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여름의 끝자락이지만 아웃도어 업계는 일찌감치 월동준비에 나섰다. 구스다운, 발열의류 같은 추동(秋冬) 신상품을 출시하고 사전판매 할인 이벤트도 앞다퉈 벌이고 있다. 아웃도어 업계가 이처럼 예년보다 서둘러 F/W 시즌을 준비한 이유는 올해 유독 야속했던 여름 날씨 탓이다.

여름 내내 지지치도 않고 내린 비 때문에 아웃도어 업계에도 희비가 엇갈렸다. 아쿠아 슈즈와 레인부츠 같은 방수제품은 인기를 끌은 반면 등산, 캠핑 용품은 여름장사가 영 신통치 않았던 것. 특히 구스다운 같은 겨울의류는 다른 계절에 비해 고가인 만큼 여름 성수기에서 놓친 소비자를 지금 시즌에 만회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올 하반기 아웃도어 시장은 어떤 트렌드와 주력제품으로 유행을 선도할까?
 

‘내가 제일 잘나가’ 아웃도어 스타전성시대

올해 아웃도어 업계는 4조원대를 내다볼 정도로 시장의 판이 커진 만큼 업계마다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전속모델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상반기에 쟁쟁한 스타를 기용해 마케팅으로 재미를 봤던 아웃도어 업계는 하반기에도 역시 잘나가는 스타로 세대 교체했다.

▲좌측부터 K2, 블랙야크, 노스페이스 

노스페이스 빅뱅, K2 원빈, 블랙야크 조인성, 휠라스포트 차승원, 아이더 이민호, 소녀시대 윤아 등 새 얼굴로 모델을 교체하거나 기용했다. 과거에 전문산악인이나 외국모델을 썼던 시절이 언제였나 싶다.

이처럼 업계는 대중성 있는 젊은 스타를 기용함으로써 기존 ‘아저씨’스러운 등산복 이미지를 희석 시키고 잠재된 젊은층을 동시에 잡겠다는 ‘두 마리 토끼’전략이다. 한 업계관계자는 “요즘 아웃도어 브랜드 모델을 보면 해당 연예인의 인기 척도를 가늠할 수 있다”고 전했을 정도.

다만, 염려되는 점은 이런 스타마케팅 영향 때문인지 매 시즌마다 내놓은 신상품의 가격도 덩달아 뛰었다는 점이다. 자칫 기능성보다는 스타가 입었다는 이유로 주객전도된 과소비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되는 바다.
 

'등산에서 일상으로'  생활형 아웃도어룩 추구

지난 상반기 아웃도어 패션은 그야말로 총천연색으로 봄보다 더 화려했다. 강렬한 원색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면 하반기 아웃도어 패션은 상반기에 비해 점잖아졌다. 튀는 원색 대신 자연의 색인 베이지, 브라운, 카키 등 내추럴 컬러를 채택했다. 일상복과도 자연스럽게 믹스매치 할 수 있어 지나치게 등산복스럽지 않게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이는 지난해부터 등산에 집중되던 인구가 캠핑, 여행, 자전거로 영역이 넓어지면서 아웃도어 의류가 기능성 뿐 아니라 도시적인 감각을 살린 디자인에 도 신경쓰게 된 이유다.


밀레 F/W 바이크룩

지나치게 화려한 무늬나 절개를 자제하고 일상에서도 부담스럽지 않게 입을 수 있는 범용성 의류를 강조했다. 아웃도어를 즐기는 여성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몸매의 실루엣을 살린 슬림한 디자인에 패션성도 함께 겸비했다. 체크나 도트 등 캐주얼한 디자인에 기능성을 중시하는 아웃도어 특성을 잘 살린 이종결합이라 볼 수 있다.

K2의 컴포트라인은 기존에 아웃도어 패션에서 시도되지 않았던 사선지퍼나 재킷과 점퍼를 결합한 허리 길이의 짧은 블루종 스타일 재킷 등 일상으로 한발 더 가까이 다가왔다. 네파는 이번 F/W시즌 디자이너 최범석의 제너럴 아이디어와 손잡고 콜라보레이션 한 'M2' 라인으로 시크한 아웃도어룩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외에도 코오롱, 밀레, 블랙야크, 네파 등 2030을 겨냥한 트레블라인, 바이크룩, 캠핑룩 등  레저와 일상 속으로 깊숙히 파고들었다.

K2 상품기획팀은 "아웃도어의 최대 장점인 기능에 한층 젊어진 디자인으로 캐주얼 아웃도어룩을 강조했다."며 "올 하반기는 등산, 캠핑, 스포츠 등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과 더불어 일상에도 어울리는 제품군으로 멀티웨어로 입을 수 있는 게 특징"이 라고 전했다.  
 

아니 벌써? 한여름의 다운재킷 전쟁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도 빨리 먹는다고 했던가. 지금 한여름 무더위 못지않게 다운시장도 뜨겁다. 지난 겨울은 미니 빙하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춥고 겨울 또한 길었다.

이렇듯 급변하는 계절에 한발 앞서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월동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다운재킷이 겨울철 외투 시장의 80%가량 매출을 책임지는 만큼 아웃도어 업계는 겨울 다운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사활을 건 셈이다.

▲버그하우스, 아이더 다운재킷 이벤트

아웃도어 업계는 지난 8월 초부터 올 겨울을 책임질 겨울용 구스 다운 재킷 신제품 출시와 함께 본격적인 월동 마케팅에 돌입했다. 대부분의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구스다운재킷을 구입하면 최대 30%에서 현금 5만원까지 깎아주는 '선구매 할인 이벤트'를 펼치고 있는 것. 남보다 서둘러 저렴하게 다운재킷을 장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아이더는 다음달 4일까지 전매장에서 구스다운 재킷을 구입하면 5만원을 할인하는 '다운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버그하우스는 '퍼텍스구스다운 재킷' 출시를 기념해 약 20% 할인된 17만 9천원에 장만할 수 있다. 구매 고객 전원에게는 5만 9천원 상당의 버그하우스 티셔츠도 사은품으로 추가 증정한다. 이 외에도 컬럼비아, 코오롱, K2, 몽벨, 머렐 등 다음달 초 까지 '다운 선구매 이벤트', '다운재킷 페스티벌'등 다양한 할인 이벤트를 이어간다.
 

눈여겨볼만한 2011 F/W 아웃도어 신상품

K2 초경량 슬림다운 재킷
몸의 실루엣을 부드럽게 살린 슬림한 디자인과 내추럴한 색감으로 아웃도어 활동과 여행, 여가생활은 물론 일상까지 모든 스타일에 세련되고 캐주얼하게 착용 가능한 게 특징. 최고급 헝가리산 구스다운 충전재와 초경량 고밀도 소재인 퍼텍스 원단을 사용했고 140g(남성용 100호 기준)에 불과한 가벼운 무게와 필파워800의 뛰어난 복원력으로 부피를 최소화 할 수 있어 휴대가 용이하다. 19만원.


블랙야크 히트다운재킷

다운 깃털 컬러 염색해 포인트를 주고 컬러투과 외피를 사용해 세련미를 살린 제품이다. 뒤집어서 착용이 가능해 재킷 한 벌로 두 가지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덕 다운이 솜털, 깃털 9:1의 비율로 충전돼 복원력도 탁월하다. 돌돌 말아 배낭 에 넣었다 꺼내도 구김 없이 입을 수 있다. 24만 8천원.

 

컬럼비아 모이어
컬럼비아가 자체 개발한 독특한 열 반사 발열 기술인 옴니히트 리플렉티브를 안감에 적용하고, 최고급 경량 구스 다운을 충전재로 보온성을 극대화한 하반기 기대 제품이다.  25만 8천원.

 

 


버그하우스 트렌스폼 재킷

변덕스런 날씨에 대비해 한 벌로 여러 가지 효과를 줄 수 있는 다용도 재킷이다. 소매가 탈부착이 가능해 조끼와 재킷 두 가지 스타일로 연출할 수 있다. 초경량 에어쉘(Airshell)소재를 사용해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고, 고밀도 조직 원단이 신속하게 땀을 배출시켜주고 물이 스며들지 못하게 막아줘 쾌적한 착용감을 제공한다.  15만 9천원.

 

머렐 엑시스2
산행은 물론 트레킹 등 어떤 환경에서도 발을 편안하게 해줄 뿐 아니라 유려한 디자인은 도심에서 착용해도 어색하지 않아 신발 하나로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고어텍스 소재를 사용해 방수기능 및 투습 성능이 좋고, 스트로젤 제법으로 제작해 부드럽고 편안한 착용감을 느낄 수 있다. 19만 9천원.

 

밀레 벨로시랩터 2
밀레의 베스트셀러인 공룡시리즈의 2011형으로 트래킹은 물론 일상생활에도 활용 가능한 디자인이 특징. 발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고 지면과의 반발력을 높여주는 충격 흡수 시스템 엠-스프링(M-Spring)을 적용해 편안한 착화감을 제공한다.가격은 14만9천원.

 

밀레 돔 배낭은 28L
내구성이 좋은 500D 코부라 원단을 사용해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에 적합하며 수납공간이 많아 편리하다. 특히 자신의 신체 사이즈에 맞게 등판 끈 조절이 가능해 착용감이 뛰어나다. 12만 6천원.


마운틴하드웨어 스플리터38 배낭
암벽 등반에 필요한 용품들을 수납하기에 편리한 락 클라이밍 백팩이다. 등판 부분은 쿨 웨이브 백 패널로 통풍성이 뛰어나고, 전체 지퍼로 완전히 오픈 되어 바닥에 펼쳐 놓은 채로 정리 및 사용이 가능해 편리하다. 21만원.

IT조선 홍효정 기자 hongho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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