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BA 코리아에 게재되어 있는 공지사항 캡처>


충격적인 이야기다. 6월30일 NBA 공식 웹사이트 www.nba.com 에서 현역선수들의 초상권 관련 콘텐츠가 모두 삭제되었다. 왜 사라졌을까? NBA에서 어떤 일이 일어 난 것일까?

 

선수 노조 VS 구단 단체 (CBA)

NBA가 직장폐쇄를 단행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간단히 하면 선수노조와 구단단체가 서로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해서다. 우리나라 프로리그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하지 못할 테지만, NBA는 선수들과 구단주들 사이에 CBA(노사단체협약)라는 합의조항이 존재한다.

1998년 만들어진 이 노-사 협약은 2004년을 거쳐 올해 다시 재협상 조항을 만들어야 하기에 시작 전부터 파업 가능성을 높게 보았다. 결국 선수노조와 리그운영진은 CBA협상에서 이번 시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직장폐쇄로까지 확대 된 것이다.

 

서로 대립하는 의견은?

구단주 단체의 주요 안

일단 협상에 가장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조항은 구단주 단체가 제안한 ‘하드캡’이다. 하드캡은 현재 한국프로농구(KBL)이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 그 어떠한 이유에서도 선수들 연봉의 합이 제한 금액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제도다. 구단주들은 소위 재벌구단과 그렇지 않은 구단의 격차를 줄이고자 하드캡 제도를 시행할 것을 제안했다. 이 제안에 선수노조들은 엄청난 반발을 가하며 들고 일어섰다. 왜냐하면 구단 단체가 제안한 금액 $45M는 지난 시즌보다 $13M이나 적은 금액일 뿐만 아니라 하드캡에서는 선수들의 이적이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 NBA가 낳은 최고의 스타 마이클 조던>

이에 구단주 단체는 한발 물러나 ‘플렉스캡’을 제시했다. 하드캡 제도의 의미는 그대로 가져가되 기본 상한선을 $62M로 늘리고 선수들의 이적이 용이할 수 있게 예외 조항을 허용하는 제도이다. 하지만 선수노조는 사실상 플렉스캡 역시 의미만 다를 뿐 하드캡과 큰 차이가 없다며 거절했다.

 

선수노조의 주요 안

선수 노조 역시 구단 수익과 팀 운영에 있어서 재벌구단과 그렇지 않은 구단의 극심한 차이는 인정했다. 몇몇 NBA구단은 적자를 면치 못하며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하드캡으로 변화가 아닌 수익이 큰 구단이 어려운 구단에 일정 부분 수익을 배분하는 형식을 제안했다.

<▲ 리그 최고의 포인트가드 중 한명인 크리스 폴>

또한 현재의 소프트캡(NBA의 수익율에 따른 연봉)은 그대로 적용하고 샐러리캡은 10~20% 감축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구단 단체 역시 선수노조의 의견을 못마땅하게 생각했고 단칼에 거절했다.

 

NBA 결국 직장 폐쇄로..

6월 30일, 이전의 CBA계약이 만료되었다. 이에 7월1일 양측은 마지막으로 3시간 이상의 심도 있는 회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더욱 감정만 나빠진 채 끝났다. 결국 그날 NBA는 직장폐쇄라는 결단을 내렸고 현재까지 10일째 지속되고 있다.

<▲ 기자 회견 중인 NBA Commissioner 데이비드 스턴 이미지 출처:bleacherreport.com>

직장폐쇄는 분명 서로에게 좋을 것이 없는 처사이다. 먼저 NBA구단 단체 측은 농구의 인기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맹점이다. 작년 NBA의 시청률이 사상최대를 기록하며 인기가 부활하는 좋은 조짐을 보였는데 직장폐쇄로 인해 올 시즌 운영에 차질이 생기면 저절로 팬들이 떠날 가능성이 크다.

 

<▲ 이미지 출처:iamagm.com>

선수들은 기량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구단의 지원 속에서 운동하는 선수들이 체육관을 잃은 것은 그들의 개인적 역량에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나이가 많은 선수들은 이 참에 은퇴를 고려하고 있고, 리그 중간 급의 선수들은 벌써부터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러한 서로에게 닥친 악영향은 NBA의 리그 존립 자체를 흔들 수 있다.

 

직장폐쇄 선수들이 갈 곳은?

직장폐쇄 10일째, 몇몇 선수들은 은퇴를 결심하거나, 새로운 리그를 모색하고 있다. 또 다른 부류의 선수들은 평소에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직장폐쇄 기간 동안 연봉이 지급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의 이런 여유가 오래 지속될 리 없다.

<▲ 좌: 르브론 제임스,   우: 코비 브라이언트>

대표적인 NBA 스타플레이어 ‘코비 브라이언트’는 아시아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14일 한국에 오는 것은 물론 13일에는 필리핀, 15일에는 중국을 방문하는 일정으로 투어를 진행한다. ‘르브론 제임스’는 고향은 애크론에서 농구 캠프를 열어 지역 유소년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또한 NBA의 1급 포인트가드 ‘데런 윌리엄스’는 터키의 ‘베식타스’ 입단에 구두 합의해 이적이 현실화되고 있다. ‘에어 캐나다’ 빈스 카터 역시 ‘베식타스’로의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시즌 예정대로 이루어 질까?

이번만큼은 선수노조가 구단 단체의 요구에 순조롭게 응하지 않을 전망이다. 선수노조가 파업을 통해서라도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만약 구단 단체의 뜻대로 새로운 CBA가 적용 된다면 NBA를 떠나 이탈리아 리그에 진출하겠다고 밝혔으며, 올 시즌 댈러스 매버릭스 우승의 주역 덕 노비츠키 역시 NBA를 더나 유럽리그로 진출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 빌러 셀과 파이널 MVP 덕 노비츠키 이미지 출처:knuckleguy.egloos.com>

이에 구단 단체는 하드캡을 시행하되 그 일정을 늦추는 방안을 제시 했지만 선수노조는 이 역시 단호히 거절했다. 서로간의 의견에 전혀 동의를 하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NBA의 전설 중 한명인 찰스 바클리는 “현재 직장 폐쇄가 이루어지고 있는 과정을 보면 다음 시즌이 전부 폐지될 가능성도 있다”고 필라델피아 지역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다.

시즌 전부 폐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지금 현 상황에서 차기 NBA시즌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려운 분위기다. 경기수를 50경기로 줄여서 진행되거나 시즌의 개막 일정이 늦어지는 등 기본적인 불이익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미지 출처:http://www.fox44.com>

CBA 조항은 한번 정해지면 최소 6년이상 유지된다. 그래서 이번 양측갈등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금 뛰고 있는 현역 선수들은 은퇴하는 날까지 이번에 정해지는 CBA 조항에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설득력을 더한다. 하지만 구단단체나 선수노조는 생각해야 한다. 진정 농구를 발전 시킬 수 있는 길은 무언인지, NBA를 사랑하는 팬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언인지를 말이다.

IT조선 선우윤 기자 mensnik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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