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없이 스스로 주차를 하는 자동차, 전기차를 세워두기만 해도 충전이 되는 슈퍼마켓 주차장.

독일 자동차 업체 아우디는 지난달 29일 오후(현지시간) 뮌헨에 있는 아우디 트레이닝 센터에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언론을 초청해 현재 연구, 개발 중인 자동차 신기술 7가지를 소개했다. 아우디는 이 자리에서 상상 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미래형 자동차에 조금씩 다가가는 기술적 과정을 실물과 영상을 통해 선보였으며 신기술을 적용한 레이싱카도 공개했다.

◇혁신을 꿈꾸는 미래형 신기술 7가지 = 루퍼트 슈타들러 회장은 기술 소개에 앞서 "어렸을 때 드라마 '전격Z작전'의 자동차 키트가 사람과 대화하고 자동으로 운전하는 기술이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기술들은 이제 현실이 됐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앞으로도 사람들은 이동에 관한 꿈을 계속 추구할 것"이라며 "혁신은 아이디어로부터 시작하며 아이디어를 적용한 제품이 고객의 사랑을 받아야 기술적 혁신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소개된 신기술 가운데 무인 주차(Garage Parking Pilot)는 운전자가 차에서 내린 이후 차가 스스로 주차장으로 들어가 빈곳을 찾아내고 주차선에 맞춰 주차하는 시스템이다.

이 기술은 현재 차량이 스스로 휠을 움직여 가까운 차고에 들어가는 수준에까지 도달해 현실화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아우디는 설명했다.

또 무선 충전은 전기차와 충전기를 선으로 연결할 필요 없이 충전 시스템이 설치된 바닥에 다가가 차를 세워두기만 하면 충전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전조등이나 후미등이 고정된 형태가 아니라 빛이 차체 위를 흘러다니거나 레이저를 뿜어내기도 하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도 눈에 띄는 신기술이다.

아울러 아우디는 차체 경량화와 비용절감의 효과를 동시에 노리고 섀시 재료를 알루미늄과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RRP)을 혼합하는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또 현재 강(鋼)으로 만드는 코일스프링을 섬유강화플라스틱(FRP)으로 만드는 데 이미 성공해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 기술을 개발한 요아킴 슈미트는 "FRP 코일스프링은 강 코일스프링보다 무게를 40% 줄일 수 있고 부식 위험이 없다"며 2014년 R8 e-트론에 최초로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처럼 멀티터치가 가능하고 조수석에 탄 동승자가 운행 중 정보를 운전자의 헤드업디스플레이에 띄워 줄 수도 있는 '멀티터치 조절기능', 노면 상태를 예측함으로써 운전자에게 전해지는 충격을 줄이는 '예측 가능한 서스펜션'도 공개됐다.

◇신기술 적용한 레이싱카 공개 = 이날 OLED 기술을 소개한 라이팅(Lighting) 디렉터 스테판 베를리츠는 후미등 앞에 안개 스프레이를 뿌려 붉은색 레이저 빔이 쏟아지는 모습을 시연하면서 "디스플레이와 레이저로 뒤차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아우디는 이 OLED 기술을 올해 르망24 출전 차량에 적용할 예정이다.

르망24는 프랑스자동차협회(ACO)가 1923년부터 매년 6월 라 샤르트 서키셍서 열어온 대회로, 13.629㎞의 서킷을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달려 차량 내구성을 겨루는 경연장이다.

13회 출전해 10회 우승한 아우디는 올해 OLED 외에 차체 경량화 등 기술력을 높인 차를 내보낸다.

출전 차량은 4륜구동 하이브리드차인 아우디 R18 e트론 콰트로와 초경량화 모델인 R18 울트라 2대씩 총 4대다. 특히 하이브리드차의 출전은 처음인 터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배기량 3천700㏄인 두 차량은 최대토크는 850N·m 이상이며 최고출력은 375㎾, 510마력(hp)이다.

아우디를 비롯한 자동차 업체들이 출전 차량에 공을 들이는 것은 모터스포츠가 단순한 경주대회를 넘어 그동안 개발한 신기술을 선보이는 경연장이자 상용화 가능성까지 점쳐보는 시험장이 되기 때문이다.

아우디 기술개발 총괄 책임자인 미카엘 디크는 "모터스포츠는 최고의 운전자와 자동차 기술, 성능이 필요한 도전"이라며 "OLED 기술을 이번 시즌에 적용하는 등 모터스포츠와 양산차의 연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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