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GB에 달하는 스타크래프트 Ⅱ가 다운로드 판매?

오매불망 기다려온 담달 게임 '스타크래프트 Ⅱ : 자유의 날개'가 드디어 오픈 베타 테스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타크래프트'가 1998년 발매됐으니 장장 12년의 세월이 지나 후속작이 공개된 것이다.

'스타크래프트' 1편과 속편 사이의 12년이란 세월은 IT 업계에서 엄청난 시간라는 점을 우선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초기 '스타크래프트'가 발매됐을 시절엔 인터넷 속도도 무척 낮았고 배틀넷도 초창기였다(동사의 '디아블로'가 블리자드 최초의 배틀넷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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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패키지 게임의 속편은
다운로드 판매 형식으로 바뀌어 출시될 예정이다.

당시에는 플로피 디스크를 흔히 사용했었고 주 저장 패키지 미디어는 단연 700MB의 고용량을 자랑하는 CD였다. '스타크래프트'가 CD 1장, 그리고 확장팩인 '브루드워'가 1장의 2장 구성이었는데 이때는 상당한 고용량 게임이었다.

하지만 지금 '스타크래프트Ⅱ : 자유의 날개'의 총 용량은 약 15GB에 달한다(설치 파일 6.98GB, 다운로드 게임 용량 8.4GB, 현재 캠페인 모드는 테란만 제공). 게다가 패키지 없이 풀 다운로드 설치를 실현한 점이 인상적이다. 아마 50GB의 고용량 패키지 미디어인 '블루레이' 드라이브를 보유한 이가 많지 않은 탓과 주기적인 업데이트 등을 고려한 사항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게임으로 살펴봤듯, 패키지 판매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점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현재 최대 용량을 자랑하는 게임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 3'도 저용량 게임은 인터넷 접속을  통해 다운로드 구매할 수 있다. 영화 또한 합법이든 불법이든 다운로드를 통해 감상하는 이들이 늘어났고, 이에 비례해 정품 패키지 콘텐츠인 DVD나 블루레이 디스크의 판매량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CD 판매량의 급감, 패키지 미디어의 몰락 시작

사실 패키지 미디어의 축소는 오래전부터 예측되어 왔다. 특히 음반업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MP3라는 음원 파일의 등장, 이들 음원을 무료로 다운로드 할 수 있던 '냅스터', '소리바다' 같은 공유 사이트들의 등장은 음반업계를 흔들다 못해 초토화시켰다 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음반산업의 규모가 크게 흔들렸다. 과거에는 톱 가수의 앨범의 경우 100~200만 장씩 판매됐는데 최근에는 5만 장을 넘기는 음반도 그리 많지 않은 정도니 패키지 시장의 축소가 얼마나 심한지 짐작할 수 있다.

▲ 해외반 음반의 경우 구하기도 쉽지 않아 중고 사이트 등에서 거래되기도 한다.

인터넷 사용이 일반화 됐고 인터넷 속도가 상당히 빠른 요즘엔 굳이 패키지 상품이 필요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무형의 '파일'보다는 손에 쥘 수 있는 유형의 '패키지'를 오랫동안 사용해 온 이들에게 패키지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스타크래프트' 올드 팬들이 패키지 버전 미출시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으며 관련 업계들은 OST, 설정 자료집 등을 포함하는 이벤트성 패키지를 출시하기도 하는 것이다.

음반업계에서 음악을 즐기는 가장 보편적인 방식인 CD는 30년이 넘도록 유지된 장수 패키지 미디어다. 여러 언론에서 '아이튠즈 다운로드 100억곡 돌파'라느니 '○○ 가수 신곡, 디지털 싱글로만 출시' 등의 소리가 종종 들리지만 여전히 CD를 고집하는 이들이 존재한다. 세상 사람들은 그들을 '오디오 마니아' 또는 '오디오파일(Audiophile)'이라고 부른다.

오디오파일들도 디지털 음원 재생에 관심 보여

오디오파일이라 자칭하는 이들은 패키지 미디어의 대표 격인 CD를 종종 구입하는 '헤비 유저'다. 그들은 음반을 소유하길 원하고 파일로 된 음원에서는 그 가치를 쉽게 느끼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러한 헤비 유저 성향이 점점 옅어지고 있다. 그 이유는 오디오파일들의 동반자인 오디오 시스템이 오디오 음원과 공생하는 길을 택했기 때문이다.

우선, 카세트 테이프나 CD를 전용 플레이어에 넣고 '▶' 버튼을 누르면 실시간으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는 당연한 명제가 'PC-Fi'와 아이팟 같은 기기의 등장으로 인해 흔들린 게 패키지 미디어 붕괴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다.

▲ 덴마크 다인오디오에서 만든 PC용 액티브 스피커 MC-15.
소비자 가격이 200만 원이 넘지만 본격적인 하이파이 음질을 들려준다.

초기 오디오파일들은 음악 CD를 넣으면 이를 내장된 하드디스크에 리핑해 언제든지 수많은 곡을 (음반을 교체하는 과정 없이) 재생할 수 있게 된 데 호기심을 보였다. 그러자 하드디스크를 내장한 플레이어가 하이엔드 오디오 제조업체를 통해 속속 출시되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아예 PC에서 음악을 듣기 쉽도록 앰프를 내장한 '액티브 스피커'가 하이엔드 오디오 제조사를 통해 다수 출시됐으며, 디지털 음원의 전기 신호를 아날로그 전기 신호로 변경해 주는 DAC(Digital to Analog Converter)가 봇물 터지듯 시장에 쏟아져 나오게 되었다. PC의 뮤직 플레이어 또한 윈앰프, 푸바, 아이튠즈 등 다양해지면서 오디오파일들도 차츰 디지털 음원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와디아 170iTransport의 성공,
디지털 뮤직 플레이어 시장의 대두

사실 그 동안 디지털 음원이 대중적인 성공을 거뒀지만 오디오파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압축 파일인 MP3나 WMA의 음질이 30년이나 된 CD 음질보다 못한 탓이 가장 크다. 따라서 MP3 플레이어가 밖에서 이동 중 간단히 음악을 듣는 용도로는 적합했지만 본격적인 음악 감상에는 부적합하다는 오디오파일들의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그러한 현상을 파괴한 제품이 바로 하이엔드 오디오 제조사인 와디아(Wadia)의 디지털 트랜스포트 '170iTransport'다.

▲ 와디아의 디지털 트랜스포트 '170i'. 아이팟·아이폰에 담긴 무손실
압축 파일을 외부 DAC로 전송해 줘 고음질 재생을 가능케 한다. 

'170iTransport'는 전 세계 MP3 플레이어 시장을 석권한 애플 아이팟에 담긴 음을 내부의 DAC를 거치지 않고 외부로 바이패스 시켜주는 디지털 트랜스포트다. 그렇기 때문에 구조는 매우 간단하다. 아이팟(아이폰 포함)이 WAVE나 Apple Lossless 같은 무손실 압축 파일을 지원해 이론적으로는 CD와 동일한 음질을 출력해 줘야 하는데, 모바일 기기 특성상 초소형 DAC가 내장돼 있어 만족스러운 음질을 들려주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170iTransport'를 더하면 오디오파일들이 보유하고 있는 고가의 CD 플레이어나 전용 DAC를 통해 양질의 음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와디아는 대당 70만 원 정도 하지만 와디아라는 브랜드를 감안하면 굉장히 저렴한 편이며, 아이팟을 고급 CD 플레이어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데 큰 장점이 있다.

▲ 170i보다 저렴한 20만 원대로 출시된 온쿄 디지털 트랜스포트, ND-S1

'170iTransport'는 전 세계적으로 1만 대 이상 판매되었다. 와디아라는 브랜드를 알고 이 정도 금액을 지불해 디지털 트랜스포트를 구입하는 사용자라면 충분히 오디오파일이라 할 만한 이라 할 수 있다. 아이팟과 와디아 '170iTransport'의 등장은 그때까지 디지털 음원에 관심이 없던 오디오파일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고, 디지털 음원이 줄 수 있는 색다른 재미를 경험하게 해줬다는 데 의의가 있다.

와디아 '170iTransport'가 생각 외로 큰 반향을 얻었다고는 하지만 이는 아이팟이나 아이폰을 사용하는 이들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데 한계가 있다.

MP3 파일도 하이엔드 오디오로 청취 가능

'170iTransport' 같은 별도의 연결 기기가 아니라 CD 플레이어 같은 기기들도 디지털 음원 재생 기능을 추가하기 시작했다. 2008년 출시된 마란츠의 SACD 플레이어 SA8003의 경우, 전면에 마련된 USB 단자를 통해 MP3와 WMA 파일을 재생할 수 있었다.

데논의 DCD-1650SE도 아이팟과 USB 메모리에 담긴 MP3, WMA에 대응하고 국내에서도 하이파이 오디오 제조사인 에이프릴 뮤직의 오라 노트가 MP3 파일 재생 및 다이렉트 레코딩을 지원한다. 삼성이나 LG 같은 가전업체들이 만든 보급형 미니 컴포넌트 오디오 시스템들도 디지털 압축 음원 재생을 지원하고 있다.

▲ 디지털 음원 재생이 가능한 마란츠 SACD 플레이어, SA8003

하이엔드 오디오 쪽으로 고개를 돌려 보면, 린(LINN)의 MAJIK DS-1, Sekrit DS-1 같은 모델들이 FLAC, WAVE, Apple Lossless, MP3, AIFF, AAC 등의 파일을 지원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디지털 음원 재생 가능한 린의 인티그레이티드 앰프, MAJIK DS-1

많은 오디오파일들이 고음질 음원을 즐겨 듣지만 때로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압축 디지털 음원을 통해 음악을 듣곤 한다. 특히 최근 오디오 시스템들은 압축/변환하는 과정에서 생긴 신호 손실을 복원해 주는 등의 음질 개선 기능이 있는 경우도 많아 제법 들을 만한 소리를 들려주게 되었다.

USB 입력단 갖춘 DAC의 등장으로 'PC-Fi' 대두

일반적인 CD 음반은 44.1kHz/16bit 샘플링 레이트를 갖는 리니어 PCM 코딩 방식으로 돼 있다. 하지만 PC의 스토리지 용량이 급속히 증가한 탓에 192kHz/24bit 같은 고용량·고해상도 음원을 저장하는 데 큰 부담을 느끼지 않게 됐다. 게다가 PC와의 접속이 용이한 USB 입력 단자를 갖춘 DAC가 등장하고 블루투스 전송까지 지원하는 제품이 출시되면서 SACD 수준의 고음질을 PC에서 재생할 수 있게 되었다.

▲ 사운드 업 컨버팅, USB 입력 등을 갖춘 DAC, 댁 매직

조작은 매우 간단하다. 고음질 소스를 저장한 PC와 DAC를 연결하고, 그리고 앰프와 스피커를 연결하거나 혹은 액티브 스피커와 연결하면 끝이다. 전용 음악 재생 소프트웨어도 다양해졌고 PC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점 길어짐에 따라 PC로 음악을 듣는 행위가 그다지 낯설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본격 하이파이 오디오 파'라 불리는 이들이 차츰 줄어들면서 '디지털 파일 재생 파'가 갈수록 힘을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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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영상, 음악 감상에 최적화된 모뉴엘 101 HTPC. CD
플레이어 같은 디자인을 채용해 PC-Fi로 사용하기 좋다.

시간이 흐를 수록 '디지털 파일 파'는 증가 추세 보여

'디지털 파일 재생 파'는 PC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추고 인터넷을 통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가격 대비 효용성이 뛰어난 기기들을 조합하는 '실용 오디오'적인 성향을 갖게 되었다. 이들은 CD 재생보다 디지털 음원 파일 재생이 지터 같은 노이즈로부터 자유롭기 쉬우며, 디스크 튐 현상이나 디스크 회전 시 발생하는 진동으로부터 자유롭고, 고해상도 음원을 별도의 플레이어 없이 재생할 수 있으며 수천 곡 이상을 저장·손쉽게 선곡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 광 또는 동축 단자는 없지만 USB와 블루투스 연결이 가능한 코드 코데트 젬.
노트북, 휴대전화에 담긴 디지털 음원을 블루투스를 통해 고음질로 재생해 준다.

물론, 여전히 CD는 오디오파일들로부터 가장 많이 사랑 받고 있다. 그리고 패키지 미디어도 계속 발전해 나가고 있어 블루레이 수록한 공연 실황 디스크를 재생하게 되면 서라운드 효과와 고음질이 만나 생각 이상의 리얼리티를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패키지 미디어는 인터넷에 범람하는 파일들처럼 쉽게 구하기 어렵고, 종류도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격까지 비싸다는 단점이 있어 더 이상 발전하기 어려워 보인다. 실제 일부 하이엔드 오디오 제조업체들은 CD/DVD/SACD 같은 광 드라이브 매커니즘 생산을 중단한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 프리앰프, 헤드폰 앰프, 아이팟 독, DAC 기능을 두루 갖춘 코드 인디고

패키지 미디어와 디지털 음원이 어떻게 변해갈 지 쉽게 예측할 수 없지만 하이엔드 오디오 업체들 중 상당수가 HDD 스토리지를 채택하고 USB 단자, 아이팟 독 커넥터 등을 마련하는 등 시대의 흐름에 대응해 나아가고 있다. 소비자로서는 여러 가지 선택사항이 생긴 셈이다. 그 동안 IT 기기들보다 느리게 변화해 왔던 하이파이 시장도 이제는 PC와의 경계가 얇아지면서 그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과연 5년, 10년 후의 오디오 시장이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자뭇 궁금해 진다.

IT조선 이상훈 기자 tearhunte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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