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인터넷망을 무단 사용하는 스마트 TV에 대한 접속제한 조치를 즉시 시행할 계획이다. 접속제한이 되면 스마트 TV의 애플리케이션 이용이 제한되지만, 이용자의 기존방송 시청 및 초고속 인터넷 사용에는 영향이 없다.

 

KT는 "스마트 TV 인터넷망 접속제한은 인터넷 이용자 보호 및 시장 질서회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며 작년 9월 전력소비를 적절히 조절하지 못해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했듯이 네트워크도 프리 라이딩(Free Riding) 데이터가 폭증하면 IT 생태계 자체가 공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삼성전자가 발표한 2012년형 스마트 TV. KT의 스마트 TV
인터넷 접속 제한은 스마트 TV를 주력 모델로 내세우고 있는
삼성, LG전자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된다.

 

KT에 따르면 스마트 TV는 PC와 달리 HD, 3D급 대용량 고화질 트래픽을 장시간 송출시키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단말이다. 따라서 스마트 TV 동영상은 평상시 IPTV 대비 5~15배, 실시간 방송중계 시 수 백배 이상의 트래픽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인터넷 가입자망 무단사용이 현재와 같은 속도로 확대 된다면 머지 않아 통신망 블랙아웃(Blackout)을 유발시킬 수 있다라는 설명이다. 또한 스마트 TV 사업자는 개통/AS 책임까지 통신사에게 부당하게 전가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용량 트래픽으로 네트워크가 흔들릴 경우 가장 피해를 보는 계층은 대다수의 일반 인터넷 이용자다. KT 데이터에 의하면, 대용량 서비스가 네트워크를 독점할 경우 일반 인터넷 이용자의 인터넷 속도는 최대 265배나 시간이 더 걸리는 것으로 측정되고 있는데, 이는 단순한 인터넷 웹서핑을 하기에도 매우 어려워 이용자들의 불편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통신업계는 네트워크 가치가 인정되어야 하며,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스마트 TV 사업자가 네트워크 사용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인터넷전화(VoIP) 사업자는 인터넷망 사용에 대해 망 이용 댓가를 내고 있으며, IPTV도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에 따라 인터넷망에 대한 이용대가를 협의 부과하도록 되어 있다. 2006년 하나TV도 LG파워콤의 인터넷망 무단사용에 대해 접속제한을 받은 바 있으며, 결국 망 이용 대가를 합의한 바 있다.

 

지난해부터 스마트 TV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스마트 TV 사업자와 통신사들의 인터넷망 이용대가에 대한 공방이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통신업계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를 통해 지난 1년간 수차례에 걸쳐 '통신사-스마트 TV사업자'간 협력 제의를 시도해 왔으나, 스마트 TV 사업자는 협상을 회피하는 등 소극적인 자세를 지속하고 있다.

 

스마트 TV 사업자가 무단으로 KT의 가입자 선로를 이용함으로써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여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제공에 문제를 초래하는 것은 전기통신사업법 제79조 제1항에도 위반된다.

 

한편 스마트 TV를 주력 상품으로 출시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KT의 정책 발표와 함께 사태 파악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2월 8일 가진 2012년형 스마트 TV 신제품 발표회장에서 2012년 글로벌 시장에 판매할 목표 대수가 5000만대이며, 그 중 절반 가량이 스마트 TV가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3D 기능을 지원하는 상위 모델 대부분이 스마트 TV를 겸하고 있는 만큼 KT의 이 같은 방침은 제조사들의 스마트 TV 보급에 직접적인 제동을 거는 셈이다.

 

소비자들 역시 KT의 정책에 반발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KT의 정책이 발표된 직후 각종 게시판에 "인터넷 인프라를 사용하기 위해 KT 같은 인터넷 망 공급자에게 돈을 지불하고 있는데 결국 스마트 TV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돈을 내라는 의미냐"며 KT의 '상술'을 비난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다수 인터넷 이용자 보호 및 시장질서 왜곡 방지 등을 위해 인터넷망 무단사용에 대한 스마트 TV 접속제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일반이용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스마트 TV 사업자와 신속하고 원만한 협상을 통해 원활한 서비스 제공 및 인터넷 이용환경 개선 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며, 국내에서 통신사업자-스마트 TV 사업자간 상생협력을 통해 성공모델을 만들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한국發 스마트 IT 혁명을 창출해내는 것이 바람”이라고 밝혔다.  

 

IT조선 이상훈 기자 hifidelit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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