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PC와 스마트폰 등 통칭 ‘스마트 미디어’가 보급되면서 소비자들의 생활 패턴이 크게 바뀌고 있다. 일반 TV를 통한 뉴스 습득 의존도가 대폭 줄어들며, 온라인으로 많이 옮겨갔다. PC보다는 스마트폰 이용자가, 스마트폰 이용자보다는 태블릿 PC 이용자가 좀 더 많이 뉴스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에 대한 변화, 오락활동에 대한 변화가 서서히 눈에 띄고 있고 또 한 가지, 쇼핑문화도 스마트 미디어와 함께 혁명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때와 장소 가리지 않는 스마트 쇼핑

 

‘Shopping’의 사전적 의미는 ‘물건을 사러 상점에 가는 것’을 말한다. 즉, 구매하고자 하는 물건이 있는 곳으로 구매자가 이동을 해야 비로소 쇼핑이 성립되는 것이다. 그러던 것이 ‘온라인 쇼핑’이 등장함으로써 바뀌었다. 온라인 쇼핑은 판매자가 인터넷 상에 제작해 둔 상점에 소비자가 PC를 통해 접속, 판매하는 물건의 상품 정보와 사진, 가격 등을 본 후 구매하는 행위를 말한다. 구매한 물건은 택배 등의 방법으로 배달 받는다. 쇼핑의 의미 자체가 변화된 것이다.

 

그런데 스마트 미디어는 이를 또 한번 바꾸었다. 인터넷만 갖춰진 환경이라면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이동 중에도 물건을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즉, 시간과 공간적 제약에서 소비자를 자유롭게 풀어준 것이다.

 

▲ 온라인 쇼핑몰들도 '스마트' 시대에 걸맞게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용 앱을 선보이며 쇼핑의 시간과 공간 제약을
무너뜨리고 있다. 사진은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의 앱들.

 

쇼핑 패턴이 오프라인->온라인->모바일로 이동하면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활용한 ‘모바일 커머스’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특히 소셜커머스 업체들도 위치정보 서비스(LBS)를 적용한 실시간 지역 상권 내 상품 할인 판매를 시작하면서 모바일 쇼핑의 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다. 게다가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와 연계한 마케팅은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효과를 얻게 해주며 소비자들 역시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상품들에 대한 트위터리안과 사용자들의 사용기를 통해 한결 똑똑한 쇼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스마트TV 보며 스마트 쇼핑

 

온라인 쇼핑 이전에 TV도 쇼핑의 주요한 수단이었다. ‘TV홈쇼핑’이라 부르는 쇼핑 특화 채널을 통해 쇼핑 호스트들이 선전하는 제품들을 본 후 전화로 주문하는 방식이 TV 쇼핑의 기본 방식이었다. 그러나 스마트 TV가 출시되면서 TV에서의 쇼핑 방법이 더 똑똑해지고 있다.

 

▲ 스마트 TV를 활용하면 간단한 리모컨 조작만으로 쇼핑 콘텐츠를
이용하거나 제품 구매, 결제, 교환, 배송 문의까지 가능하다.

 

삼성전자의 스마트 TV는 스마트 TV용 쇼핑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했다. H몰 애플리케이션은 스마트 TV에 어울리는 동영상 생방송 및 지난 쇼핑 방송이 제공되며 스마트 TV에서 상품명을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초성검색과 자동완성 기능, 바로검색 기능을 제공한다. 또한 TV 리모컨의 상하좌우 이동만으로 카테고리 선택과 이동이 가능하며 H몰이 보유한 가상 피팅(Fitting) 서비스, ‘H코디’도 구현했다.

 

이 밖에 스마트 TV용 애플리케이션과 PC, 모바일의 모든 정보가 싱크되며 신용카드 없이도 휴대폰으로 월 한도 30만원까지 결제가 가능해 언제나 쇼핑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전 상품의 QR코드를 제공하고 있어 소비자는 각종 상품 정보와 할인쿠폰, 이벤트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냉장고가 우리집 마트

 

▲ 홈플러스와 제휴해 냉장고에서 음식물을 온라인 주문과
결제가 가능한 LG전자의 스마트 냉장고 'R-T851TBHS'

 

냉장고를 통해서도 쇼핑이 가능하다. 2011년형 스마트 냉장고는 전면에 설치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보관 중인 식료품 정보 및 각종 조리법 등을 제공하며, 터치스크린을 통한 냉장고 제어도 지원했다. 또한 앞으로 나올 냉장고는 인터넷과 연결해 제휴된 마트에서 필요한 제품들을 즉시 구입할 수 있게 한다.  

 

LG전자는 홈플러스와 제휴해 냉장고에 마련된 10.1인치 LCD에서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음식물을 직접 온라인으로 주문 및 전자 결제할 수 있는 ‘웹 오더링 시스템(Web Ordering System)’을 개발해 제품에 적용했다(모델명:R-T851TBHSL). 삼성전자도 이마트와 손잡고 이-커머스(e-Commerce)가 가능한 스마트 냉장고(모델명:FRS73DRDFW)를 발표했다.

 

▲ 삼성전자는 이마트와 스마트 냉장고를 공동 개발해 냉장고에
설치된 LCD를 통해 제품을 주문하고 휴대폰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국내 최대 유통업체인 이마트와 1년간 공동 개발해 냉장고에 설치된 LCD를 통해 이마트에서 판매 중인 식재료와 가공식품을 주문, 휴대폰으로 결제하고 원하는 시간대에 배송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 냉장고는 이마트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냉장고에 없는 식료품을 체크해 장바구니에 담아 두었다가 나중에 구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향후 푸드 매니저 기능까지 더해 냉장고에서 보관 중인 식품의 관리와 남은 재료로 가능한 요리법을 제공받을 수 있다.

 

쇼핑몰이 변한다 ‘가상 스토어’

 

대형 할인마트인 홈플러스가 세계 최초로 가상 스토어를 열었다. 지하철 2호선 선릉역 승강장 스크린도어에 마련된 홈플러스 광고판에는 현재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각종 상품의 사진이 부착되었고 그 옆에 QR코드와 바코드가 마련되어 있어 스마트폰으로 주문 및 결제가 가능하다.

 

▲ 가상 탈의실 내 모델에게 다양한 옷을 입혀볼 수 있는
리바이스 '로드웨이 디지털 피팅룸'

 

스마트 가상 스토어 서비스 런칭 이후 홈플러스 모바일 쇼핑 매출이 지난 4월 스마트 앱 출시 초기 대비 767% 신장했고, 스마트 앱 다운로드 이용자 또한 76만 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에 홈플러스는 지난 10월 부산 서면역, 서울 광화문 버스정류장에 2, 3호점도 오픈했다. 가상 스토어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TIME, CBS, 프랑스 AFP통신, 영국 BBC, 일본 NHK, 도쿄TV, 니케이신문 등 세계 8개국 30여개 언론매체가 보도했을 만큼 세계인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승한 홈플러스 회장은 “고객이 매장을 찾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직접 고객을 찾아가야 한다는 ‘고객 중심’의 사고에서 다중결합 4세대 점포인 ‘홈플러스 스마트 가상 스토어’가 탄생하게 됐다”고 탄생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 웨스트우드의 가상 스토어. 가상 스토어는 매장을 운영하지 않아도
소비자드에게 항상 다양한 정보와 구매 기회를 제공한다.

 

아웃도어 브랜드 웨스트우드도 지하철 가상 스토어를 열었다. 웨스트우드는 등산 인구가 주로 이용하는 서울 유명 등산로 및 주요 지하철 부근에 마련되었다. 관악산 등산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신림역, 청계산 등산객들이 이용하는 양재역, 교통 중심지인 서울역을 비롯해 고속터미널 역에서도 웨스트우드 가상 스토어를 체험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가상 스토어는 상품이 필요한 곳에서 상품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하철에 마련된 가상 스토어를 통해 찬거리를 주문하면 가장 가까운 매장에서 이를 배달해 주며 등산을 다녀오는 길에 필요성을 느낀 등산복도 매장에 갈 필요 없이 주문할 수 있다.

 

김홍 웨스트우드 대표이사는 “고객들의 편리한 쇼핑을 위해 아웃도어 업계 최초로 가상 스토어를 마련했다”며 “가상 스토어를 통해 고객들은 이제 매장을 직접 찾지 않고도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을 이용해 편리하게 웨스트우드의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소비 패턴 인식, 각종 정보 인식하는 스마트 카트

 

쇼핑 카트도 스마트 시대에 걸맞게 변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실내 측위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 카트를 중국 내 대형마트 사업자인 로터스(Lotus)와 공동으로 상해 매장에 선보였다. 스마트 카트는 스마트폰을 통해 얻은 쇼핑정보, 구매리스트 등을 매장 내 카트와 연동할 수 있는 서비스다.

 

▲ SK텔레콤이 선보인 스마트 카트. 소비자의 구매이력과 사용 패턴을
스마트 카트로 전송해 소비자가 원하는 각종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기존 유통업체에서 보유한 고객의 구매이력 및 사용 패턴 등 고객정보를 스마트 카트로 전송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 정보, 할인 정보, 각종 쿠폰 등을 고객 위치에 따라 받을 수 있다. 또한 증강현실을 통한 현장 쿠폰 수령, 추천상품 정보 조회 등도 가능하고 스마트폰으로 전자 영수증 받기, 멤버십 정보 조회도 동시에 가능하다.

 

스마트 카트의 실내 측위기술은 UWB와 Zigbee가 혼합된 방식으로 오차 범위 1m 이내를 자랑한다. 소비자가 스마트 카트를 끌며 매장을 이동하면 스마트 카트는 매장 내 WiFi 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는 쇼핑 정보를 제공한다.

 

SKT 허광 매니저는 “아직 국내에서는 스마트 카트가 채산성과 비용 등의 문제로 인해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았지만 소비자에게 매장 내 위치정보와 구매이력 정보로 분석된 상품 추천으로 효율적인 쇼핑이 가능하도록 도와준다”며 “현재 중국에서는 스마트 카트의 상품성을 강화할 요소들을 추가하며 스마트 카트의 완성도를 높여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인식 SK텔레콤 기업사업부문장은 “유통/광고/제조업계에 꼭 필요한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개발된 ‘스마트 카트;가 쇼핑의 새로운 형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에코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삑“ 교통카드 NO, 신용카드!

 

사람의 본성은 편해지면 더 편하고 싶은 법. 스마트폰에 모든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되다 보니 결국 스마트폰을 결제 수단으로 쓰고자 하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 바로 NFC다.

 

▲ NFC를 응용한 종이명함. 명함에 스마트폰을 태깅하는 것만으로 다양한 정보
를 제공할 수 있으며, 연락처 자동 저장과 자동 통화도 가능하다.

 

NFC는 가장 주목 받는 차세대 결제 수단이다. NFC는 13.56MHz의 주파수를 쓰는 RFID의 일종으로 아주 짧은 거리에서만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근거리 통신이다. 교통카드를 생각하면 쉽다. 카드를 단말기에 찍으면 운임이 결제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여기에 신용카드 정보를 더하면 스마트폰을 찍는 것만으로 신용카드를 긁는 것과 똑같다. 돈을 내야 할 때 신용카드 대신 스마트폰을 태그하면 된다.

 

코엑스, 명동에선 스마트폰이 지갑

 

현재 NFC는 지식경제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다. RFID를 주관하는 지식경제부는 이동통신사, 카드사 등과 함께 RFID 존을 만들었다. 코엑스 메가박스를 비롯한 씨너스 계열 10개 극장을 중심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명동을 NFC존으로 지정하고 명동 내 상점들을 대상으로 NFC 칩이 들어있는 스마트폰으로 결제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갤럭시 S2를 비롯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대부분 NFC 결제 모듈을 갖췄고 아이폰은 KT가 공급하는 NFC 케이스를 이용하면 된다.

 

▲ CJ GLS 물류센터에 적용된 RFID 시스템.
상품 정보가 입력된 RFID 태그를 이용해
상품의 주문, 입출고, 배송 등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업계는 이미 10여 년 전에 모네타 등 휴대폰 결제 서비스로 쓴맛을 한번 봤던 전례가 있어 조심스러워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열풍으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정부 기관의 의지도 강한 만큼 정책과 표준화 작업이 더해지면 순식간에 제 3의 지갑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상품지식 전문 뉴스 <IT조선(i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