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0일부터 11일 까지 양일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 대회(구글 I/O)에 참석한 개발자들은 삼성전자로부터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았다. 삼성전자가 아이패드 2와 겨루기 위해 만든 갤럭시탭 10.1을 무려 5,500대나 포럼에 참석한 앱 개발자들에게 무료로 증정한 것이다. 갤럭시탭 10.1은 안드로이드의 태블릿 PC 전용 OS인 '허니컴'을 장착한 삼성전자의 첫 태블릿 PC다.

5,500대라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갤럭시 플레이어 10.1이 제공되었다는 것은 실 판매될 제품과 거의 차이가 없는, 양산형 제품일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만든다. 삼성전자가 새 갤럭시탭을 6월에 발매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으니 개발자들에게 주어진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IT조선은 그 제품을 긴급 입수해 짧게나마 사용해 봤다.

 

10.1인치로 커진 갤럭시탭

<> 삼성전자의 본격적인 첫 태블릿 PC인 '갤럭시탭 10.1'

익히 알려진대로 새 갤럭시탭은 전작의 7인치에서 한층 커진 10.1인치다. 조만간 8.9인치 모델도 발매될 예정이지만 10.1인치 크기는 아이패드의 9.7인치와 크기가 엇비슷해 본격적인 경쟁을 치를 제품인 셈이다.

<> 아이패드 2(좌)는 4:3 비율인 반면, 갤럭시탭 10.1(우)은 16:10의 와이드스크린이다.


<> 아이패드 2가 풍부한 전용 앱에 강점이 있다면 갤럭시탭 10.1은 화면을 꽉 채운
와이드스크린 영화 감상 외에도 별도의 변환 없이 멀티미디어
파일을 재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아직 전용 앱은 부족한 상태다.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3.0 허니컴은 기본 화면이 세로 타입인 버전 2.2 프로요, 버전 2.3 진저브래드와 달리 가로 화면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해상도는 1,280x800이며 비율로는 16:10이다. 이는 4:3 비율인 아이패드와 달리 좌우로 길어진 만큼 와이드스크린 동영상 감상 시 한층 꽉 찬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해상도나 비율에 따른 차이는 미미한 편이다.

<> 왼쪽이 아이패드 2, 오른쪽이 갤럭시탭 10.1. 스펙 상 두께는
8.8mm와 8.6mm지만 실제 만져보면 차이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외관을 살펴보면 먼저 무게에 놀라게 된다. 삼성전자가 밝힌 두께는 8.6mm. 아이패드 2의 8.8mm보다 0.2mm 얇다지만 실제 체감할 만한 수준은 못 된다. 반면 무게에서는 제법 차이가 느껴진다. 아이패드 2가 약 613g, 갤럭시탭 10.1은 595g으로 상당히 작은 차이지만 실제 손에 쥐었을 때 느껴지는 체감 무게는 보다 많이 차이 나는 듯하다.

 

이전 갤럭시탭과 동일한 30핀 커넥터 채용

<> 좌우 측면에 스피커를 둬 스테레오감을 높였다.

스피커는 스테레오감을 향상시키기 위해 가로화면의 좌우 측면에 배치했다. 충전을 위한 커넥터는 하단 중앙에 마련됐으며 다행히 이전작인 갤럭시탭 7인치와 동일한 커넥터를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라는 브랜드 명으로 갤럭시 플레이어와 갤럭시탭 두 가지 제품군을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갤럭시 S를 비롯한 스마트폰과 갤럭시 플레이어 모두 마이크로 USB 커넥터를 사용하며 태블릿 PC만 30핀 커넥터로 가는 듯하다. 커넥터 옆에는 마이크가 마련되었다.

<> 갤럭시탭 10.1은 7인치 모델과 동일한 커넥터를 사용하지만.
다른 갤럭시 시리즈(갤럭시 S, S2, 호핀, 갤럭시 플레이어) 등과 호환되지 않는다.

충전과 PC 연결을 위한 커넥터 위치를 하단부라 생각한다면 이어폰을 꽂기 위한 3.5mm AUX 단자는 위쪽 중앙 우측에 배치되었다. 통상적인 가로모드 시에 이어폰 케이블이 화면 위쪽 중앙에 놓이게 되므로 화면을 180도 돌리거나 세로로 써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케이블이 거치적거린다면 블루투스 이어폰, 헤드폰을 사용해야 할 듯하다.

<> 어정쩡한 위치에 놓인 3.5mm 이어폰 잭.
블루투스 헤드셋을 사용하라는 무언의 압박 같다.

제품 뒷면 상단에는 카메라와 LED 라이트가 장착되었다. 카메라 화소 수는 300만 화소다. 올 초 CES에서는 800만 화소의 카메라를 장착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이패드 2가 출시된 뒤 두께와 가격을 아이패드 2와 대등하게 맞추면서 300만 화소로 줄어들었다. 카메라로서는 아쉬운 부분이지만 풀 HD급 동영상 촬영은 가능하다. 앞면의 카메라는 200만 화소.

<> 아이패드 2와 갤럭시탭 10.1의 전면부 카메라 모습. 엄청 작은 카메라
렌즈임은 동일하지만 갤럭시탭 10.1은 전면부도 200만 화소 촬영이 가능하다.

안드로이드 허니컴부터는 안드로이드의 기본 버튼(메뉴/홈/뒤로가기/검색)을 없애고 화면 좌측 하단에 3개의 터치 키(뒤로가기/홈/최근 실행 어플)로 대체했다. 무료 배포한 갤럭시탭 10.1의 CPU 사양은 듀얼코어 1GHz 엔비디아 테그라 2에 램 1,024MB지만 현재 삼성전자가 국내 정식 출시 시 갤럭시 S2와 마찬가지로 1.2GHz 클럭의 엑시노스로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다.

<> 구글 개발자들에게 배포된 한정 제품답게 뒷면에 안드로보이 캐릭터가 그려져 있다.

참고로, 갤럭시탭 10.1의 뒷면 컬러는 흰색에 안드로보이 캐릭터가 반복적으로 그려진 모습인데 이는 앱 개발자들에게 무료 배포한 한정판의 이미지이며 정식 발매될 때는 뒷면 모습이 달라질 수 있다.

 

메모리·CPU·운영체제의 성능 향상으로 쾌적한 웹 환경 제공 

<> 최대 5개의 페이지까지 자유롭게 설정 가능한 허니컴

전원을 켜면 삼성전자 로고가 동영상으로 재생되며 모토로라 줌(XOOM)으로 친숙한 허니컴 화면이 펼쳐진다. 갤럭시탭 10.1은 앱이 설치된 페이지를 최대 5개까지 설정할 수 있다. 가로로 넓어진 화면만큼이나 많은 앱을 담을 수 있어 5페이지가 부족하진 않을 듯하다.

CPU가 향상되었고 안드로이드 OS가 안정화된 탓인지 페이지 넘김이 부드럽다. 전작인 갤럭시탭 7인치 모델이 종종 느려지거나 페이지 스크롤링 시 뚝뚝 끊어지던 현상을 찾아보기 어렵다. 단, 일부 앱들은 해상도 문제로 굉장히 작게 표시되거나 충돌로 멈춤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문제는 허니컴을 사용하는 태블릿 PC가 늘어나 전용 앱 출시가 다양해지거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OS가 태블릿 PC와 호환되는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로 버전 업 될 때까지는 이따금씩 겪게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풀 브라우징으로 웹 페이지를 여는 속도가 7인치 모델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인터넷에 접속하는 속도도 상당히 빨라졌다. 갤럭시탭 7인치 모델은 이미지가 많은 웹 페이지를 제대로 읽어들이지 못하고 연결에 실패하는 일이 잦았는데 새 모델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웹 페이지를 열어준다. 게다가 HD급 해상도 탓에 풀 스크린으로 상당히 많은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어 좋다. 가로 모드에서 위아래가 다소 짧게 느껴지지만 세로 모드에서는 반대로 한 페이지 안에 더 많은 내용을 보여줄 수 있어 좋다.

<> 스마트폰·태블릿 PC 통틀어 최고 인기 게임인 앵그리버드. 10.1인치 대화면이다
보니 게임 화면을 작게 축소해도 조작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기 어렵다.

와이파이 접속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모토로라 줌 때와 마찬가지로 갤럭시탭 10.1 역시 유튜브의 HD급 고화질 콘텐츠를 감상하기는 불편하다. 고화질 영상을 스트리밍하기에는 접속 속도가 제대로 뒷받침해 주지 않는 듯하다. 반면 내장 메모리에 저장한 HD급 동영상 콘텐츠 재생은 무리 없이 잘 소화해 낸다.

이 밖에 터치위즈 4.0의 UI가 과거의 악평과 달리 상당 부분 개선돼 모션 줌 기능이라든지 메인 메뉴 편집이 가능해졌고 라이브 패널 기능을 통해 바탕화면을 사용자 임의대로 손쉽게 꾸밀수 있게 되었다.

 

멀티미디어 성능은 특기할 만한 갤럭시탭 10.1

처음 아이패드 2가 출시되었을 때만 해도 경쟁 모델이 없었다. 모토로라 줌만이 유일한 경쟁모델로 아이패드 2와 비슷한 시기에 출시되었으나 비싼 가격, 절반 가량 더 두꺼운 크기 등 단점이 크게 강조돼 아이패드 2의 라이벌 자리에 오르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출시 시기를 늦추고 시제품 전체를 뜯어고치면서까지 갤럭시탭의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냈다.

아이패드 2보다 더 얇은 두께, 더 가벼워진 무게, 더 높은 카메라 화소, 더 많은 프로그램 설치 메모리, 더 뛰어난 CPU…. 이것이 새롭게 선보일 갤럭시탭 10.1이다.

많은 이들이 이러한 삼성전자의 모습을 보며 '애플 따라쟁이'라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런 모습에도 불구하고 하드웨어의 완성도가 한층 우수해 충분히 아이패드 2의 라이벌이라 부를 만하다.

광활한 태블릿 PC용 앱 위주의 사용자라면 아이패드 2를 구입하는 것이 나을 수 있겠지만 대다수의 동영상/이미지/음악파일을 읽을 수 있는 갤럭시탭 10.1은 멀티미디어 기능에 주안점을 둔 사용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 그리고 올해 허니콤 탑재 태블릿 PC가 다수 발매된다면 안드로이드의 태블릿 PC 전용 앱도 충분히 갖춰지리라 예상된다. 아직까지 어떤 제품을 구입해야 할 지 고민된다면 두 모델을 직접 만져본 후 선택하는 것이 어떨까.

『All That Review-갤럭시탭 10.1 동영상 바로가기』

IT조선 이상훈 기자 tearhunte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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