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내 인기 등산 코스로 손 꼽히는 북한산이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등산로 입구에서부터 패션의 중심을 상징하는 로데오 거리처럼 유명 아웃도어 매장들이 즐비하다. 제일 가깝게 등산객과 마주치는 북한산(진관동) 등산로 주변 아웃도어 매장들을 통해 시장 수요와 트렌드를 알아봤다.

 

▲북한산(진관동) 등산로 입구 주변

 

북한산 등산로 초입에서부터 아웃도어 매장을 눈 여겨 볼 수 있다. 중저가 브랜드인 에코로바, 트렉스타, 레드페이스, 아웃도어 용품 멀티숍 등이 자리잡고 있고 등산로 입구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아웃도어 업계의 빅5로 불리는 노스페이스, 코오롱, K2, 블랙야크, 라푸마 등이 입점해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아웃도어 매장간 이동경로가 짧고 브랜드가 다양해서 가격 비교하기가 쉽다

 

이 외에도 마무트 코리아, 아크테릭스, 몬츄라 등 유럽의 아웃도어 브랜드 매장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들 아웃도어 매장은 도심의 단순거점 매장 형식이 아닌 화려하고 고급스런 컨셉트의 플래그 십 형태의 매장으로 꾸며져 있다.

 

특히 매장들 대부분이 등산, 트레킹에 필요한 등산화, 의류 등을 우선 배치해 매장 디스플레이에도 차별화를 두고 있다. 재작년 말에 입점한 라푸마는 단순히 등산복과 용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2층에 카페를 운영해 재즈공연 등 등산객들을 위한 쉼터를 마련해났다.  

 

라푸마 북한산점 점장은 "북한산을 찾는 등산객들에게 대표적인 만남의 장소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며 "지난해 유난히 눈이 많이 온 탓인지 추운 몸을 데우고자 매장을 찾아 따뜻한 차 한 잔씩 즐기는 등산객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다양한 상설할인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가 고가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이들 아웃도어 매장들은 상설 할인매장을 운영 중이다. 노 세일 브랜드인 노스페이스, 아크테릭스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매장들이 최대 30~60% 세일 푯말을 내걸고 영업 중이었다.

 

레드페이스 매장의 한 직원은 "신제품을 찾는 손님도 많지만 아웃도어 의류는 유행을 덜 타는 편이라 이월상품을 구매하는 손님들도 많다."고 전하며 "이월상품이지만 대부분 1~2년 내외 상품으로 기능이나 트렌드가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취재 중 발견한 재미있는 사실은 북한산 입구에 위치한 아웃도어 매장들이 마치 아웃도어 업계의 매출 순위처럼 매장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겨울 ‘등골브레이커’로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제2의 교복으로 불리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노스페이스가 가장 북한산 등산로입구에 가깝다는 점이 바로 그렇다

 

노스페이스 북한산점 매장 직원은 “지난 겨울 시내에서 인기 패딩을 구하지 못한 학생들이 북한산 매장까지 직접 찾아와 제품을 구입하기도 했다”고 밝히며 “하지만 시내 매장과 달리 북한산점의 주 고객층은 40~50대 중 장년층 여성이며 대부분 제품이 골고루 다 잘나가지만 그 중에서도 바람막이 재킷 같은 의류 위주로 상품이 잘 나간다”고 전했다.

 

이처럼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도심에서 산으로 몰리는 까닭은 급격하게 아웃도어 시장이 팽창하면서 실제 등산을 즐기는 충성도 높은 고객을 잡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실제 도심 매장과 달리 북한산 주변 아웃도어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대부분 등산객들이었다.

 

머렐 매장 직원도 “북한산 둘레길이 개방되고 가족 단위의 트레킹 손님들이 평상복 차림을 나섰다가 직접 매장에서 구입 후 바로 착용하고 산에 오르는 손님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산에 아웃도어 매장 거리가 형성되기 시작한건 2~3년 내외로 주차시설이 완비돼 있어 파주나 이천 명품 아울렛 못지 않게 주말에는 쇼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IT조선 홍효정 기자 honghong@chosunbiz.com
상품지식 전문뉴스 <IT조선(it.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