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설악산에는 새하얀 눈이 수북하게 내렸다. 스키장은 앞다퉈 개장을 하느라 열을 올리는 중이다. 올해 초 내린 기습 폭설로 인해 이미 한 차례 무서움을 겪었으니 스노타이어와 체인 같은 용품은 알아서 챙길 터. 오늘은 겨울철 운전자가 알아야 할 보다 현실적인 팁이다.

 

히터는 예열이 끝난 후 가동

겨울철 자동차를 탈 때 가장 큰 골칫거리는 뭐니 해도 ‘추위’. 얼음장처럼 차가운 시트와 스티어링 휠, 그리고 변속 레버는 만지기 조차 싫을 정도. 예열을 하면서 하는 실수 중 대표적인 부분이 바로 곧장 히터를 켜는 일이다.

솔직히 히터는 우리가 실내에서 쓰는 난방기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자체적으로 열을 내는 것이 아니라 엔진에서 발생한 열은 자동차 안으로 유입되도록 송풍팬이 달렸는데 이 부분을 통칭해 히터라 부르기 때문이다.

자동차 히터는 엔진 열로 실내를 덥히기 때문에 엔진이 일정 온도 이상으로 예열되지 않을 경우 난방효과가 없다. 오히려 예열이 안된 냉간 상태에서 곧장 송풍팬을 가동하면 에어컨처럼 차가운 바람이 당신을 맞이할 것이다.

차량에 따라 다르지만 한 겨울에 히터 효과를 보려면 보통 가솔린 승용차의 경우 5~10분, 디젤 엔진은 10분 이상이 걸린다. 디젤의 초기 히터 능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열효율이 좋기 때문. 통상적으로 디젤 엔진은 가솔린 엔진에 비해 약 10% 정도 열효율이 좋다.

송풍팬을 가동하면서 동시에 바람의 방향을 움직이는 것도 팁이다. 일단 설정한 온도로 히터가 동작하면 방향을 바닥쪽으로 바람이 향하게 조절한다. 보통 겨울철에는 대시보드에 달린 위쪽 송풍구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겨울철에는 대기가 건조해 바람이 직접 얼굴에 닿을 경우 피부 건강에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겨울철 불청객, 정전기

건조한 날씨 때문에 찾아오는 대표적인 불청객인 정전기 역시 겨울철 피하고 싶은 정전기는 보통 자동차 시트가 직물이거나 인조가죽이라면 옷과 마찰을 일으켜 자주 발생한다. 보통 차량 정전기는 차에 탈 때 보다는 내릴 때 자주 발생한다.

차에 타고 있는 동안 옷과 시트 사이에서 정전기가 발생하기 때문. 차체에 정전기를 막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일단 내릴 때 금속 부분에 손을 댄 채 시트에서 일어나 두 발을 땅에 닿게 한 다음 차체에서 손을 떼면 된다. 차체가 접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정전기를 방지할 수 있는 가죽 시트나 정전기 방지 기능을 갖춘 방석을 까는 것도 방법이다. 열쇠고리 형태의 정전기 방지 액세서리 역시 기분 나쁜 정전기를 몰아내는데 효과적이다.  

 

성에는 긁지 말고 녹인다
겨울철 바깥에 차를 주차하고 밤새 세워두면 차체와 유리에는 성에가 끼기 마련. 마음 같아서는 가마솥 누룽지 긁어 내듯 박박 긁으면 좋으련만 그렇게 했다간 차체 도장면에 손상을 입히기 십상이다.

성에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하주차장을 이용하는 법. 대기중의 습기가 낮은 온도로 인해 그대로 얼어 붙어 버리는 만큼 외부와 자동차의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하지만 지하주차장이 없다면 차선책으로 시중에서 판매하는 성에 방지 커버를 구입하거나 포장용 박스나 신문을 이용하면 된다.

차체를 다 덮을 수는 없어도 앞유리와 뒷유리만 덮어도 성에가 끼는 것을 막을 수 있어 추운 겨울철에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덮어놓은 종이가 날아가지 않도록 와이퍼를 살짝 끼워놓는 센스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너무 심하게 성에가 끼어 히터나 열선으로 쉽사리 제거가 되지 않는다면 전용 성에 제거제나 제거기를 사용해야 한다. 성에 제거제는 성에가 낀 유리에 뿌려 녹이는 약품이다. 스프레이 타입이기 때문에 사용이 간편한 것이 장점. 추운 겨울에 손을 호호 불어가며 성에 제거를 할 필요가 없다. 성에 제거기는 주걱처럼 생겨 유리에 낀 성에를 긁어내는 도구. 약간 번거롭지만 가격이 싸고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하다. 비상 대체품으로 CD 케이스나 크레디트 카드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추위를 견딜 수 있다면 극약 처방도 있다. 성에는 차량 내외부의 온도차로 인해 발생하는 자연현상이다. 따라서 내외부의 온도차를 없애주면 성에가 생길 수 없다. 선루프가 있다면 틸트 상태로 주차를 해 두거나 창문을 살짝 열어두면 차량 내외부의 온도가 밤새 같기 때문에 성에가 끼지 않는다. 물론 아침에 타면 실외와 같은 온도를 경험해야 하지만.

눈 예보가 있을 땐 와이퍼를 세워 유리와 밀착되지 않도록 해둔다. 강원도 지방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으로 와이퍼가 유리에 얼어 붙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유리에 쌓인 눈을 치우기 훨씬 수월해 진다. 게다가 쌓인 눈으로 인해 와이퍼 구동계에 손상을 막을 수 있다.

IT조선 김재희 기자 wasab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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