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전의 HDD 업체간 경쟁을 '용량의 전쟁'이라 표현했다면, 2010년 이후의 HDD 시장은 '속도의 전쟁'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2010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많은 업체들은 HDD의 몸집을 불리는데에만 급급했지만, 2010년부터는 버퍼 메모리와 회전 속도를 늘리고 SATA3 인터페이스를 적극 채용하는 등 속도에도 많은 신경을 쓰면서 양과 질 모두를 잡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물론 속도나 소음 면에 있어 차세대 스토리지로 떠오른 SSD를 따라잡기 버거운 것이 사실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SSD의 등장에 따라 HDD의 수명을 그리 길지 않게 봤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가격에 비해 용량이 상당히 크다는 장점 때문에 아직까지 데스크톱 스토리지 시장의 최강자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2011년 1~2월 간의 HDD 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다나와 리서치를 통해 알아봤다. 참고로 다나와 리서치는 다나와 연동몰과 제휴몰의 판매량을 합친 것으로 전체 시장의 판매량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두는 바이다.


- HDD 제조사별 점유율 : 1위 자리 굳건히 지키는 웨스턴디지털(WD)

HDD 제조사별 점유율은 웨스턴디지털(WD)과 씨게이트, 삼성전자와 히타치의 4파전이 전개되고 있다. 이 업체들 외에 도시바와 HP 등의 업체들이 작으나마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었지만, 수량이 극히 미미한만큼 데이터에서 제외시켰다.

WD가 전체 판매량에서 절반이 넘는 53%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재작년 이후 계속해서 이어진 현상으로 2위 업체인 씨게이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WD는 제품의 특성별로 라인업을 구분하는 BGB 마케팅과 특유의 안정적인 제품 이미지를 앞세워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1~2월 주차별 판매량을 보면 HDD 시장의 상황을 더욱 자세히 알 수 있다. 씨게이트가 2월 초반에 WD를 12% 격차로 빠르게 쫓아가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본격적인 업그레이드 시즌에 들어서면서 WD에 완전히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와 히타치는 서로 비슷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한때 히타치가 삼성전자를 역전하며 분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홈그라운드와 A/S의 이점을 앞세운 삼성전자의 제품에 다시 3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 HDD 인터페이스별 점유율 : SATA 6Gb/s (SATA3) 인터페이스가 대세

SATA 6Gb/s (SATA3) 인터페이스의 성장세가 무섭다. 불과 2달 여만에 10%에서 40%까지 치솟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의 대세가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인텔의 샌디브릿지 CPU가 출시되는 1월말을 기점으로 판매율이 급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새롭게 출시되는 플랫폼들이 대부분 SATA3 포트를 탑재하고 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구성으로 PC를 업데이트하는 소비자들이 기존의 SATA2 포트보다 더 빠른 속도의 SATA3 포트를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상반기안으로 기존의 SATA2 인터페이스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HDD 용량별 점유율 : 여전히 건재한 500GB 용량

용량별 판매량에서는 500GB 제품의 선전이 눈에 띈다. 2월 중순에 잠시나마 1TB 제품의 판매량이 500GB를 앞지르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4만원 대의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하는 500GB 용량의 판매량을 뒤엎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1TB 제품의 가격이 6만원 대, 500GB 제품의 가격이 4만원 대로 1GB 당 가격에 있어서는 1TB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더 이득이라 할 수 있지만, 역시 절대적인 가격면에서 500GB 제품의 아성을 뛰어넘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2TB 대용량 HDD의 판매량도 한때 크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계속해서 떨어지면서 10%대의 저조한 판매량으로 2월을 마감했다.

   
IT조선 홍진욱 기자 honga@chosunbiz.com
상품전문 뉴스 채널 <IT조선 (it.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