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개월새 국내 파워서플라이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을 꼽으라면 FSP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FSP의 제품은 정격 출력과 안정성, 전력 효율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사용자를 만족시키며, 유저들의 신뢰를 듬뿍 받는 브랜드로 발돋음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FSP라는 브랜드가 국내에 들어온지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안정성이나 정격 출력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높은 출력을 선호하는 시장의 분위기 탓에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거기에 국내 브랜드의 제품이 워낙에 탄탄하게 자리잡고 있다보니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FSP 같은 해외 브랜드들이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 시장의 분위기가 정격 출력과 안정성을 중요시하고, 80플러스 인증과 같이 전력 효율이 높은 파워들이 인정을 받기 시작하면서 해외 브랜드들에 대한 인지도도 높아졌다. 무턱대고 높은 출력만 찾는 것이 아니라 가격이 다소 높더라도 안정적이고, 정직한 파워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해외에서 안정성으로 인정받고 있는 FSP 파워 역시 이러한 흐름에 편승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여러 미디어를 비롯해 많은 얼리어댑터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기 시작하면서부터 파워서플라이 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국내 유통사인 스파클텍의 적극적인 마케팅이 더해지면서 기대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다나와는 FSP의 국내 유통사 스파클텍의 한계동 대표이사를 만나 FSP 파워는 어떤 브랜드이며, 국내 시장에서의 전략은 무엇인지에 대해 들어봤다.


스파클텍의 한계동 대표이사 


- FSP 그룹은 어떤 회사인가?

1993년에 설립된 FSP 그룹은 타이완에 본사를 두고 있는 파워 제조 업체다. 우리가 흔히 FSP 하면 PC에 들어가는 파워서플라이만 생각하지만, 이밖에도 LED TV, LCD TV, 모니터 파워 등 다양한 종류의 파워서플라이를 생산할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다.

규모도 상당하다. 중국에 83개의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으며, 이 중 데스크톱 파워서플라이의 생산라인만 24개다. 전세계 파워 업체 중 이 정도 규모를 갖고 있는 업체는 델타 파워와 FSP를 제외하고는 전무할 것이다.

직원 수도 1만명에 달하고, 이 인원이 지난해 생산한 데스크톱 파워만해도 1000만~1100만개에 이를 정도다.


- FSP라는 브랜드가 세계 시장에서 갖는 위치는 어느 정도인가?

전세계 데스크톱 파워서플라이 분야에 있어 세계 2위에 해당하는 판매량을 갖고 있다. 타업체의 정확한 판매량을 알 수는 없지만 순수 리테일용 파워의 판매 수량만 따진다면 아마 FSP가 1위가 아닐까 생각한다.

디스플레이용 파워서플라이의 점유율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전세계 LCD-TV용 파워서플라이 중 FSP 브랜드가 차지하는 마켓 쉐어가 2009년을 기준으로 8.6%에 달하며, 올해는 9%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데스크톱 파워서플라이 분야의 마켓 쉐어를 비롯해 노트북과 LCD-TV 등 여러 파워서플라이 분야의 시장 점유율이 매년 늘고 있다.

또한 삼성과 폭스콘, 에이서, MSI, NEC, 레노버, 필립스, 샤프, 산요, 도시바, 모토로라, 퀀텀 등 세계적인 회사들과 파트너십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 대만 FSP 본사


- 작년과 올해 파워서플라이 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80플러스였다. FSP는 어떤 80플러스 모델을 갖고 있는가?

FSP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213개의 80플러스 모델을 갖고 있다. 이중 골드가 2모델, 실버가 24모델이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플래티늄 모델도 세계 최초로 획득한 바 있다. 남은 2010년과 2011년에는 80플러스 골드와 플래티늄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한국 시장에도 곧 80플러스 모델이 들어올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사양에 대해 말할 수는 없지만 이르면 10월 중으로 출시될 예정이며, 이를 계기로 다양한 80플러스 제품이 계속해서 들어오게 될 것이다.


- FSP의 제품이 다른 파워서플라이와 다른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선 정직함을 모토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가장 강점이라 생각한다. FSP 그룹은 어설픈 제품은 결코 생산하지 않는다. 철저한 검수 과정을 거쳐 모든 면에서 완전하게 합격점을 받은 제품만 내놓는다. 그러다보니 신제품의 출시 일자가 다소 늦어지는 부분도 있지만 안정성 부분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출력도 마찬가지다. 정격 출력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 결코 눈속임으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일이 없다. 그런 일은 FSP 그룹에서도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

FSP의 제품은 외형적으로 결코 화려하지 않다. 형용 색색으로 도색을 한다거나 이미지를 넣는다거나 하는 등의 작업은 거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그리 중요하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오히려 디자인에 치중할 에너지를 검수에 투자함으로써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고로 '화려하지는 않지만 속은 튼튼한 파워' 그것이 FSP 파워를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는 말이라 생각한다.


▲ 다양한 폼펙터의 신제품 FSP 파워


- 해외 시장과 국내 시장의 다른 점은?

국내 시장은 참 재미있는 곳이다. 외국에 비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앞서나가고 있는 것이다. FSP 그룹의 각국 지사 회의를 가보면 그것을 몸소 체험할 수 있다. 외국의 경우 대부분 300W 급의 제품이 주력이다. 대부분이 300W, 높아봐야 400W 미만의 제품을 주문하는 반면 한국만 유독 500W 이상급 제품을 주문한다. 그래서인지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보는 사람도 많다.

FSP의 파워서플라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리테일용 파워 역시 대부분 300W 급이다. 만일 500W 급 제품이 보인다면 그것은 십중 팔구 한국으로 수출하는 제품일 것이다. 그만큼 국내 시장이 앞서나간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지나치게 높은 출력만 찾는 경향이 나중에는 화를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 이슈가 됐던 정격 출력 사태처럼 말이다.


- 끝으로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FSP 그룹과 스파클텍은 정도(正道)를 걷는 회사다. 두 회사가 파트너십을 맺은지 벌써 10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그만큼 양사간의 신뢰도 튼튼하다. 두 회사가 이렇게 오랜 시간을 친구로 남아있을 수 있었던 것은 정도(正道)를 걷고자 하는 신념이 서로 같았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 FSP 그룹은 한치의 오차나 눈속임도 허용치 않는다. 소위 말하는 '묻지마 파워/뻥튀기 파워'는 결코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스파클텍 역시 마찬가지다. 한때 묻지마 파워가 유행하던 시절 그 분위기에 편승했더라면 큰 돈을 벌 수도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언젠가는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비록 느린 행보가 될지라도 올바른 길로 가고 싶다. 그것이 기업 경영에 최선이라 생각한다.

IT조선 홍진욱 기자 hong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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