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단단히 '뿔'났다.

삼성전자는 최근 불거진 3D TV 논쟁에서 LG전자의 FPR 방식 3D TV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언론 홍보, 시연회 등에서 다소 밀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었다. 얼마 전 모 언론사에서 실시한 3D TV 시연회는 LG전자의 3D TV가 보다 우수한 것으로 결정났는데 이를 두고 삼성전자는 공정하지 않은 시연 환경과 3D 영상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이들이 잠깐씩 본 것만 가지고 3D 영상을 논하는 것은 아이러니라는 반응이다.

삼성전자 측은 시연 장소와 시연 환경이 제대로 갖춰져 있고, 3D 영상과 해상도, 입체감, 화질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있는 이들, 그리고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전문가들이 평가하는 시연회는 바라 마지 않는 입장임을 강조하며 자체적으로 LG전자의 3D TV를 구입해 자사 제품과의 비교 시연회를 가졌다.

지난 11일 토요일 오후 2시,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 전시관 1, 2층에서 열린 양사 3D TV 비교시연회에는 파워 블로거 1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당시 시연회장에는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들과 수석 엔지니어를 비롯한 개발자들, 홍보·마케팅 담장자들까지 참석해 3D TV에 대해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3D TV의 이해를 돕기 위해 3D 산업의 발전과정과 영상 재생방식 등에 관한 설명을 삼성전자 김현석 전무가 진행한 후 별도로 마련해 둔 체험존을 통해 참석자들이 삼성과 LG의 3D TV 화질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양사의 제품을 좌우 양 옆에 나란히 둬 두 제품을 지체 없이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 측은 공정한 평가를 위해 LG전자 제품이나 삼성전자 제품 모두 공장 출하 상태로 세팅했다고 밝히면서 의심을 없애기 위해 참석자들 앞에서 '설정 초기화' 과정을 마쳤다.

체험존은 크게 스마트 TV 시연/입체감 비교/해상도 비교/2D 영상 화질 비교의 4 가지로 진행됐다. 비교시연 결과는 삼성전자의 압승이었다.

▲ 편광 안경과 셔터 안경을 붙여 만든 '시연회용 안경'

삼성전자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패널, 영상 엔진, 3D 변환 칩 모두 자체 제작하는 데 반해 LG전자는 M-Star의 보급형 칩을 사용한다고 한다. M-Star의 칩셋은 단지 명암만을 가지고 앞뒤 위치정보를 추정하기 때문에 밝기에 의한 뎁스(Depth) 오류가 발생하며 정보량이 많은 복잡한 화면에서는 수직주사선 수가 절반이므로 선명한 고주파 영역 사선에 계단현상이 나타나고 입체감이 왜곡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하단 정보는 앞으로 나오고 상단 정보는 뒤로 들어가는 단순 구도로 인해 입체감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고 LG전자 제품을 평가 절하했다.

이 밖에도 해상도의 부족으로 인해 LG전자 3D TV 자막은 떨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삼성전자 엔지니어는 이처럼 해상도 정보가 잘못 돼 돌출되어야 하는 화면이 제대로 돌출되지 않고 들어가야 하는 화면이 깊이 들어가지 못하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두 제품 각각의 화면에 '포스트잇'을 붙어놓았다. 이를 3D 전용안경을 착용해 보니 뉴스를 중계하는 영상에서 삼성전자 제품은 아나운서가 포스트잇보다 앞쪽으로 튀어나온 듯 보이는 반면, LG전자 제품은 아나운서와 데스크가 전부 포스트잇 뒤쪽에 놓인 것처럼 보였다.

계단현상(해상도 부족으로 인해 사선이 매끄럽게 처리돼 보이지 않는 현상) 역시 포스트잇을 비스듬히 붙여놓자 LG전자의 화면에서만 나타났다.

삼성전자 TV는 누워서 보면 '안 보인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삼성전자 제품은 45도까지 화면을 기울여도 입체감의 변화가 없고, 그 이상 기울일 때는 효과가 사라지면서 화면이 점멸되지만 LG전자 제품은 기울일수록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의 정보가 섞여 영상이 흐릿하게 번져 오래 보고 있으면 어지러움증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2D 영상 화질에서도 LG전자 3D TV는 라인 간 혼선을 막기 위한 블랙 라인을 집어넣었는데, 이로 인해 밝기가 약 30% 정도 감소한다며, 떨어진 밝기를 높이기 위해 백라이트 유닛을 밝히는 바람에 (사진 참조) 밤하늘 같은 장면에서 삼성전자 TV보다 별의 수가 적게 보이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이날 행사에서 체험한 3D TV 화질은 삼성전자 제품이 훨씬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IT조선 이상훈 기자 tearhunte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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