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코하마에서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
CP+는 2010년부터 개최된 카메라 관련기기 전시회다. CP+는 해마다 관람객 규모가
늘고 있는데, 신제품이 발표되거나 인기 모델이 전시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CP+ 2012 행사 관람객은 2011년에 비해 30% 가량 늘어난 6만 5120명에
달했다.
3년 만에 어엿한 국제 규모의 카메라 관련기기 전시회로 성장한 CP+. 이번 CP+ 2012에서 선보인 신제품과 기술 동향을 분석해본다.
-DSLR 카메라 본체, 렌즈군 다수 발표돼. 고화질 지향 신제품 위주
CP+ 2012의 막을 연 모델은 니콘 D800 / D800E였다. 니콘은 CP+ 2012를 이틀 앞둔 7일, 35mm 포맷 DSLR 카메라 D800 / D800E를 발표했다. 두 모델의 차이는 로우패스 필터로, 니콘 D800E의 경우 로우패스 필터 구조를 변경해 해상력을 끌어올린 제품이다. 니콘 D800은 35mm 사이즈 3630만 화소 이미지 센서를 장착했다. 니콘 D800은 플래그십 DSLR 카메라 D4에 육박하는 본체 성능을 내세워 사용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모았다.
캐논은 DSLR 카메라가 아닌, 고급 렌즈군을 발표했다. 캐논이 내세운 무기는 표준 줌 렌즈 베스트셀러, EF 24-70mm F2.8L USM의 업그레이드 모델이었다. 캐논 EF 24-70mm F2.8L II USM은 이전 모델을 기본으로 광학 구조를 개선하고 본체 무게를 줄였다. 또한, 캐논은 24mm / 28mm F2.8 렌즈에 흔들림 보정 기능과 초음파 모터를 추가하는 등, 높은 기술력을 과시했다.
사용자들의 예상을 뒤엎고, 시그마가 CP+ 2012에서 DSLR 카메라 신제품을 깜짝 발표했다. 그 주인공이 70만 엔이라는 초유의 고가격으로 화제가 되었던 SD1의 염가판이라는 사실은 더더욱 놀랍다. 시그마는 SD1와 동일한 성능을 지니고, 가격은 1/3 수준으로 떨어뜨린 SD1 Merrill을 발표했다. APS-C 타입 포비온 센서를 장착한 시그마 SD1 Merrill을 통해, 사진가들은 더욱 부담없는 가격에 포비온 센서의 고화질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교환식 렌즈 제조사, 탐론이 독보적인 기술력을 과시했다. 탐론은 지난 6일, SP 24-70mm F2.8 Di VC USD를 발표하고 이 렌즈의 목 업 모델을 CP+ 2012에 전시했다. 이 렌즈는 24-70mm F2.8 렌즈 가운데 최초로 흔들림 보정 기능과 초음파 모터를 지닌 제품이다.
CP+ 2012에서 발표된 DSLR 카메라 및 관련 기기들은 모두 고화소, 고화질을 추구하는 제품이다. DSLR 카메라 본체의 고화소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남에 따라, 이를 뒷받침해줄 고화질 렌즈군이 등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12년 9월 열릴 포토키나에서도 이러한 고화질 경향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미러리스 카메라, 여전히 높은 인기. 기술력 과시한 제품 눈에 띄어
최근 디지털 카메라 시장을 이끌고 있는 미러리스 카메라 및 관련 신제품이 CP+ 2012에서 공개되었다. 우선 주목할 곳은 펜탁스다. 펜탁스는 이미 미러리스 마운트, Q 시스템을 지니고 있다. 이어, 펜탁스는 K 마운트를 사용하는 미러리스 카메라 K-01을 발표했다. 펜탁스 K-01은 K 마운트 렌즈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세계적인 디자이너 마크 뉴슨의 디자인이 가미돼 화제가 되었다.
올림푸스 역시 플래그십 미러리스 카메라, OM-D E-M5를 통해 기술력을 과시했다. 올림푸스 OM-D E-PM5는 필름 카메라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에 세계 최초로 구현된 5축 구동 흔들림 보정 기능, 더욱 우수해진 화질 및 AF 성능, 3인치 OLED 틸트 터치스크린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다. 특히, 미러리스 카메라 가운데 최초로 방진방적을 지원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후지필름의 첫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 X-PRO1 역시 CP+ 2012에서 화제가 되었다. 후지필름 X-PRO1은 독자 마운트 고화질 단렌즈와 튜닝된 CMOS 센서를 통해 35mm 카메라 이상의 화질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한다. 편리한 하이브리드 뷰 파인더와 클래식 디자인 역시 후지필름 X-PRO1의 매력이다.
미러리스 전용 렌즈군도 발표되었다. 보이그랜더는 세계에서 가장 밝은 조리개를 지원하는 마이크로포서즈 카메라 전용 렌즈, Nocton 17.5mm F0.95를 발표했다.
켄코-토키나 역시 마이크로포서즈, 소니 E 마운트 전용 반사망원 렌즈를 선보였다.
올림푸스는 OM-D E-M5와 어울리는 인물 촬영용 렌즈, 75mm F1.8과 방진방적 렌즈 60mm F2.8 Macro를 발표했다.
2012년 미러리스 카메라 신제품들은 기술 지향적인 제품이 대부분이다. 사용자들은 미러리스 카메라가 SLR 카메라에 비해 본체 성능이 떨어진다는 인식을 지니고 있었다. 이번 CP+ 2012에서 발표된 방진방적 미러리스 카메라와 밝은 조리개 렌즈, DSLR 카메라용 렌즈와 호환성을 지닌 미러리스 카메라 등의 신제품은 사용자들의 이 인식을 상당 부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고화질 & 컨버전스 시대 진입
니콘, 캐논, 펜탁스, 시그마, 올림푸스 등의 제조사들은 이번 CP+ 2012에서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신제품을 발표했다.
니콘의 경우, 베스트셀러 모델인 P300 / P500의 후속 모델 P310 / P510을 발표했다. 이들 제품은 높은 가격대비 성능과 휴대성을 기본으로 이면조사 이미지 센서를 탑재해 고화질을 지니게 되었다.
시그마는 APS-C 타입 포비온 센서를 장착한 DP1 / DP2 Merrill을 발표했다. 시그마 SD1과 같은 이미지 센서를 탑재하고, 기존 모델에 비해 한층 높아진 렌즈 성능을 자랑하는 시그마 DP1 / DP2 Merrill은 콤팩트 카메라 가운데 가장 우수한 화질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제품이다.
한편, 캐논은 콤팩트 카메라 히트 모델, 익서스 시리즈 신제품에 무선 전송 기능을 추가했다. 캐논 익서스 510HS는 광학 12배 줌 렌즈, 3.2인치 터치스크린을 기본으로 WI-FI를 탑재했다. 또한,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스마트폰, 태블릿 PC와의 연동도 가능하다.
올림푸스, 펜탁스는 터프니스 카메라를 통해 틈새 시장을 공략했다. 올림푸스는 터프 TG-820에 이면조사 이미지 센서를 적용, 화질 요소를 끌어올렸다. 펜탁스는 12m 방수 기능을 지닌 옵티오 WG-2를 선보이며 아웃도어 카메라 명가로서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CP+ 2012에 출품된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들은 카메라 본연의 성능인 화질 요소에 충실하면서 개성있는 특수 기능을 지닌 제품들이었다. 특히, 무선 전송 기능과 위치 기록용 GPS를 내장한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2012년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의 진화 방향을 제시하는 지표다.
CP+ 2012 행사 참가사는 2011년 99개 사에서 88개 사로 줄었다. 하지만, 신제품 발표와 전시 제품의 증가 등, 행사의 질적 측면이 높아짐에 따라 관람객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풍부한 볼거리와 알찬 신제품을 만날 수 있었던 CP+ 2012, 2013년 1월 말부터 진행될 CP+ 2013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IT조선 차주경 기자 reinerr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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