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전문가용이라 칭할만한 모니터 '삼성전자 싱크마스터 S27A850D'를 선보인 지 3개월이 지났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음에도 이 모니터는 꾸준히 주목,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100만원 이상이라는 가격으로 출시되었기 때문이다.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선호하는 에이조, 델, 애플 등과 다르게 삼성전자는 일반 소비자들에게 더 어필되는 브랜드다. TV를 제조하는 브랜드이기는 하지만 그래픽 전문가들에게 어필할 만한 브랜드는 아니다. 또 그에 상응하는 성능을 보여주느냐에 대해서도 많은 이들이 의구심을 가진다. 그런 상황을 고려하면, 100만원(출고가 120 만원)대가 넘는 이 모니터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일이 당연한지 모른다.

삼성전자 S27A850D, 100만원 합리적인가?

외관부터 보자면 30~40만원 하는 일반 모니터와 비교해 '삼성전자 싱크마스터 S27A850D'는 '있어 보인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고급스럽다. 묵직한 무게, 그리고 플라스틱과 다른 스틸 느낌의 소재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또 높낮이 조절이나 틸트 및 스위블 기능을 지원, 버튼 디자인도 이색적이다. 처음 보는 이들조차 시선을 떼지 못한다.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치자면, 100만원이라는 가격에 대해 어느 정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 플라스틱이 아닌 스틸 느낌의 소재를 이용해 묵직한 느낌이다.

 

▲ 칼 집을 낸 듯한 디자인이 이색적이다. 버튼을 누르는 느낌은 일반 버튼과 동일하다.

그렇다면 성능은 가격에 만족하는 수준일까.

'삼성전자 S27A850D'는 PLS(Plane to Line Switching)패널을 달았다. 올해 초 애플 모바일 제품에 PLS 가 장착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크게 주목 받기 시작했던 이 패널은 기존에 삼성전자가 내놓은 주력 광시야각 패널인 VA보다 더 선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LG의 주력 패널인 IPS에 대적하기 위해 출시되었다는 이야기만큼 IPS의 장점을 모두 흡수하고 있다.

VA패널은 화면 빛이 어둡고 응답속도가 느린 반면 명암비가 높고, IPS는 화사하다 싶을 만큼 화면이 밝지만, 명암비가 낮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VA패널과 IPS패널의 장점을 한데 모은 PLS를 개발했고, 그를 장착한 모니터를 내놨다.

VA와 IPS의 장점을 그대로 잇고 있다는 것처럼, PLS 패널은 상하좌우 178도 어디에서 보더라도 색이 흐려지는 일이 없는 광시야각의 기능을 지니고 있다. 또 그래픽 전문가들이 사용하기 '괜찮다' 할 정도인 웹 표준 색공간 sRGB를 100% 지원한다. 패널로만 보자면 VA와 IPS패널의 기능을 모두 지니고 있어 만족스럽다.

매직 브라이트는 게임이나 영화 등 용도에 맞춰 밝기를 최적화 시켜주는 기능으로 이를 해제하면 순수한 모니터의 모습을 보게 된다. 모니터로 이미지를 편집하고 인쇄물을 얻어야 하는 곳에서는 자체적으로 색상교정이라 불리는 캘리브레이션을 해줘야 만족스럽다 여길 수 있겠다.

▲ PLS패널은 VA와 IPS패널과 마찬가지로 상하좌우 178도의 시야각을 자랑한다.

2560 x 1440의 해상도를 지닌 27인치 전문가 급 모니터와도 가격을 비교해봤다. 다나와 최저가 기준으로 'DELL UltraSharp U2711' 모니터는 70만 원대에, 'APPLE Thunderbolt Display MC914FE/A'는 120만원 대에, 'EIZO ColorEdge CG275W'는 360만원 대에 거래되고 있다.

기자가 이들 제품을 모두 이용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3개 브랜드 제품과 '삼성전자 S27A850D'를 제조사가 내세운 성능으로만 직접 비교하는 것이 무리수일 수 있다. 그런 점을 고려, 그래픽 및 모니터 전문가들이 신뢰하고 있는 모니터 브랜드임을 감안하여, 비교 확인하는 정도로만 봤으면 좋겠다.

10억 7천만 색상과 6ms의 응답속도, 1000:1의 명암비를 지원하는 'DELL UltraSharp U2711'은 차세대 인터페이스로 꼽히는 HDMI 및 디스플레이포트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LED백라이트 이전 버전인 CCFL백라이트를 채용, 소비전력이 높다. 또 그래픽 전문가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색재현율 또한 LED보다 떨어진다.

그래픽 전문가들이 많이 이용하는 또 다른 브랜드, 애플 제품 'Thunderbolt Display MC914FE/A'는 12ms의 응답속도를 지원한다. 명암비는 위의 모니터와 똑같이 1000:1이며 인터페이스는 USB2.0과 USB3.0 보다 전송속도가 빠른 썬더볼트를 채용하고 있다. 광원은 LED다. 그래픽 전문 브랜드임을 고려하면 괜찮은 사양이다. 하지만 애플의 본체를 이용하지 않을 경우 모니터 자체적으로 손보기 어렵다. 삼성전자 모니터는 자체 조정기능이 있어 어느 PC를 이용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없다.

마지막으로 모니터 전문가들이 가장 많이 선호하는 브랜드 '에이조' 모니터다. 'EIZO ColorEdge CG275W' 모니터는 위의 2개 모델과 마찬가지로 IPS패널을 달고 있어 시야각이 우수하다. 또 삼성전자 모니터처럼 sRGB를 100%지원한다. 응답속도는 6ms이며 명암비는 850:1이다. DVI 단자와 디스플레이포트를 탑재하는 등 그래픽 전문가들이 호응할만한 성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100만원대 초반인 삼성전자 모니터와 비교하기에는 가격차이가 커서 경쟁 모델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 최대 해상도는 2560×1440이며, 응답속도는 5ms(GtoG)이다.

가격적인 부분을 봤을 때, '삼성전자 S27A850D'는 두 번의 갸우뚱과 함께, 한번의 끄덕임을 얻을 수 있다. 광원과 패널, 인터페이스가 서로 달라 직접적 비교 대상으로 삼긴 어려워 한번의 갸우뚱을, 또 70만원 보다는 위에, 120만원 보다는 아래에 있는 100만원의 삼성전자 모니터의 가격이 합리적인가를 고민하는 부분에서 한번의 갸우뚱과 한번의 끄덕임을 동시에 취하게 된다.


모니터 후면에는 전원 및 DVI(듀얼 링크)단자 2개와 디스플레이(DisplayPort)단자 1개, USB3.0 단자 3개가 자리하고 있다. 또 아날로그 오디오 입출력 단자 를 갖추고 있어 단자 개수로만 봤을 때 화려한 느낌이다.

▲ 삼성전자 싱크마스터 S27A850D 옆, 뒷면

모니터 본연의 기능 이외 화려한 기능을 심어 넣는 삼성전자는 이 모니터에도 소비자들이 호응할만한 기능을 추가해 넣었다. 두 개의 PC를 동시에 연결, 스크린을 분할하여 사용할 수 있는 'PBP(Picture by Picture)'도 그 중 하나다. 이는 그래픽 전문가를 포함함 많은 이들에게 멀티태스킹의 유용함을 느끼게 한다.

또한 주변 조도에 따라 화면의 밝기와 감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에코 라이트 센서'와 동작을 자동으로 감지하여 온오프하는 '에코모션 센서', 소비전력을 아낄 수 있는 '에코세이빙'도 이 모니터의 매력으로 꼽을 수 있다. 어댑터에 전원 차단기를 달고 후면에 어댑터를 끼워 넣어 공간을 절약할 수 있는 부분도 매력적이다.

성능으로 봤을 때, '삼성전자 S27A850D'는 꽤 매력 있는 전문가 급 모니터다. '삼성전자'라는 브랜드 네임의 만족감과 함께 주변 기능도 입이 벌어질 정도로 화려하고 흥미롭다. 하지만 색상 교정(캘리브레이션)을 따로 해야 한다는 부분과 해외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소식은 소비자들에게 안타까움으로 남는다.

전문가용 고성능 모니터 라인업을 확대,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모니터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고 밝혔다. 100만원(출고가 120만원) 보다 더 아래, 더 아래의 가격으로 판매한다면, 삼성전자의 본격 공략에 맞춰 '대박'은 날 수 있을 것이다.

 


 IT조선 정소라 기자 ssora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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