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푸르름을 더해가는 산천초목이 푸른 하늘, 푸른 강물, 푸른 바다와 더불어 이글거리며 빛나는 태양 아래서 나를 향해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아름다운 일요일 아침에 꽉막힌 집안 방구석에 갇혀있다는 건 저로선 도저히 참을 수 없기에 30도를 맴돌고 있는 무더위와 한주간의 스트레스를 서해의 시원한 바닷바람으로 날리고자 새로산 노랑색 허머를 모시고 6호선과 공항철도를 타고 영종도의 인천공항역 못미쳐 운서역에 도착하여 선착장으로 향하였습니다.

 

이제는 전철을 타고 수도권뿐만 아니라 강원도 춘천이나 충청도 천안까지도 가볍게 갈 수 있으니 이 얼마나 고마운 세상일까요? 운서역에서 내려 선착장으로 가는 길은 다소 구불구불 돌아가긴 하지만 서울 도심의 차도에 비하면 한가하기 짝이 없어서 자전거 라이딩하기엔 전혀 어려움이 없이 널널하였습니다.

 

 


아직 일요일 오전임에도 벌써 신도로부터 나오는 차량들의 행렬이 끝없이 많이 빠져나옵니다.

 

 

우리 나라 여객선은 연안이든 국제선이든 아직도 중고가 대부분이라 새배를 보기가 매우 드물더군요.
마치 후진국에 가면 한국에서 수입된 중고차가 인기리에 돌아다니고 있듯이 일본으로부터의 중고 배가 우리나라에서 활개치고 다니는 걸 보면 이젠 정말 부끄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평소엔 한시간 간격이지만 성수기의 주말엔 약 30분 간격 정도 수시로 승객을 태우기 때문에
시간표에 구애됨이 없이 아무 때고 도착하셔도 됩니다.

 

 

 

왕복요금이 성인 4,000원에 자전거는 2,000원 추가 요금을 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신도에 들어갈 때 표를 사는게 아니라 일단 그냥 들어갔다가 신도로부터 영종도로 나오는 배를 탈 때 표를 사는 것이니 신도나 시도, 모도에서 뼈를 묻고 평생 살겠다면 운임낼 필요없이 공짜로 들어갈 수 있으니 이점 참고하시길! ㅎㅎ

 

 

함께 간 친구는 망원렌즈를 갖고와서 사진촬영에 여념이 없습니다.
이 갈매기 녀석들을 볼때 마다 느끼는 건 물고기를 잡아먹지 않고 한낱 새우깡의 노예가 되어가는 사실에 안타깝다는 생각입니다. 사자는 굶어죽어도 풀을 뜯으며 살지 않는다는데 . . .

 

 

자전거 투어를 온 이들이 꽤 많아서 수십대는 되어 보입니다.
누적하면 주말 하루에도 수백대의 자전거가 이 섬들을 휘집고 다니겠군요.

 

 


노랑색 허머는 어디서고 눈에 잘 띄는 예쁜 색상과 디자인이어서 이목을 집중시킵니다.

 

이제 한창 밀물시간인지라 바닷물이 부지런히 밀려 들어와 갯펄을 뒤덮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서해 갯펄의 규모는 전세계에서 몇 안되는 소중한 갯펄 중 하나라지요.

 

 

어느 새 밀물이 꽤 들어와서 갯펄 위에 가라앉었던 배들이 점차 뜨기 시작합니다.
달의 인력은 지구상의 모든 만물에 영향을 주고 있다죠. 여인들의 매달 있는 행사의 주기에도.
문득 밤바다를 바라보며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Moonlight Sonata)를 듣고 싶어지는 순간입니다

 

 

어떤 이들이 꽤 큰 망원렌즈로 먼 바다의 해무를 찍길래 나도 덩달아 찍어봤지만 간단한 줌렌즈로 잡아당기기엔 아무래도 역부족이더군요. 언젠간 나도 망원렌즈의 지름신에 접신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부쩍 들었습니다.

 

 

비틀즈의 "Yellow Submarine"이라는 곡이 떠오르게 하는 한척의 배를 만났습니다.
어렸을 적 세발자전거 이후 1975년도에 생애 처음으로 어머니가 사준 26인치 자전거가 바로 노랑색이었는데 그 자전거를 타고 1977년도 여름 방학 때 배낭 하나 달랑 메고 서울-부산 단독 종주를 3박4일간 하였습니다.

 

 

외로운 여인의 조각상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아무튼 평온하고 느긋해 보이는 요염한 자태입니다.

 

 

위의 요염한 자태에 비해 대조적으로 다이내믹하게 뛰어가는 모습의 조각상!

 

 

황급히 뛰어가는 모습보다는 차분히 앉아있는 모습이 눈길을 끕니다.
아무튼 다리 주변을 아름답게 장식해주어 지나가는 방문객의 눈과 가슴을 즐겁게 해주어 고마울 뿐이지요.


Gracias a la vida!

 

 

여기까진 밀물이 아직 들어오지 않았지만 저 배들도 조만간 물위에 뜨겠지요.
만조 때를 미리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시간 맞추어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몇년 전 만조 때 인천 소래 포구의 시장 안까지 바닷물이 찰랑거리며 들어온 장관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 출처 : 바끄로 http://www.baccr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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