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여섯 개의 코어가 들어간 AMD 페넘II-X6 프로세서의 출시는 잠잠했던 CPU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인텔도 여섯 개의 코어를 탑재한 제품이 출시돼 이슈를 모았으나, 이는 일부 최상위 유저를 위한 익스트림 제품으로 일반 소비자들이 구입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림의 떡이었던 셈이다.

 

AMD 페넘II-X6는 식스코어를 사용하고픈 소비자들의 애타는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준 기특한(?) 제품이었다. 비록 전체적인 성능은 인텔 식스코어와 많은 차이가 났지만 쓰레드의 증가로 인한 이점은 동일하다. 멀티쓰레드를 사용하는 프로그램이 아직 많지는 않지만 점점 증가하는 추세임을 감안한다면 코어의 개수가 늘어남으로 인해 생기는 이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서 열렸던 CES 2011을 기점으로 인텔의 샌디브릿지와 AMD의 퓨전APU 등 다양한 프로세서 제품군이 선보였다. 그야말로 대공습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많은 제품이 출시되면서 CPU 시장에 세대 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출시된 AMD 식스코어 패밀리의 전망은 어둡지 않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여전히 이들 식스코어가 가격대비 높은 퍼포먼스를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하위 호환성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갖고 있어 이전 플랫폼을 사용하던 유저들에게도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과연 AMD 식스코어의 지난 몇 개월간의 성적은 어땠으며, 최근 출시된 1075T와 1100T 블랙 에디션 제품의 성능은 얼마나 높아졌는지 테스트를 통해 알아봤다.

 


- 식스코어 상승세, 새해에도 이어질듯

 

지난 2010년 하반기 식스코어의 판매량은 대략 2배 이상 늘었다. 물론 다른 듀얼코어나 쿼드어의 판매량과 비교한다면 낮은 수준이라 할 수 있지만, 판매되는 모델이 기껏해야 3~4종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매우 선전한 셈이다.

 

하반기가 시작되는 7월의 판매량을 100%로 잡았을 때 12월에는 306%로 무려 200% 이상 높아졌다. 6개월만에 괄목할만한 성장을 한 셈이다. 이 같은 추세로 볼 때 올해 상반기 중에는 적어도 2배 이상은 더 성장하지 않을까라는 예상을 해볼 수 있다.

 

게다가 작년에는 식스코어 모델이 1055T와 1090T만 있었지만 연말에 1075T와 1100T가 추가로 출시됐으며, 향후 식스코어 제품의 라인업이 보강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당분간은 상승곡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새식구 1075T와 1100T,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최근 출시된 식스코어 제품인 AMD 페넘II-X6 1075T와 1100T Black Edition의 성능을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알아봤다.

 

참고로 두 제품은 AM2+와 AM3 소켓을 지원하며, 모두 6MB의 L3 캐쉬메모리를 사용한다. TDP(열설계 전력)는 125W로 1055T 95W 제품보다는 다소 높으며, 클럭의 차이(1075T-3.0GHz/1100T-3.3GHz)를 제외하면  기타 특징은 동일하다. 테스트 결과는 별도의 언급이 없다면 수치가 높을 수록 성능이 좋은 것을 의미한다.

 

테스트 사양

CPU

AMD 페넘II-X6 1055T (2.8GHz)
AMD 페넘II-X6 1075T (3.0GHz)
AMD 페넘II-X6 1100T Black Edition (3.3GHz)

메인보드

GIGABYTE GA-870A-UD3 

VGA

 SAPPHIRE 라데온 HD 6850 D5 1GB

RAM

G.SKILL DDR3 4G PC3-12800 CL9 RIPJAWS RL (2Gx2) 

파워서플라이

FSP FSP600-80APN 

운영체제

 Window7 UltimateK

 

 

- PC MARK VANTAGE (Total Score)

 

시스템의 전체적인 능력을 세분화해 측정해 결과치를 도출하는 PC MARK VANTAGE를 통해 세 CPU의 성능을 비교해 봤다. 가장 상위 모델인 1100T가 8445점으로 최고점을 기록했고, 1075T와 1055T가 그 뒤를 나란히 이었다. 클럭의 수치만큼 결과 역시 비슷한 편차를 보였다.

 


 

- 3D MARK VANTAGE (CPU Score)

 

다음으로 3D MARK VANTAGE 프로그램을 이용해 CPU의 능력을 측정해봤다. 흔히 3D MARK VANTAGE는 시스템의 그래픽 성능을 알아볼 때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세부 항목이 GPU와 CPU로 나누어져 있어 CPU의 성능을 알아보고자 때 CPU 테스트 항목을 많이 사용한다.

 

테스트 결과 위의 PC MARK와 마찬가지로 세 제품의 결과가 나란히 나왔다. 역시 클럭의 차이만큼 결과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 SANDRA 2009 : 프로세서 연산 능력

 

SANDRA 2009는 CPU 테스트에 있어 가장 많이 사용되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CPU의 연산 능력을 비롯해 멀티미디어 능력과 메모리 대역폭, 지연시간까지 다양한 항목을 측정할 수 있어 폭넓은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먼저 프로세서의 연산능력, 즉 정수 연산과 부동소수점 연산 능력 등을 측정하는 Arithmetic 항목에서는 위의 결과와 유사한 패턴의 결과가 나왔다. 역시 클럭에 차이에 따른 결과라 할 수 있으며, 최상위 제품인 1100T는 다른 제품을 압도하는 높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또한 멀티미디어를 측정하는 테스트 역시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정확히 클럭의 차이만큼 성능의 차이가 나타났다.

 

 

 

 

- 씨네벤치 R11.5

 

씨네벤치는 다중코어의 멀티미디어 능력을 테스트하는 씨네벤치 R11.5를 돌려봤다. 이 프로그램은 CPU의 멀티쓰레드를 활용한 것으로 코어의 개수가 많을수록 유리하다. 대상 모델들의 경우 모두 식스코어라 6개의 쓰레드를 이용해 렌더링을 하게 된다. 결과는 역시 다른 테스트 결과와 동일하게 나왔다.

 

 

 

- Fritz Chess Benchmark

 

펜티엄 3 1GHz를 480Kilo nodes로 정의해 테스트하는 프리츠 체스 벤치마크(Fritz Chess Benchmark)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한 번쯤 이변을 기대해보기도 했지만 역시 클럭의 차이에 따른 결과의 차이는 정확했다.

 

 


- 바이오 하자드5

 

바이오 하자드5 벤치마크 툴을 이용해 간단하게 게임 능력을 테스트 해봤다. CPU의 영향을 비교적 많이 받는 1280X1024 해상도로 측정한 결과 역시 위의 테스트와 같은 값이 나왔다. 아래의 결과가 모든 게임을 대변한다고는 볼 수 없지만 낮은 해상도에서 게임을 즐긴다면 역시 높은 클럭의 CPU를 사용하는 것이 비교적 유리하다는 속설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 소비전력 테스트

 

끝으로 소비전력에 대해 알아봤다. 참고로 소비전력의 경우 다른 테스트와 다르게 점수가 낮을 수록 좋은 것이다. 시스템이 아무 일도 하지 않는 IDLE 상태와 시스템 부팅시, 3D MARK VANTAGE를 돌렸을 때의 Full Load 상태 등 세 가지 상황을 설정해 알아봤다. 결과는 예상대로 성능 테스트와 정확히 반비례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어찌되었든 CPU가 Full로 돌아가는 상황에서도 200w 초반대의 전력만을 소모한다는 것은 전력면에서 매우 훌륭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최근 CPU 시장은 인텔의 샌디브릿지 프로세서가 출시되면서 다시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면 AMD는 CES 2011을 통해 새로운 프로세서를 선보이기는 했지만 출시까지 꽤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할듯 하다. 그때까지는 페넘X6 시리즈가 계속해서 AMD 프로세서의 주력 모델이 될 것이고, 이 점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AMD 페넘X6는 식스코어로써 장점을 갖추고 있다. 전체적인 컴퓨팅 능력에서는 떨어지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지만 6개의 코어를 탑재해 멀티쓰레드를 사용하는 프로그램에서 강점을 보인다. 거기에 하위호환성을 갖추고 있어 이전 플랫폼을 사용하던 사람도 별도의 업그레이드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편리하다. 이는 비용 절감 부분에서도 이득이다. 이러한 장점들을 잘 살린다면 AMD 페넘X6는 올 하반기와 같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 기존에 출시된 1055T는 이미 출시 때보다 가격이 많이 낮아져 가격대비 성능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출시된지 얼마되지 않은 1075T와 1100T는 아직 유저들이 기대하고 있는 것보다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특히 1100T는 배수락이 풀린 블랙 에디션 제품이라 오버클럭 유저들에게는 매력적인 제품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높은 가격은 제품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을 해결한다면 페넘X6 제품의 인기도 덩달아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IT조선 홍진욱 기자 honga@chosunbiz.com
 상품전문 뉴스 채널 <IT조선(it.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