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의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다. 대부분의 HDD 가격이 한 달 전에 비해 2~3만원 이상 올랐다. 최근 몇 년 동안 계속된 하향세를 보이던 것에 비춰보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HDD의 가격이 이처럼 상승한 데는 지난 7월 이후 장기화된 태국 홍수의 영향이 가장 컸다. HDD 1~2위 업체인 웨스턴디지털과 씨게이트의 최대 생산 공장이 태국에 위치하고 있다 보니 생산에 큰 차질이 생긴 것. HDD 공장들이 물에 잠겨 생산이 완전히 중단되며, HDD의 공급 부족 사태가 이어졌다. 당연히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했다.

현재 가장 많이 판매되는 'WD 500GB WD5000AAKX'의 경우 약 한 달 전인 9월 13일에 3만 9200원(이하 다나와 최저가 기준)에 판매됐으나, 현재 6만 3000원에 팔리고 있다. 약 60% 상승한 것이다.

 <WD 1TB Caviar Blue WD10EALX 가격 변동 추이>

씨게이트의 제품도 이와 비슷하다. 2TB 제품이 7만 6600원에서 약 3만원 오른 11만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500GB ST3400413AS는 3만 8800원에서 약 2만원 오른 6만 1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각각 43%와 58% 오른 가격이다. 대부분의 제품이 50% 이상 가격이 올랐고, Hitachi 500GB의 경우 무려 78%나 올랐다. 

제품명

9월 13일

10월 24일

가격 상승폭

WD 500GB  WD5000AAKX (SATA3/7200/16M)

3만 9200원

6만 3000원

2만 3800원 (60%)

WD 1TB WD10EALX (SATA3/7200/32M)

5만 8000원

8만 7000원

2만 9000원 (50%)

Seagate 2TB ST2000DL003 (SATA3/5900/64M)

7만 6600원

11만 0000원

3만 3400원 (43%)

삼성전자 500GB HD502HM (SATA3/7200/16M)

4만 1300원

6만 2000원

2만 700원 (50%)

Seagate 500GB ST3500413AS (SATA3/7200/16M)

3만 8800원

6만 1500원

2만 2700원 (58%)

삼성전자 1TB HD103SM (SATA3/7200/32M)

5만 9800원

8만 7000원

2만 7200원 (45%)

Seagate 1TB ST31000524AS (SATA3/7200/32M)

5만 7400원

8만 4000원

2만 6600원 (46%)

WD 2TB WD20EARX (SATA3/5400/64M)

7만 8500원

11만 8200원

3만 9700원 (50%)

Hitachi 500GB 7K1000.C (SATA2/7200/16M)

3만 8400원

6만 8710원

3만 310원 (78%)

삼성전자 500GB HD502HJ (SATA2/7200/16M)

4만 4000원

6만 5000원

2만 1000원 (47%)

<출처 : 다나와>

현재 태국은 전세계 HDD 물량의 40% 정도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HDD 물류 기지다. 웨스턴디지털은 전체 HDD 생산 물량의 60%를 이 곳에서 만들고 있으며, 씨게이트 역시 절반 가량을 태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번 홍수로 인해 웨스턴디지털의 4분기 HDD 판매량은 3분기의 5800만대에서 절반 가량 줄어든 2200만대 수준으로, 씨게이트 역시 50% 이하로 줄어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WD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피해상태가 심각해 복구작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당분간은 그 동안 생산된 HDD의 재고로 버틸 수 있다 하더라도 이 역시 2~3주 안에 동날 것이며, 재고가 바닥나는 11월 초를 기점으로 가격은 다시 한 번 폭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이 때부터 연말 성수기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HDD 업계의 악재로 SSD 업계가 반사 이익을 볼 수 있을지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태국 홍수 이전부터 HDD의 판매량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였고, 반대로 SSD의 판매량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SSD의 판매량이 급증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하지만 경기 침체로 인한 PC 시장의 비수기가 몇 달째 이어지고 있어 SSD의 판매량이 단시일 안에 빠르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IT조선 홍진욱 기자 hong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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