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는 통신사업자들의 2010년 마케팅비와 관련, 유/무선을 분리하여 각각 매출액 대비 22%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마케팅비를 지출하여야 하는 등의 조항을 넣은 가이드라인을 지난 13일 발표, KT, SKT, LGT, SKB 등 주요 통신사업자이 준수하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정책이 시행될 경우, 현재 커가는 스마트폰 시장 확대 및 무선 인터넷 자유지역 확대 부분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은 지난 3월 5일 '무선인터넷 활성화를 위한 CEO 간담회'에서 KT(이석채 회장), SKT(정만원 사장), LGT(이상철 부회장) 등 통신3사 CEO들이 소모적인 마케팅비를 절감하여 콘텐츠/기술개발에 투자하기로 합의한 것에 따른 후속조치로 마련된 것이다. 통신3사 CEO들은 2010년 마케팅비를 유무선을 구분하여 각각 매출액 대비 22% 수준으로 절감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국내 통신사업자의 마케팅비는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왔다. 특히, 이동통신사의 마케팅 비용은 2005년 총 3.26조원에서 2009년 6.19조원으로 약 2.93조원이 증가하였는데, 같은 기간 이통3사의 가입자 점유율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방통위와 통신사업자들은 지난 3월 이후 임원급 회의, 실무회의를 수 차례 진행하며 합의안 도출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일부 사안에 대해서 사업자간에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고, 방통위는 더 이상 가이드라인 시행을 늦출 수 없다는 판단하에 당초 CEO 합의사항의 취지를 최대한 반영하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였다.

2010년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으로는, 첫째, 통신사업자들은 유/무선을 분리하여 각각 매출액 대비 22%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마케팅비를 지출하여야 한다.

둘째, 마케팅비 총액 한도내에서, 1,000억원 까지는 유무선을 이동하여 지출할 수 있도록 하였다. 1,000억원 범위내에서 유무선 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이유는, 와이브로, IPTV 등 신성장 분야의 활성화를 고려했고, 일반적으로 후발사업자의 마케팅 비율이 지배적 사업자보다 높다는 점을 고려한 결과이다.

셋째, 매출액은 단말기 매출액을 제외한 금액을 기준으로 하고, 광고선전비는 마케팅비에서 제외한다.

넷째, 유무선 분리는 회계분리기준 등 합리적인 배부기준을 적용하도록 하였으며, 회계분리의 적정성 여부에 대해서도 점검할 계획이다.

방통위는 통신사업자들이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도록 하기 위해, 매 분기별로 통신사업자별 마케팅비 집행 실적을 공표할 계획이다. 6월 중에는 통신사업자를 대상으로 실태점검을 실시하고, 필요한 경우 하반기 중 대대적인 사실조사를 실시하여, 과도한 단말기 보조금 및 경품 등 불법 마케팅을 조장한 사업자에 대해 엄정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에 마련된 가이드라인은 5월부터 시행되며, 7월말 상반기 집행실적 점검 결과, 시장상황에 급격한 변화가 생기는 등 필요한 경우에는 가이드라인을 재조정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방통위의 조치가 현재 커나가는 스마트폰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방통위가 통신 시장 경쟁이 과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앞장선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유무선 컨버전스를 통한 사용자의 통신 비용 절감 효과를 마케팅비 축소라는 카드로 막아선다면 오히려 소비자들만 비싼 값에 통신을 이용하게 되는 꼴"이라며 "자칫 무선 인터넷 대중화라는 정책에도 마이너스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벌이는 '마케팅' 활동을 국가가 막아나선 다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많은 것이다"며 "물론 시장이 크게 혼탁될 경우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마케팅비 집행에 따른 실질적인 혜택은 고객에게 돌아가므로 이 같은 방통위의 결정이 반갑지 만은 않다"고 밝혔다.

IT조선 이진 기자 miff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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