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커피 향기처럼 누구에게나 아련한 사랑이 있다. 카페라테에 첫사랑 그녀가 생각나고 아메리카노에는 고독했던 그 남자가 생각난다.

 

『커피가 사랑에게 말했다』는 윤건과 그의 친구들이 모여 만든 재미있는 추억의 한 자락이자 치열했던 지난 사랑에 대한 회상이다. 매일같이 커피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으며 자신들의 기억과 시간을 공유하던 세 친구들, 우연히 시작된 책 이야기, 장난처럼 시작된 작업이 2009년 가을 『커피가 사랑에게 말했다』라는 책으로 빛을 보게 됐다.

 


 

이 책은 <그의 이야기>와 <그녀의 이야기>가 번갈아 가며 펼쳐진다. 그와 그녀는 커피와 함께 생각나는 사랑을 추억한다. <그의 이야기>에서는 윤건의 첫사랑, 짝사랑, 그리고 우정 같은 사랑, 이렇게 세 번의 사랑 이야기가 소설처럼 이어져 나가고, <그녀의 이야기>는 현경의 풋사랑과 뜨거웠던 사랑, 그리고 이제는 추억이 된 외사랑으로 촘촘하게 엮어냈다. 이렇게 그와 그녀의 이야기는 한 번씩 번갈아 가며 자신의 목소리로 우리의 가슴을 시리게 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했을 사랑의 설렘과 끌림, 헤어짐, 그리고 떠나간 그 사람을 추억하고 다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려고 준비하는 마음이 스토리를 따라 흘러간다. 여기에 상현의 재미있는 커피 정보와 재치 있는 상황 설정 등은 감성 충만한 에세이와 더불어 톡톡 튀는 맛을 더해준다. 또한 윤건이 직접 선곡한 노래들은 각각의 이야기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한다.

 

이 책을 만든 세 친구의 이력이 참 특별하다. 먼저 <그의 이야기>를 집필한 뮤지션 윤건, 그는 효자동에서 ‘마르코의 다락방’을 운영하는 카페 주인장이기도 하다. 그는 커피를 너무 좋아해 직접 커피를 내리고 자신의 커피를 맛있게 먹는 손님들을 보며 행복감을 느끼는 친절한 주인이다.

 

<그녀의 이야기>를 쓴 그의 절친 조현경. 그녀는 문화 트렌드 대표사이트 ‘DCINSIDE’의 본부장이다. 이미 인터넷에서는 엽기적인 ‘얼리어답터’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란 그녀는 글을 쓰는 일에 더해 이 책의 감성적인 사진까지 모두 도맡아 찍었다.

 

마지막으로 각 이야기의 커피 정보를 재치 있게 풀어낸 다니엘 김상현, 그는 가슴 절절한 가사를 붙이는 작사가에서 지금은 어릴 적 꿈을 이루기 위해 요리사가 됐다. 대학로에서 일본 가정식 덮밥집을 운영하는 그는 요리 하랴, 글 쓰랴, 삶을 전투적으로 보내고 있다.

 

과연 그들이 들려주는 커피와 사랑의 달콤 쌉싸래한 이야기는 어떤 맛일까? 사뭇 궁금하다.

       

 다나와 김보미 기자 / poppoya4@dana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