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DI 보고서에 이통사 "한계 많은 연구…일반화 말아야"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로 인한 이동통신사의 매출 감소가 크지 않다는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발간해 이동통신사가 발끈하고 나섰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ISDI는 지난 2일 '모바일 인터넷전화가 이동통신시장의 진화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전체 스마트폰 가입자에게 mVoIP 이용을 허용하더라도 이통사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mVoIP란 이동통신망을 통해 제공되는 인터넷전화다.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면서 마이피플이나 스카이프 등 무료 mVoIP 서비스가 등장했지만 이통사는 매출 감소를 이유로 5만원대 이상의 월정액 가입자에게만 mVoIP를 허용(SKT·KT)하거나 아예 금지(LGU+)하고 있다.

 

KISDI는 모든 3세대(3G) 스마트폰 요금제에서 mVoIP를 허용하면 이통사의 매출이 0.74% 감소하며, mVoIP의 통화음질·음성지연시간·접속성공률·통화대상 등 통화품질이 개선되는 경우에는 매출 감소량이 1.61%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이통사가 3G 모든 요금제에서 mVoIP를 개방하고 mVoIP의 통화품질이 개선되는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면 이통사 매출은 2.36% 감소할 것으로 KISDI는 추정했다.

 

KISDI는 스마트폰 이용자 1천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mVoIP 이용환경의 변화에 따라 이용자가 어떤 요금제를 선택하게 되고, 이통사의 매출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KISDI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이통사가 3G망에서 mVoIP를 차단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논리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대해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mVoIP의 시장현황과 실제 이용패턴, 요금제 변경 동인, 기술발전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설문조사로만 시장 영향을 분석한 것이기 때문에 온전히 신뢰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롱텀에볼루션(LTE)의 급속한 보급, mVoIP 통화품질 향상 등 미래 이용자 환경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고 KTOA는 비판했다.

 

이통사는 "mVoIP가 확대되면 매출이 감소해 망 투자를 축소하거나 데이터 요금을 인상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장기적으로 모바일 인터넷 생태계의 성장기반을 저해해 이용자 후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mVoIP 전면 허용에 반대하고 있다.

 

KTOA는 "mVoIP의 영향을 단순히 스마트폰 정액 요금제의 선호율 변화로만 분석한 이 보고서를 'mVoIP 전면 허용'의 근거로 활용하면 '일반화의 오류'에 봉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KISDI도 보고서에서 "mVoIP에 관한 망중립성 규제를 수립할 때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며, 현재 상황에 국한된 연구결과로 규제정책의 득실을 논의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실증적인 연구들이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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