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가 많은 PC 마니아들이 바라던 CPU 아키텍처의 세대교체를 눈 앞에 두고 있다. 그 중심에는 불도저가 자리잡고 있다. 서버나 하이엔드 PC에 들어갈 불도저는 고성능과 AMD가 앞으로 가고자 하는 멀티코어, 매니코어의 효율성, GPU 통합 APU의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어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아키텍처이기도 하다. 그 불도저의 모습과 주요 기술이 AMD TFE에서 자세히 공개됐다.

불도저는 단순히 기술보다도 발상의 전환이 돋보이는 프로세서 아키텍처다. 이 설계의 가장 큰 특징은 하나의 코어 안에 세 개의 연산 유닛이 들어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전통적인 프로세서가 각각 한 개의 정수 연산 유닛과 부동 소수점 연산 유닛을 갖고 있었다면 불도저는 두 개의 정수 연산 유닛과 한 개의 부동 소수점 연산 유닛을 넣었다. 대체로 CPU 연산이 정수 연산이 많고 부동 소수점 연산은 그에 비해 비중이 적은 편이다. AMD는 이에 초점을 맞춰 하나의 코어 안에 두 개의 정수 연산 유닛을 넣은 것이다. 두 개의 정수 연산 유닛이 한 개의 부동 소수점 연산 코어를 공유하는 모양새로 보면 된다.

이렇게 두 개의 정수연산 유닛과 한 개의 부동 소수점 연산 유닛이 합쳐진 것이 하나의 코어가 되는 것이다. 또한 이런 코어를 여러 개 합쳐 멀티 코어 프로세서가 된다. 재미있는 것은 운영체제가 정수 연산 유닛 개수만큼을 코어 개수로 알아챈다는 점이다. 불도저 코어 하나를 2개의 코어로, 4개의 불도저 코어를 갖춘 쿼드코어 프로세서는 8개의 코어로 알아챈다.

이는 인텔의 하이퍼스레딩과 비교할 만한 기술이기도 하다. 하이퍼스레딩은 하나의 코어로 두 개의 스레드를 번갈아 처리하는 것으로 시스템 자원에 여유가 있을 때는 하나의 코어가 마치 두 개처럼 작동한다. 불도저 역시 코어 하나가 정수 연산 코어 개수만큼 2개로 쓰이는 것은 비슷하지만 대개의 상황에서 물리적으로 2개의 정수 연산 유닛이 1개의 부동 소수점 유닛을 충분히 나누어 활용할 수 있다고 알려지고 있어 CPU 의존적인 작업에서도 하이퍼스레딩에 비해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코어의 기본 단위는 다소 논란이 될 듯 하다. 불도저 유닛 하나를 두 개 코어로 봐야 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적인 AMD의 입장은 없지만 4개의 불도저 유닛이 8개처럼 작동하기 때문에 쿼드코어도, 8코어도 애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어 대신 불도저 유닛이라는 단어가 쓰이기도 하는 이유다.

불도저는 오랫만에 AMD 프로세서의 환골탈태라 할 만큼 큰 변화를 가져오는 아키텍처다. 단순히 성능을 올린다는 것보다 늘 지적되는 코어당 성능을 비롯해 멀티 코어의 효율, GPU와 협업하는 APU 등 각 상황에 알맞는 모습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칭찬할 만하다. 프로세서 성능 전쟁,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대만 현지 취재 = IT조선 최호섭 기자 noteboo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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