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외장HDD를 판매하는 업체 사람에게서 질문을 받았다. "저희 제품 성능도 좋고 괜찮은데 왜 잘 안 팔릴까요? 가격도 인기 제품 대비 1천원 가량 더 싼데..." 그러면서 그 제품을 들이 민다. 보는 순간 나의 답변은.

 "저 같아도 그 제품 별로 안 땡기는데요." 였다.

누가 봐도 투박한 디자인과 격한 컬러를 지닌 그 제품을 구매할 이유, 솔직히 나는 잘 못 느꼈다. 내 가방에 넣고 다닐 외장HDD인데, 차라리 1~2천원 더 주고 어여쁘고 괜찮은 제품을 선택하리라 하는 생각에서였다.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외장HDD의 공통점을 보면 브랜드 네임과 세련된 디자인 둘 중 하나는 지닌다. 세련되지도, 브랜드 네임도 없는 제품이라면 상상 이상의 저렴한 가격이어야 한다. 하지만 그다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시장 가격에, 세련되지도 귀엽지도 않은 디자인이라면 외장HDD시장에서 살아남긴 어렵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외장HDD는 더 이상 기기가 아닌 패션 소품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설명한다.

외장HDD시장에서 큰 성공을 이뤘다고 자신하는 LG전자 외장HDD도 디자인적 요소를 반영했다. XD 시리즈 중 하나인 XD5 미니는 아이스크림이라는 별명에 분홍색과 하얀색을 적절하게 조화시켜 은은하면서도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여성고객들에게 크게 어필했다는 평이다. 뒤이어 LG전자는 XD6 쥬얼리, XD7 큐브, XD8 와플이란 이름의 모델을 출시하여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 심플하면서도 세련미를 주는 'LG전자 XD7 큐브'

XD7 큐브는 은은하면서도 심플함을 강조, 남녀 구분 없이 누구나 좋아하도록 디자인 된 모델이다. 하얀색은 깔끔한 제품을 선호하는 이들이, 검정색은 심플하면서도 디자인적 요소가 고려된 것을 원하는,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이들이 선택하기 좋다. 분홍색은 여성들이 선택하기 좋다.
   
여성을 유혹하기 좋은 모델을 다수 쏟아내는 새로텍 또한 사랑 받을 만한 디자인 요소가 많이 적용됐다. 아이니(i nee)라는 이름의 외장HDD는 다채로우면서도 진한, 그러면서도 은은한 느낌을 전달하는 컬러를 입혔다. 하얀색부터 분홍, 하늘, 보라, 검정으로 나뉘어 남녀노소 누구에게 선물해줘도 괜찮은 모양을 하고 있다. 촉감도 IT라는 느낌을 주는 딱딱함이 전혀 없다.

▲ 새로텍 외장HDD '아이니 3.0'은 화장품 파우치에 넣고 다녀도 어색하지 않은 디자인이다. 선물하기에도 좋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끈 버팔로 외장HHDD '사쿠라 PET500U2'는 부드러우면서도 재미있는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사쿠라라는 별명만큼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이 모델은 전원이 들어오는 순간 버팔로라고 쓰여 있는 로고에 은은한 조명이 들어온다 감성을 바로 자극한다. 특히 분홍색 모델은 팬시용품 전문점에서 여성들이 많이 구매하고 있다고 버팔로 관계자는 말한다.

▲ 버팔로라고 쓰여있는 로고에 은은한 빛이 들어와 시선을 사로잡는다. 제품은 블랙, 레드, 핑크, 블루 컬러로 나뉜다.

외장HDD를 유통하는 한 업계 관계자는 "USB3.0과 같은 새로운 단자를 다는 등의 이슈를 불러일으키지 않는다면 지금의 외장HDD는 거기서 거기다. 비슷한 가격에 비슷한 성능, 비슷한 AS라면 선택적 요소는 디자인뿐이 없다"라고 말했다. 뒤이어 외장HDD를 선택하는데 디자인은 옵션 아닌 필수가 됐다고 덧붙였다.


 IT조선 정소라 기자 ssora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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