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싸움에 3D TV 판매량 '급증'

3D TV의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

콘텐츠 부족과 비싼 가격 등을 이유로 더디게 보급되고 있던 3D TV의 판매량이 올해부터 부쩍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대리점에서 3D TV와 스마트 TV를 내세우면서 신제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 스마트 TV, 3D TV 기능을 모두 갖춘 LG전자 LW5700

TV를 구입하려는 이들 대부분이 3D TV를 당장 구입하지 않더라도 3D TV에 대해 호기심을 보였고 구매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의 3월 판매량을 분석해 본 결과, 2011년 신모델이 출시된 3월부터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수치로 환산하면 전년도 동 기간의 전체 TV 판매량 대비 3D TV 판매량이 2%에 불과했는데 올해에는 14%나 된 것이다.

이 같은 판매량 상승은 3D TV 신모델 출시에 따른 제조사의 다양한 마케팅과 이사철을 맞아 3D TV를 구입하는 이들이 증가한 것, 그리고 3D TV의 가격이 크게 떨어진 점을 들 수 있다.

특히 지난 2월부터 두 달에 걸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다른 방식의 3D TV를 선보이면서 타사 3D TV 기술을 헐뜯은 것도 판매량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LG전자의 FPR 3D TV가 해상도가 떨어지고 입체감도 나쁘다는 점을, LG전자는 삼성전자의 3D TV가 불편하고 어두우며 비싸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지적하자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직접 양 사 제품을 체험하기 시작했다. 실제 대형 양판점에서는 3D 영상을 보러 오는 이들이 늘자 3D TV 전용 안경을 여러 개씩 비치하고 또 3D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재생하고 있다.

아직까지 3D TV는 일반 TV보다 다소 비싼 편이고 3D 콘텐츠가 부족하지만 제조사들은 앞으로 본격적인 혼수 시즌이 시작되면 3D TV의 수요는 더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D TV '베스트바이' 모델은 LW5700

3D TV의 판매량이 부쩍 늘어났는데 과연 어떤 제품이 가장 많이 판매됐을까?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의 조사에 따르면 LG전자의 LW5700이 가장 많이 판매된 3D TV로 확인됐다. LW5700은 LG전자의 첫 FPR 방식 3D TV로, 셔터글라스를 사용하지 않는 만큼 가볍고 가격이 저렴한 편광 필름 안경을 사용한다. 또한 깜박임이 없어 좀 더 편안한 3D TV 시청환경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무엇보다 작년 3D TV나 올해 삼성에서 발매한 3D TV 가격보다 한참 낮은 가격에 판매돼 인기를 모으고 있다. 현재 47인치 LW5700의 경우, 다나와 최저가 기준 170만원대 후반에 판매되고 있다. 이는 작년도에 발매된 같은 크기의 3D TV 가격보다 200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이다(47LX9500 기준).

LW5700은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삼성전자의 3D TV들과 비교해도 상당히 저렴한 수준이다. LW5700 출시 당시 가장 저렴했던 삼성전자의 2011년형 3D TV는 40인치 D7000. 현재 200만원 초반에 판매되고 있다. 반면 42인치 LW5700은 140만원대 초반. 무려 60만원이나 차이 난다.

삼성전자 측은 가격 경쟁력에서 LG전자에 뒤쳐지자 D7000보다 저렴한 D6400을 추가로 출시했다. 그렇지만 40인치 D6400도 42인치 LW5700보다 20만원 가까이 비싸다.

이렇다 보니 LW5700의 인기는 놀라운 수준이다. 가격비교 다나와에서 판매된 3D TV 모델들을 분석해 본 결과, 2월 마지막 주부터 3월 마지막 주까지 5주간 판매된 전체 3D TV 중 LW5700의 비중은 놀라운 수준이다. 많이 판매된 3월 4째 주에는 LW5700이 전체 3D TV 중 63%나 차지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LW5700은 깜박임과 어지럼증을 유발하지 않고 3D TV 전용 안경 가격이 매우 저렴해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 적합하며, 스마트 TV 기능도 갖춘 고급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된 것이 인기의 비결"이라 답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LW5700의 인기에 대해 "FPR 방식이 셔터글라스 방식보다 제조 원가가 결코 저렴하지 않다. 그럼에도 이와 같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은 작년 3D TV 판매에서 삼성전자에 크게 뒤쳐졌던 것을 만회하고 시장에서 LG전자 3D TV의 점유율을 크게 높이기 위해 이익을 포기하고 파는 것 같다. 소비자로서는 매우 저렴한 가격 때문에 구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고 풀이했다.

IT조선 이상훈 기자 tearhunte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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