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 검증받은 제조사가 제작한 이마트 TV

10월 27일부터 판매에 돌입한 이마트 표 보급형 디지털 TV(이하 DTV)가 판매 개시 이틀하고 반나절 만에 초도 물량 5000대 전부 소진됐다. 브랜드 명 ‘드림뷰’인 이마트 TV는 대만 TPV에 OEM 방식으로 주문 제작한 제품이다. 출시 전부터 대기업 제품 대비 40% 가까이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 결과적으로 사흘 만에 추가 주문을 해야 할 만큼 성공한 제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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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틀 하고 반나절 만에 초도물량이 동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이마트 TV

 

이마트 TV가 대만에서 만든 제품이라는 것 때문에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있지만 대만에는 국내 기업 못잖게 기술 기반이 탄탄한 세계적인 제조사들이 여럿 있다. PC 분야만 해도 아수스, MSI, 에이서 등이 대만 브랜드이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HTC 역시 그렇다.

특히 이마트 TV에 사용된 LCD 패널은 디스플레이 패널 전문 기업 AOU에서 만들었다. 2010년 Digitimes 자료에 따르면 AOU는 대만에서 기업 매출 6위에 오를 만큼 큰 회사다. 이마트 TV의 조립, 생산을 맡고 있는 TPV는 국내 중소기업인 알파스캔이 수입·판매하고 있는 모니터 ‘AOC’ 모니터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성능 면에서 검증 받은 디스플레이 제조회사다.

제조사만 따지고 보면 기술력이나 매출 규모가 국내 보급형 DTV 제조사들보다 뛰어나다. A/S도 TG 삼보와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보급형 DTV 제조사들과 비교해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정부 주관 보급형 DTV보다 성능도 우수

제조사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버리고 이마트 TV를 면면히 살펴보면 방송통신위원회의 보급형 DTV보다 한결 우수한 스펙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마트 TV와 화면 크기가 같은 32인치 유한프리젠, 대우디스플레이 LCD TV는 해상도가 1366x768로, 풀 HD급이라 부르는 이마트 TV의 1920x1080보다 낮다.

▲ 디지털마당에서 판매되고 있는 보급형 DTV. 32인치 동일 크기
제품의 사양이 이마트 TV보다 떨어진다.

 

게다가 LCD TV의 광원도 이마트 TV가 LED 램프를 사용한 것과 달리 보급형 DTV는 CCFL(냉음극형광램프)을 사용해 명암비나 두께 등도 취약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전파진흥협회의 판매 가격은 유한프리젠 DTV가 45만 5000원, 대우디스플레이 DTV가 49만원이다. 49만 9천원에 판매되고 있는 이마트 TV보다 약간 저렴하지만 성능 차이는 가격 차를 웃돈다. 결론적으로 이마트 TV가 보다 저렴하게 느껴진다.

 

보급형 DTV 구입하려면 인터넷부터 배워야

이처럼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점이 이마트 TV 돌풍의 주된 이유다. 그런데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방통위가 주도하고 있는 보급형 DTV와 달리 이마트 TV는 단 며칠 만에 엄청난 홍보효과 거둔 게 주효했다. 거의 모든 신문사, 방송사들이 이마트 TV에 대해 보도했다. 무엇보다 전국 방방곡곡에 입점한 이마트 측의 전단지 홍보와 매장 내 진열은 당장 TV를 구입할 의사가 없는 이들에게까지 구매욕을 자극했다.  

▲ 전국의 이마트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이마트 TV 판매량에 큰 영향을 끼쳤다.

 

반면 보급형 DTV는 판매를 개시한 6월 15일부터 지금까지 4개월 넘도록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아직까지 많은 이들이 보급형 DTV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며, 설사 알고 있더라도 어디에서 구입해야 하는지 명확히 알고 있는 이가 드물다. 현재 스카이미디어, 유한프리젠, 대우디스플레이, 우성엔터프라이즈를 판매하는 곳은 보급형 DTV 전문 판매처인 디지털마당과 옥션 등 일부 오픈마켓 뿐이다.

그나마 우성엔터프라이즈의 보급형 DTV는 홈플러스에 입점해 있지만 주력 판매 제품은 42인치 제품이다. 대형 할인마트 중 가장 많은 매장 수를 간직한 이마트와 비교하면 보급형 DTV는 판매망이 지나치게 협소하다. 인터넷에 취약한 고령자들은 보급형 DTV에 대한 정보를 얻거나 구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판매기간 4개월 = 3일

제품의 품질과 홍보 효과의 차이는 판매량의 차이로 고스란히 나타났다. 보급형 DTV는 23인치부터 42인치까지 다양한 크기가 판매되고 있다. 판매 기간도 4개월이 넘는다. 그런데 방통위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10월 31일까지 판매 집계된 보급형 DTV 대수는 5천 875대에 불과하다. 이마트에서 2~3일 동안 판매한 것과 비슷한 수량이다. 여기에 취약계층이 신청한 DTV 2천 194대를 더해도 8천대 수준이다.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판매해 DTV 전환율을 높이겠다며 실시한 정부의 계획이 한 유통회사의 성과에도 못 미친 것이다.

이마트 TV는 풀 HD급이라는 높은 해상도를 지원해 모니터 대용으로 쓰려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마트 매장에서 만난 한 구매자는 “27인치 모니터의 가격이 50만원대에 달하는데 이마트 TV는 그보다 저렴하다”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27인치급 모니터의 일반적인 해상도는 2560x1440. 이마트 TV보다 해상도가 높다. 그렇지만 이마트 TV는 스피커가 내장되었고 지원 입력단자가 풍부하며 TV 수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모니터 시장 고객들까지 끌어안고 있다.   

이마트 홍보팀의 공제훈 대리는 “이마트 TV의 초도 물량이 3일째에 완판돼 일요일(11월 6일)까지 추가 주문한 물량을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마트의 경쟁업체인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좀 더 가격을 낮춘 풀 HD급 LED TV를 각각 출시하기로 해 보급형 DTV의 경쟁은 더욱 심화될 예정이다. 이쯤 되니 정부 주도의 보급형 DTV 판매 계획은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더욱 멀어지게 되었다.

아날로그 공중파 방송 송신 종료 시까지 약 14개월이 남았다. 과연 정부 주도의 보급형 DTV가 많이 판매될지, 아니면 기업이 주도하는 보급형 DTV가 많이 판매될지 벌써부터 관심이 간다.

 

       

            IT조선 이상훈 기자 hifidelit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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