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와 카메라. 기가 막힌 조합이다. 휴대전화 카메라는 사진을 촬영하는 용도로는 물론, 영상 통화나 증강현실 어플리케이션 등에 이용되는 등 쓰임새가 많다.

휴대전화가 통신 수단에서 벗어나 모바일 컴퓨터로서의 역할을 하게 됨에 따라, 이들 휴대전화 카메라의 쓰임새는 더욱 많아지게 되었다. 그에 따라, 자연스레 휴대전화 카메라들도 점차 고성능, 다기능을 지니게 되었다. 특히, 전자기기의 왕국 일본에서는 디지털 카메라를 위협할 정도의 고화질과 편의 기능을 지닌 휴대전화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IMG_5680.JPG

 <80만, 130만을 넘어 500만, 800만 화소로 진화한 휴대전화 카메라>

초기, 이른바 '카메라폰'이라 불리운 휴대전화들은 130만 화소 가량의 이미지 센서에 줌 렌즈 등을 갖춘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후, 본체 크기 문제로 휴대전화 카메라의 줌 렌즈는 사양세를 겪었다. 반면, 화소수나 편의 기능은 점차 늘어났다. 카메라폰 뿐만 아니라, 일부 스마트폰의 경우 500만 화소 이상의 카메라 모듈을 내장하고 있기도 하다.

전자기기의 왕국, 일본에서 이러한 휴대전화 카메라의 성장은 특히 돋보인다. 일본 휴대전화 라인 업에는 '카메라폰'이라는 항목이 별도 분류돼 있을 만큼, 고화소, 고기능 카메라폰이 인기를 끌고 있다. 기발하고 강력한 성능을 지니게 된 카메라폰, 어디까지 발전했을까? 일본에서 발표된 최신 카메라폰을 살펴보면 지금까지의 기술 발전과 시장 동향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여성향 디자인과 성능으로 승부한다. 카시오 엑실림 카메라폰

카시오는 일본 휴대전화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미 엑실림 휴대전화 시리즈는 일본 내에서 디지털 카메라와 맞먹는 화질을 가진 휴대전화로 알려져 있어 인기가 높다. 그 최신 모델, 엑실림 CA006은 1,316만 화소 이미지 센서를 장착한 제품이다. 720p 동영상 촬영 기능은 물론, 초당 30매 고속 연속촬영,피부 보정 기능 등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에 뒤지지 않는 본체 성능을 지니고 있다.

CA006_vp.jpg

<여성향 디자인, 컬러가 돋보이는 카시오 엑실림 휴대전화>

카시오는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늘 개성 강한 제품을 선보여온 제조사다. MP3 플레이어를 내장했던 카시오 EX-S1, 회전 렌즈를 장착했던 카시오 Q2900UX 등의 모델은 디지털 카메라를 오래 다룬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접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최근 카시오는 디지털 카메라 엑실림 시리즈에 초고속 영상 촬영 기능을 속속 추가하고 있는데, 이를 토대로 보면 엑실림 카메라폰 시리즈에도 초고속 영상 촬영 기능이 추가될 날이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사이버샷의 영광을 휴대전화 시장에서도. 소니에릭슨 카메라폰

소니에릭슨은 소니의 디지털 카메라 기술력을 휴대전화에 도입했다. 소니에릭슨의 사이버샷 휴대폰 S006은 1,620만 화소 이면조사형 EXMOR R CMOS 이미지 센서를 탑재했다. 이로 인해, 어두운 곳에서도 고감도를 통해 선명하고 노이즈가 적은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S006.jpg

<전면의 [16.2 메가픽셀]에 주목할 것. 소니에릭슨 사이버샷 폰>

또한, 고속 연속촬영 및 자동 장면인식 기능 등 사이버샷 디지털 카메라의 촬영 기능을 모두 갖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소니에릭슨에 의하면, S006의 [선명한 고감도] 기능을 사용하면 ISO 12800 상당의 이미지도 촬영할 수 있다고 한다.

소니는 항상 기발하고 예상치 못한 기술을 선보여왔다. 아직 사이버샷 디지털 카메라에도 탑재되지 않은 1,620만 화소 이면조사 이미지 센서가 사이버샷 카메라폰에 먼저 들어갔다는 점은 다소 놀랍다. 이마저도 소니의 변덕으로 이해해야 할까? 아니면, 사이버샷 시리즈에도 으레 고화소 이면조사 이미지 센서가 들어갈 것이라는 희망으로 이해해야 할까?

후발 주자의 무서움을 알게 해 주마. 파나소닉 루믹스 카메라폰

휴대전화 카메라 전쟁, 파나소닉도 질세라 경쟁에 뛰어들었다. 파나소닉은 10월, 파나소닉 디지털 카메라 라인 업인 루믹스 시리즈의 브랜드를 휴대전화 라인 업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파나소닉 루믹스 카메라폰의 등장이다.

lumix.jpg

<루믹스 FX 시리즈를 늘려놓은 듯한 파나소닉 루믹스 폰>

루믹스라는 이름답게, 파나소닉 카메라폰은 디지털 카메라 기능에 초점이 맞추어진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력 모델은 1,320만 화소 CMOS 이미지 센서, 휴대전화 이미지 센서에 특화된 [모바일 비너스]이미지 처리 엔진을 장착한 제품이라고 한다. 여기에, 초해상 기술을 도입해 디지털 줌 사용 시에도 선명한 화질을 보증하고 렌즈면에 멀티 코트 필터를 사용해 해상력을 높이고 지문이 묻는 것도 방지한다고 한다.

카메라폰들의 공통점은, 휴대전화라기보다는 디지털 카메라에 가까운 외관을 지니고 있다는 점, 대형 / 고화소 이미지 센서를 장착하고 있다는 점이다. 디지털 카메라 제조사들은 저마다 기술을 접목해 카메라폰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와 통신 환경이 다른 일본의 특성상, 이들 카메라폰을 우리나라에서 만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최신 카메라폰의 화질과 기술은 보는 것만으로 신기하고 놀랍다. 이미 카메라폰은 고화소, 다기능이라는 디지털 카메라의 영역을 침범했다. 기술 발전의 속도를 미루어 짐작해보건대, 렌즈교환식 카메라폰이나 캠코더폰의 등장 역시 충분히 가능한 일이 될 것이다.

IT조선 차주경 기자 reinerre@chosunbiz.com
상품전문 뉴스 채널 <IT조선(it.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