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따분한 시간을 달래주는 단짝친구 ‘MP3 플레이어’. 하지만 치렁치렁한 줄(이어폰 케이블)과 들고 있기 애매한 본체가 때로는 번거로운 존재로 느껴질 때가 있다. 특히 운동을 할 때는 더욱 더... 그래서 요즘 스포츠용 MP3 플레이어라는 것이 나오고 있다. 이들 제품은 이어폰과 MP3P 본체가 일체화되어 있어 존재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다양한 기능 대신 MP3 플레이어 본연에만 충실, 혼연일체의 정신 아래 ‘사람과 기기가 하나’가 되는 인체공학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최근 선보인 오페라 M7도 이러한 취지로 개발된 MP3 플레이어이다. 

 

<제품 사양 출처 : 빅빔>
 

◇ 이어폰과 본체가 하나로~

이미 무선이어폰으로 성능이나 디자인에서 인정을 받은 디지파이는 MP3P 본체와 이어폰이 일체화된 오페라 M7을 내놨다. 주렁주렁 케이블 대신 30cm 남짓 되는 케이블에 본체와 이어폰이 모두 들어가 있다. USB로 쉽게 충전하고, 이어폰 쪽에 있는 작은 버튼으로 간단히 조작도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무게가 22g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휴대성이 대단히 높다.

▲ 이어폰과 MP3P본체가 일체형으로 된 오페라 M7


오페라 M7은 이미 눈에 익은 디자인이다. 기존에 인기를 끈 무선 이어폰인 S2의 외형을 거의 그대로 따랐다. 중간에 작은 본체가 있으며, 좌우로 이어폰이 연결되어 있다. 그냥 일반 이어폰 사용하듯 귀에 꽂기만 하면 된다. 중간에 있는 본체는 목 뒤로 넘기면 된다. 개인 취향이지만 앞으로 대롱대롱 매달아 써도 된다.

목 뒤로 본체가 걸치고, 이어폰은 양쪽 귀에 들어가 있으니 두 손이 자유롭다. MP3P 본체를 고정시킬 위치를 찾을 필요도 없다. 움직이다 보면 너저분한(?) 케이블이 어디엔가 걸려 귀에서 이어폰이 빠지는 일도 없다. 휴대폰에서 즐겨 쓰는 블루투스 무선 헤드셋(이어셋)을 쓰는 듯한 편리함이 느껴진다.

아무래도 귀에 꽂힌 이어폰에 의지하다 보니 이 상태에서 고개를 좌우로 돌리거나 심하게 움직이면 이어폰이 귀에서 빠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제품에는 이어행거라는 것이 함께 포함된다. 이를 이용하면 이어행거가 귀에 고정되기 때문에 쉽게 빠지지 않아 런닝머신 위에서 뛰어도 안심이다.

▲ 이어행거를 이용하면 귀에 단단히 고정할 수 있다.

손가락 하나 크기보다도 작은 본체는 양 이어폰의 중심에 위치한다. 여기에는 재생/일시정지 기능을 포함하는 전원 버튼이 있으며, 충전과 데이터 전송(MP3 파일 복사)을 위한 USB 포트가 있다. USB 포트는 먼지 유입이나 착용 중 발생할 수 있는 땀 등이 들어가는 것을 막아주기 위해 덮개로 덮여 있다. 그리고 충전이나 재생 상태를 알 수 있는 LED가 전원 버튼 옆에 있다. 

▲ 버튼 하나로 전원과 재생을 제어한다.

▲ USB 포트로 충전과 MP3 파일 전송을 동시에...


◇ 조작도 간편

곡 탐색이나 볼륨 조절은 어디서 할까? 귀에 꽂는 이어폰 측면을 보면 작은 버튼을 발견할 수 있다. 우측 이어폰에서는 볼륨 조절을 할 수 있으며, 좌측 이어폰에서는 이전곡/다음곡 탐색 또는 REW/FW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빠르게 두 번 누르면 폴더 별로 재생하거나 혹은 EQ 모드를 변경할 수 있으니 MP3P로서 기본적인 기능은 모두 갖춘 셈이다. 버튼의 크기가 워낙 작아 이것을 제대로 누를 수 있을까? 생각도 드는데... 버튼에는 작은 돌출부가 있어 버튼의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사용해보면 불편함은 없다. 다만 사진에서 보듯이 이 제품에는 액정 디스플레이가 달려있지 않다. 따라서 현재 재생되고 있는 파일을 알 수 없다. 내가 듣고자 하는 MP3 파일을 찾아내는 것도 쉽지 않다. 디스플레이가 없다 보니 이런 부분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 이어폰 뒤쪽 작은 버튼을 이용, 곡 선택 및 볼륨 제어를 할 수 있다.

충전이나 MP3 파일 전송은 간단하다. 같이 제공되는 USB 케이블 혹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USB 케이블을 PC와 오페라 M7에 연결하면 충전과 동시에 PC에서는 드라이브가 하나 더 잡혀 바로 MP3 파일을 전송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완충된 상태에서는 대략 10시간 가량 음악을 들을 수 있으며, 급한 경우에는 5분간의 충전으로 약 100분을 들을 수 있는 급속 충전 기능도 제공한다. 불필요한 전원 낭비를 막기 위해 음악이 재생중이 아닐 때에는 10분간 대기 후 자동으로 전원이 꺼진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혹은 자신의 귀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4쌍의 슬리브도 함께 따라온다. 슬리브는 귀에 삽입되어 외부 소리를 차단하는 역할을 하며, 재생되는 음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어떤 슬리브를 쓰느냐 그리고 자신의 귀에 맞는 슬리브를 제대로 쓰느냐에 따라 같은 이어폰이라도 큰 차이를 느낄 수 있다.

▲ 차음성을 높여주는 소프트 플렉스 더블 슬리브

사이즈에 따라 3가지의 소프트 플렉스 슬리브가 있다. 유연한 플라스틱 재질로 수명이 길며, 귀 속에 부드럽고 편안하게 착용된다. 또한 하얀 색의 소프트 플렉스 더블 슬리브는 귀에 정확하게 착용할 경우 소프트 플렉스 슬리브보다 더 완벽한 차음을 기대할 수 있다. 개인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착용감도 편안한 편이어서 장시간 써도 귀에 부담이 되지 않는다.


◇ 균형감 잡힌 깔끔한 음질 

독특한 외형으로 스포츠 등 움직임이 큰 활동에 유용할 것 같은 이 제품의 음질은 어떨까? 이 제품의 제조사 발표를 보니 음질 부분에서도 제법 신경을 쓴 모습이 보인다. 저가의 중국산 제품과는 달리 국내에서 개발, 제조된 제품답게 내부 기판이나 부품을 강화하여 고가의 하이엔드 외산 이어폰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디지파이 측은 밝히고 있다. 또한 오디오 업계의 세계적 거장인 마크 레빈슨(Mark Levinson)의 감수를 통해 최상의 상태로 튜닝함으로써 명품 사운드를 작은 이어폰을 통해 들을 수 있도록 했으며, 서울대 음향연구실 이신열 박사팀을 통해 기술적인 노이즈도 최소화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 제품은 mp3와 wav, wma 외에 ape, flac와 같은 무손실 음원도 함께 지원하기 때문에 압축률과 포맷에 따른 음에 대한 차이를 귀로 구분할 수 있다.

실제 들어보니 대체적으로 음질은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이 깔끔하고 무난하다. 음의 분리도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해상력은 보급형 제품임을 감안하면 나무랄 데 없다. 다만 고음부와 저음부가 다소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둥둥거리는 저음을 기대했다면 조금은 실망스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날카로운 현악기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내기에도 역부족인 듯 하다. 하지만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전체적으로 균형감 잡힌 밸런스가 이 제품의 특징이다. 가요나 팝 음악을 주로 듣는 보편적인 취향의 대다수 사용자에게 제법 잘 들어맞을 것으로 보인다. 

 

◇ 겉모습만 스포츠용인 MP3P는 가라!

지난 해 상반기 선보인 소니 NWZ-W202는 MP3P 본체와 이어폰을 하나로 합친 세련된 디자인으로 출시 초기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스포츠용이라는 광고 이미지와는 달리 운동 중 흐르는 땀이 기기에 닿아 부식이 일어나거나, 땀이 내부로 스며들어 기능에 이상이 발생하는 등 문제가 속출하면서 사용자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오페라 M7은 스포츠용에 맞게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한 제품이다. 피부에 맞닿는 부분이 땀으로 쉽게 부식되거나 망가지지 않도록 처리함으로써 내구성이 높아졌다고 제조사는 밝히고 있다. 겉모습만 편의성을 강조한 것이 아닌, 실제 사용하면서 발생된 수 있는 불편함을 개선시켰다는 평가다. 충전이나 버튼에 대한 조작성 등 기능적인 부분에서도 대체로 사용자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보급형 MP3 플레이어로써 가격도 부담이 없으니 서브 MP3P로 하나쯤은 장만해도 좋을 것 같다. 


< 다나와 상품의견에도 NWZ-W202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

 

 

 IT조선 이준문 기자 j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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