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슈퍼히어로의 시즌이다. [아이언맨]과 [헐크], [토르], 그리고 [퍼스트어벤져]까지 최근의 극장가는 슈퍼히어로들이 점령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개봉을 앞둔 [퍼스트어벤져]는 DC 코믹스의 히어로중 가장 많은 팬을 지니고 있는 [캡틴아메리카]의 실사 영화버전이다. 이미 영화화되기 이전에 [캡틴아메리카]는 비디오게임 영역에서도 다양한 히어로 게임의 주인공으로 활약을 해왔었고 [마블vs캡콤]과 같은 콜라보레이션 격투게임에서도 자주 등장하였던 것도 사실이다.

 

[캡틴아메리카]가 게임화된 것 자체가 처음은 아니지만 곧 국내에 개봉예정인 [퍼스트어벤져]의 설정을 사용하여 게임화했다는 점에서는 주목할만 하다. (게임내의 성우도 실제 배우가 담당하였다) 이를테면 원소스멀티유즈로 일컬어지는 전략인 셈인데 영화를 게임화한 대부분의 타이틀의 퀄리티가 안좋았다는 점을 고려해본다면 이러한 게임들은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해야할 필요가 있다.

 

특히 [G.I JOE]에서 보여준 역대최악의 게임성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했던 게이머라면 영화를 소재로한 게임에 지갑을 흔쾌히 열기가 망설여지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배트맨-아캄 수용소]의 사례에서도 봤듯이 가끔가다가 영화만큼의 평가를 받는 명작 게임이 등장하기도 하니 이래저래 게이머들은 혼란스러울만도 하겠다.

 

 

 

[캡틴아메리카-아캄 수용소]? [배트맨-슈퍼솔져]?

 

[루이지 맨션2]를 포함한 고만고만한 게임을 제작했던 “NEXT LEVEL GAMES”가 제작을 담당하고 “SEGA”가 퍼블리싱을 담당한 [캡틴아메리카-슈퍼솔져]는 서두에서 언급한 [배트맨-아캄 수용소]를 그대로 벤치마킹한 흔적이 여기저기서 옅보인다. 좋게 말하자면 흥행이 보장된 액션 게임 플랫폼을 그대로 벤칭마킹했다고 볼 수 도 있고 나쁘게 말하자면 쉽게 거저먹었다는 느낌이 든다. 아크로바틱한 액션들과 슬로우모션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타격효과, 어디선가 본듯한 레벨 디자인과 퍼즐 등[배트맨-아캄수용소]에서 즐길 수 있었던 다양한 액션들을 이 작품에서도 매우 흡사한 느낌으로 즐길 수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조금 더 캐주얼해지고 덩달아 그래픽도 안좋아졌다는 정도? (매우 큰 차이지만)

 

다행스러운 점은 액션게임에서 필수로 갖추어야할 타격감만큼은 생각외로 훌륭하다는 것이다. 적들을 공격할 때의 느낌과 슬로우모션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타격공격, 그리고 적의 원거리 공격을 방패로 튕겨내면서 적에게 탄환을 돌려줄 때의 느낌 등등 적에게 들어가는 모든 공격에 퍽퍽 꽂히는 듯한 느낌이 매우 잘 표현되어 있다.  액션게임으로서의 기본기는 갖춘셈이다.

 

기본적인 공격패턴도 초심자도 쉽게 즐길 수 있을 정도의 조합으로 충분하다. 물리 공격용 버튼과 잡기 공격용 버튼, 그리고 회피 버튼을 활용해서 공격이 이루어지며 게임이 진행되면서 얻게되는 경험치를 사용하여 스킬을 업그레이드 하면 반격기나 차지 공격등 다양한 형태의 공격이 추가된다.

 

특히 재미있는 부분은 주인공의 방패로 원거리 공격을 방어하면서 동시에 공격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인데 적이 원거리 사격을 시도했을 때 적의 조준마커에 타이밍을 맞춰서 방패를 사용하면 적에게 탄환을 되돌려줘서 처치할 수 있다. 전투가 시작되면 화끈한 타격감을 보여주는 근거리 전투와 타이밍을 맞춰야 하는 원거리 방어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근사한 템포를 만들어낸다.

 

타이밍에 맞춘 공격이 성공하면 포커스마커가 충전되는데 포커스 마커를 충전하면 적을 한번에 보낼 수 있는 포커스 공격을 시도할 수 있게 된다. 포커스 공격을 시도하면 영화를 보는 듯한 화려한 공격을 멋진 카메라 앵글로 감상할 수 있게되며 슬로우모션으로 펼쳐지는 디테일한 공격에 현실의 스트레스도 화끈하게 날라가는 듯 하다.

 

 

 

초심자도 쉽게 즐길만한 게임 구성

 

적들과의 전투외에 미니게임 형식으로 구성되는 퍼즐과 아크로바틱 액션도 주목해볼만 하다. 오브젝트를 밀고 당기는 등의 액션은 지원하지 않으므로 대부분의 퍼즐은 길찾기 수준에서 해결이 가능하고 보안코드를 해제하여 닫힌 문을 여는 경우에도 단순히 패턴만 일치시키면 되므로 큰 어려움없이 진행이 가능하다.

 

장애물을 뛰어넘거나 높은 장소로 이동할 때는 버튼을 누르는 것 만으로 멋진 액션 감상이 가능한데 점프 타이밍에 맞춰 연속으로 버튼을 누르면 그 자체만으로도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액션 시퀀스 감상이 가능하다. 타이밍을 놓치더라도 낙사하거나 이동이 실패하는 경우는 발생하지 않는 다는 점도 다행스러운 부분. 디지털 방향키의 UP버튼을 누르면 이동이 가능한 장소가 하이라이트되어 표시되므로 길을 잃고 해맬 걱정도 덜 수 있어 여러모로 편리하다.

 

 

 

떨어지는 것은 그래픽, 그리고 오리지널리티

 

액션게임으로서의 기본은 갖추었다고 판단할 수 있겠지만, 확실한 한방이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전체적인 모델링이나 텍스쳐의 품질, 오브젝트의 표현 등 모든 부분이 거칠고 투박해 보여서 쉽게 몰입하기가 어렵다. 이왕 벤치마킹을 할 것 이면 [배트맨-아캄 수용소]의 시스템뿐만이 아닌 그래픽까지도 벤치마킹을 했으면 좋았을 것을. 제작사의 한계가 보이는 듯하다. 영화 개봉에 맞춰서 급조한 듯한 티가 풀풀 나는 것도 사실이고.

 

주인공의 무기인 방패로 원거리 공격이 가능하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인 액션게임과 비교해서 특별한 오리지널리티가 없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 포커스 공격과 같은 슬로우 효과는 대부분의 액션게임들이 쉽게 사용하고 있는 요소들이고 보스전에서 사용되는 버튼 액션의 경우도 이제는 식상하다. 식상함에 덧붙여 버튼액션이 실패하면 보스의 체력이 차오르는 더러운(?) 시스템 더운 여름을 한층 더 덥게 만들 뿐이고… 적들의 무기를 이용해서 TPS  스타일의 원거리 공격모드가 지원했다면 방패와의 조합을 통해 꽤 멋진 시스템이 만들어졌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플레이중에 다양한 아이템들을 습득한 뒤 게임 메뉴에서 지원되는 “제모의 일기”나 “필름릴”등을 감상해서 [캡틴아메리카]의 세계관을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이러한 콜렉션이 또 2회차 요소와는 상관없는 부분이라서 1회용 액션게임으로 단명할 수 밖에 없는 점도 이 게임이 지닌 운명. 네크워크 플레이를 바라는 것은 사치라고 해두자. 아참, 이 게임은 3D도 지원한다. 3D TV가 있다면 게임모드에서 3D 지원을 활성화하면 사용이 가능하고 2D 지원 TV의 경우에도 INFICOLOR 3D 안경을 구매하여 착용하면 3D 효과를 누릴 수 있으니 구매에 참고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요약하자면,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은 게임이다. 앞서 언급했던 것 처럼 영화를 기반으로 한 대부분의 액션게임이 지닌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그냥 그런 수준의, 영화의 흥행에 기댈수 밖에 없는 게임으로 남을 듯한 운명이 느껴진다. 어디선가 본듯한 구성과 1회차 플레이에 머물러야하는 한계가 일반적인 기대심리를 지닌 게이머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하지만 [캡틴 아메리카]의 팬이라면 영화의 감동을 인터랙티브한 게임으로 다시 체험해본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을 것 같고, 가볍게 즐길만한 액션게임을 찾는 초심자들에게도 어필할만한 부분이 있는 것도 있으니 더운 여름 화끈한 액션을 아무 생각없이 즐기고 싶은 게이머라면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리뷰어: 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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