 내비게이션에 연결할 때 사용하는 볼트는 시계 드라이버로 돌려야 할 만큼 크기가 작아 공구가 없다면 조립이 힘들다. 기존 L-300의 뒷면에 볼트 조이는 곳의 먼지 커버는 하이패스 단말기 장착전에 미리 제거해야 한다. 완벽한 조립을 위해 3군데에 위치한 볼트를 조여야 한다.

 

 

하이패스와 내비게이션을 연결하는 통신 커넥터 역시 핀으로 되어 있어 장착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물론 한번에 구입할때는 조립이 끝난 상태로 배송되므로 걱정이 없겠지만 별도로 구입한 경우라면 조립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어차피 하이패스는 성능을 측정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므로 정상 동작되는 것 만으로 점검을 끝냈다. 톨게이트를 통과할 때 하이패스 단말기를 제대로 인식해 요금 정산이 정상적으로 끝나면 꼬투리(?)를 잡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하이패스 단말기를 내비게이션 본체 뒷면에 부착하는 방식이라 외형은 다소 투박할지 몰라도 30만원 안팎의 예산으로 아틀란 맵, YTN TPEG, 하이패스를 동시에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크다. 자동차 앞유리 바깥에서 사람들이 내비게이션을 바라 봤을때 보이는 이른바 뒤태를 강조하는 제품과는 철저히 상반되는 부분이지만 '사용자는 내비게이션 뒤가 보이지 않는다.'

 

글/ 다나와 정보팀 김재희 wasabi@danawa.com

사진, 편집/ 다나와 신성철 multic00@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