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의 뜨거운 열기 속에 e북 전용 단말기가 몸부림치고 있다. "태블릿 하나면 전자책 뿐만 아니라 게임, 문서 작성, 웹서핑까지 할 수 있는데 e북 전용 단말기가 왜 필요해?" 이런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현존하는 책읽기에 가장 좋은 디스플레이인 전자잉크 기반의 제품이라는 점에서 e북 전용 단말기의 관심은 쉽게 꺼지지 않고 있다. 

2008년 설립, 전자책 콘텐츠와 단말기 유통, 그리고 전자책 도서관을 구축해 온 북큐브 네트웍스는 지난 2월 전용 단말기인 B-612를 출시한데 이어 10만원대 보급형 단말기인 B-815를 내놨다. 무선랜, 키보드, 전자사전 등 부가기능을 최소화 해 가격을 크게 낮춘 이 제품은 휴대성과 전자잉크 기반으로 종이책 같은 편안한 독서 환경을 제공해 주기 때문에 전자책에 관심있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받고 있다.

<> 휴대성이 높은 보급형 e북 단말기 B-815


◇ 책 읽기에 최적화된 e북 전용 단말기

“정말 작고 가볍다!” B-815를 처음 만난 느낌이다. 요즘 한창 화제가 되고 있는 갤럭시탭보다도 크기가 작다. 스마트폰 2개도 안되는 200g의 무게를 지녔다. 키보드도 달려있지 않아 다른 e북 단말기보다 더욱 작게 느껴진다. 두께도 0.84cm에 불과하다. 

<> 두께는 8.4mm로 상당히 얇다.  


<> 전용 케이스도 함께 구입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를 감싸고 있는 베젤은 메탈 재질을 사용해 단단하게 보인다. 베젤의 색상에 따라 블랙, 실버, 핑크 등 세 가지 제품으로 출시되며, 우측에는 페이지 넘김, 메뉴 등의 4개 버튼이 달려있다. 

<> 우측의 버튼으로 페이지 넘김 및 메뉴 등의 버튼이 있다. 버튼은 4개 뿐이지만 이것으로 모든 기능을 다룰 수 있다. 버튼을 눌러 화면을 회전시킬 수 있기 때문에 오른손잡이 뿐만 아니라 왼손잡이도 쉽게 버튼을 누를 수 있다.


디스플레이는 종이책과 가장 유사해 가독성이 뛰어난 전자잉크를 썼다. 크기는 다른 단말기와 동일한 6인치다. 해상도는 800X600 픽셀로 스펙상으로는 다소 답답한 듯 보이지만 책 읽는데는 큰 문제 없다(다른 단말기도 거의 동일한 사양을 갖고 있다). 

내장 메모리는 2GB이다. 대부분 텍스트로 이뤄진 e북 콘텐츠를 담기에는 넉넉한 용량이다(북큐브 전자책의 경우 최대 2만여권 저장 가능). 다만 MP3를 듣거나 이미지로 된 만화를 볼 경우에는 메모리가 부족하게 느껴지는데 이때에는 마이크로SD 메모리를 이용해 메모리를 확장할 수 있다(제조사에 따르면 최대 16GB까지 사용 가능). 

MP3나 WMA, WAV 등 음악 파일을 재생하면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이어폰 연결 단자도 달았다. 단말기로 자료 전송은 상단에 있는 미니USB로 PC에 연결해 할 수 있으며, 동시에 충전도 된다. 또한 하단에는 휴대폰 충전에 많이 쓰이는 24핀 포트를 달아 어디서든지 간편하게 충전할 수 있도록 했다.

<>위쪽 덮개를 열면 미니 USB 포트와 이어폰 연결 단자를 볼 수 있다. 또한 마이크로SD 카드를 넣어 메모리 용량도 확장할 수 있다.

<> 표준 24핀 커넥터도 제공된다. 이를 이용해 충전을 할 수 있다.


◇ 전국 전자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e북 단말기

e북 전용 단말기의 첫째 조건은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아야 한다는 것.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볼 수 있는 e북 콘텐츠가 없다면 쓸모없는 기계에 불과하다. 

국내 출시된 e북 단말기는 지정된 인터넷 서점에서 공급하는 콘텐츠만 이용할 수 있다. 물론 대부분 유료이다. 읽고 싶은 신간도 부족할 뿐 아니라 돈 주고 사보기에 콘텐츠가 충분하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단말기를 구입하고 기존 형태의 책을 구매하는 등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B-815는 자체 북큐브에서 공급하는 콘텐츠 외에 전국 ‘전자책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 도서관이 인터넷 속으로 쏙 들어간 것이 전자책 도서관이다. 북큐브 B-815로 이용할 수 있는 국내 전자책 도서관은 북큐브네트웍스에 따르면 약 1천여개이다. 일반 도서관과 똑같이 책을 검색해 보고, 읽기 원하는 책은 일정 기간 대출해 볼 수 있다. 대부분 공공 기관, 학교 혹은 지역 커뮤니티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대출 비용도 무료다. 책읽기를 무척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단말기 한 대만으로 도서관에 가지 않고 집에서 편히 앉아 원하는 책을 대출해 볼 수 있으니 이 기능 하나만 보더라도 돈값은 톡톡히 하는 셈이다. 

<>전자책 도서관에 가입, 가지고 있는 B-815를 등록하면 무료로 책을 대출해 안방에서 편안하게 독서를 할 수 있다.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자책 도서관 구축이 그다지 활발하지 않아 신간은 거의 없다. 도서관마다 다르지만 책 보유 수량도 그렇게 많지 않다. 대부분 학교, 시도 단위, 그리고 특정 아파트 입주민 등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곳도 많아 자격이 되지 않으면 가입조차 어렵다. 그래도 읽을 만한 책이 꽤 있어 유용하다는 것이 전자책 도서관 이용자들이 평이다.
 

◇ 공짜로 도서관에서 책 빌려보는 e북 단말기

가격이 착하다보니 다른 단말기에 있는 전자사전은 없다. 원서의 경우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그냥 책꽂이에서 사전을 꺼내 찾아야 한다. 별도의 키보드도 없다. 오로지 위아래 버튼으로 원하는 기능을 찾아 눌러야 한다(대신 키보드가 없으니 크기가 상당히 작아졌다는 장점도 있다). 무선랜도 없기 때문에 e북 콘텐츠를 받으려면 무조건 PC와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그래도 MP3와 같은 오디오 파일 재생 지원, 북큐브 자체 콘텐츠 외에 ePub, PDF, MOBI, TXT, RTF 등 일부 문서 읽기, JPG 등 그림 파일 재생(ZIP 압축 파일도 지원하기 때문에 만화책 읽기에 좋다) 등 기본적인 e북 단말기의 기능은 모두 지원한다. 

역시 뭐니 해도 B-815의 최대 장점은 ‘가격’과 ‘전자책 도서관’이다. 가격은 10만원대 후반으로 다른 단말기와 비교해 부담이 덜하다(출시 당시에는 이벤트가로 13만9000원에 팔기도 했다). 책상에서 편히 앉아 인터넷으로 마음에 드는 책을 공짜로 빌려볼 수 있으니 돈값은 톡톡히 하는 셈이다. 

매서운 찬 바람에 집 앞 도서관으로 발길을 옮기는 것 조차 귀찮은 겨울. e북 단말기 한 대 마련해 인터넷으로 전자책 도서관에 드나들며 내 지식과 마음의 살을 찌우는 건 어떨까?  

IT조선 이준문 기자 j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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