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능선 오름길에서 바라본 불암산과 상계동의 아파트 단지. 

수락산은 빼어난 계곡과 주능선의 암릉이 일품인 서울 근교 산으로 지하철을 이용해 접근할 수 있다는 점과 아기자기한 산행의 재미를 느낄 수 있어 사람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지하철 7호선을 이용해 접근할 수 있는 석천계곡과 수락산계곡 오름을 소개한다. <편집자>

 

능선 오름과 빼어난 계곡이 일품인 서울 근교 산

북한산, 도봉산과 더불어 서울을 감싸고 있는 수락산은 남쪽으론 덕능고개를 통해 불암산과 이어지면 북동쪽으로는 죽엽산으로 이어진다. 수락산은 서울과 의정부시, 남양주시에 걸쳐 있는 만큼 주말이면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수락산은 산세가 험한 편은 아니지만 주능선 위 정상부는 온통 바위지대로 암릉 종주의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도심에 자리한 산들이 그렇듯 수락산 역시 각 지역마다 여러 개의 등산로가 나 있으며 이는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한 접근이 용이한 곳에 집중돼 있다.

 

 

▲ 불볕더위를 피해 주말을 맞아 계곡으로 피서를 나온 사람들.

수락산은 물이 떨어지는 산이라는 이름처럼 금류폭·옥류폭 등 맑은 물줄기를 뿜어내는 폭포수와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계곡들을 품고 있다.

수락산은 산자락의 위용이 서울에 등을 돌리고 있는 형태라 반골산으로도 불렸으며 하늘을 받들어 제를 올렸다고 해서 봉천산으로도 불렸다.

서쪽 석림사가 있는 석천계곡은 서계 박세당이 궤산정을 짓고 후학들을 가르치며 은거하던 곳으로 하얀 암반 위를 흘러내리는 시원한 물줄기가 장관이다.

수락산의 산행은 지하철 4호선의 종착역인 당고개역과 지하철 7호선 수락산역·장암역, 별내면 청학리의 수락산유원지 쪽에 나 있다.

이중 가장 많이 찾는 코스가 수락산역에서 벽운아파트를 지나 물개바위와 깔딱고개를 지나 정상에 서는 길이며 마들역에서 주공아파트 단지를 지나 온곡초등학교에서 큰막골을 따라 올라 389m을 거쳐 주능선에 서는 방법도 있다.

수락산역에서 하차해 1번 출구로 나와 수락산입구사거리까지 이동해 미주동방 벽운아파트 단지를 끼고 돌아 오른편의 덕성여대생활관으로 올랐다. 음식점들과 고기집을 지나자 시원한 계곡 물소리와 함께 더위를 피해 계곡으로 물놀이를 나온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지난밤 내린 단비에 산도 그간의 마른목을 축이기라도 했는지, 맑은 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불볕더위를 피해 계곡으로 피서로 나온 사람들의 차량으로 길옆은 주차장을 방불케 했지만, 청량한 산바람이 모든 짜증을 풀어준다.

덕성여대생활관 앞에서 오른편의 삼림욕장 방향으로 들어섰다. 삼림욕장에는 주말을 맞아 숲이 지닌 생명의 기운을 호흡하기 위해, 자연을 찾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데크 위에 매트리스를 깔고 누워 잠을 청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쪽에선 김밥과 음료수로 피크닉을 즐기는 가족들도 보인다.

계곡과 삼림욕장은 더위를 피해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로 만원

 

 

▲ 국기 게양대에 태극기가 걸려 있는 수락산 정상.

삼림욕장을 지나 지계곡을 가로지른 나무다리를 건너 숲길로 들어섰다. 지능선을 따라 148m봉으로 오르는 길은 초입부터 계단 오름길로 제법 경사가 센 편이지만, 한적하고 숲이 우거져 숲과 호흡하며 걷기 좋은 길이다.

148m봉을 지나면 이후론 그리 힘들지 않은 능선길이다. 노원골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을 지나 낙엽송이 군락을 이룬 숲을 빠져나오자, 드디어 수락산의 정상부가 모습을 드러낸다. 산자락 아래는 제법 짙은 숲을 이룬데 비해 수락산의 정상부는 온통 바위지대다.

우우당 갈림길 이정표를 지나 다시금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 오솔길을 지났다. 웰빙의 바람이 불면서 이젠 주말을 맞아 도심 인근의 산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지하철 표 하나만 있으면 북한산이나 도봉산, 관악산 등을 오를 수 있다는 것은 서울시민이 누리는 가장 큰 축복이 아닐까 싶다. 세계적인 대도시 중 1시간이면 산 아래 도착할 수 있는 곳이 있을까? 우린 도심의 허파 역할을 하는 이 산들이 있기에 마음껏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구암약수터 갈림길을 지나자 도솔봉과 염불사로 가는 길이 갈라진다. 능선길을 따라 오르니 이내 영원암 갈림길이 갈라진다. 이 영원암 갈림길 이후론 주능선에 올라선 덕에 등산객들의 발걸음도 잦고 길도 넓고 뚜렷하다. 능선길 왼편으로 수락산의 정상부가 보이긴 하지만, 이정표에서 정상까지는 1.9km를 더 걸어야 한다.

주능선의 정상부는 전망 좋은 바위봉들 이어져


▲ 주능선에서 정상으로 오르다 바라본 탱크바위와 치마바위 일대.

발아래로는 서울의 북쪽을 잇는 외곽순환도로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그 위로 도봉산과 사패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또한 남쪽으론 불암산 산자락 아래 둥지를 튼 아파트단지들이 성냥갑처럼 작게 보여 인간이 만든 물질이란 것들이 너무나 부질없어 보인다.

학림사 갈림길을 지나자 수락산이 그간 숨겨온 자신의 속살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탱크의 모습과 너무나 비슷해 일명 탱크바위라고 하는 암봉을 옆으로 우회해 불암산으로 가는 덕릉고개 갈림길에 이르자, 많은 사람들이 더위를 피해 그늘에서 휴식 중이다.

덕릉고개 갈림길을 지나면 수락산의 바윗길이 시작된다. 하지만 바윗길이라고 해서 포기할 필요는 없다. 모든 바위마다 우회할 수 있는 길이 나 있기 때문이다. 새광장 갈림길을 지나 치마바위 오른편으로 나 있는 우회로를 이용해 능선에 올라서자, 뒤편으로 중계동과 상계동의 아파트 단지들이 눈에 들어온다.

 

 

▲ 수락산은 도심 근교에 자리하다 보니 주능선 주변으로 다양한 갈림길들이 나 있다.

정상에서 밧줄을 이용해 하강연습을 한다는 하강바위를 옆으로 돌아 오르니 저 멀리 탱크바위와 치마바위가 모습을 드러낸다. 수락산의 주능선의 바위들은 모두 전망 좋은 포인트들이다. 특히 주능선 위에서 바라보는 도봉산과 사패산의 모습은 서울의 북쪽을 지키고 있는 거대한 장수들의 모습을 느끼게 한다.

하강바위 이후론 암벽지대를 통과해야 한다. 바위 사면을 오르는 곳이 있는가 하면 때론 바위사면을 옆으로 돌아 오르기도 한다. 특히 코끼리바위는 밧줄을 잡고 비좁은 바위틈을 통과해야 한다.

코끼리바위를 지나 잠시 능선을 타고 가다 정상 전에 있는 마지막 바위인 철모바위를 지나면 널찍한 안부에 닿게 된다. 철모바위 역시 오른편으로 우회로가 나 있으며 안부에는 아이스크림과 술을 파는 간이매점도 있다.

이 안부에서 능선을 따라 직진하면 우뚝 솟은 바위봉이 보이는데 바로 수락산 정상이다. 정상 앞의 아담한 바위봉은 곰이 앉아 있는 모습을 연상하게 해 곰바위로 불린다. 수락산 정상 오름은 예전과 달리 계단이 설치돼 한결 오름길이 쉬워졌다. 정상에는 국기 게양대 위로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 보통 정상 바위봉 아래의 표지석까지 오르곤 하지만 등반의 경험이 있다면 국기 게양대가 있는 바위봉 위로 올라도 된다.

수락산 정상은 사방이 트인 곳이라 서울시내는 물론 남양주와 의정부 일대까지 굽어볼 수 있다. 상계동 지역이 아파트 단지인데 반해 남양주 일대는 청학리 일대를 제외하곤 숲과 계곡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정상에서 하산은 정상 밑 안부로 돌아와 별내면의 내원암 방향으로 가는 방법과 장암역로 접근할 수 있는 석림사로 하산하는 방법, 다시 철모바위로 돌아와 깔딱고개를 거쳐 진달래능선을 타고 수락고교 방면으로 내려가는 방법이 있다.

 

 

▲ 한창 중창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석림사.

정상에서 경사진 계단 내리막길로 내려서 홈통바위 갈림길에서 석림사 방면으로 내려섰다. 갈림길에서 석림사까지는 근 2km 거리다. 다만 이 길은 워낙 경사가 심하다보니 곳곳에 철난간과 나무계단이 설치돼 있다. 밧줄을 잡아가며 경사진 내리막길을 따라 20여분 내려가면 영화촬영소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

이 이정표에서 석림사로 접어들면 마른 계곡을 따라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이전까지 계단 내리막이 이어졌다면 이 이정표 이후론 계속되는 계곡 내리막이다.

석림사가 가까워질수록 계곡은 수량이 풍부해져 500m 전에는 제법 근사한 폭포도 만날 수 있다. 석림사가 있는 석천계곡에는 주말 불볕더위를 피해 계곡으로 피서를 나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물 맑은 계곡이 지닌 서늘함에는 에어컨으로 해결할 수 없는 청아함과 시원함이 있다. 인공이 아닌 자연이 주는 시원함, 그 시원함에 사람들은 늘 배낭을 꾸리나 보다.

주변 볼거리

수락산 인근의 볼거리로는 노강서원과 우우당을 들 수 있다. 석림사 아래 자리한 노강서원은 서계 박세당의 둘째 아들인 박태보의 충절을 기리는 사액서원이다. 노강서원은 흥선대원군이 서원을 철폐할 때도 살아남은 47개 서원의 하나로 조선 말까지 위세를 떨치던 곳이다. 지금의 건물은 한국전쟁 때 그만 소실된 것을 후세들이 다시 세운 것이다. 우우당은 한때 노론의 영수였으며 사도세자의 장인인 홍봉한의 별장이다. 권문세가로 이름을 날렸던 그는 영조 때 최고의 권력을 누렸던 인물이다. 지금의 건물은 벽운동 별장 안채의 일부분이다.

먹을거리 및 숙소

수락산 인근의 맛집으로는 얼큰한 닭볶음탕이 일품인 석천계곡의 호남집(031-872-8049)와 숯불구이 오리구이가 일품인 산가오리숯불구이(031-855-9277), 손으로 직접 만든 고소한 두부가 일품인 충청도할머니집(031-826-3389), 느티나무(031876-3090) 등이 있다. 수락산역 인근에 있는 고기굽는마을(02-934-9295)와 돌담집(02-933-1861), 밤나무집(02-930-7911)도 좋다. 숙소로는 수락산역 인근의 알프스여관(02-939-0088), 옥류장(02-936-5675) 등을 이용하면 된다.

가는 길

 

 

 

수락산으로 접근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다. 지하철 7호선 수락산역이나 장암역에서 하차해 수락산계곡으로 접근하거나, 석천계곡으로 접근할 수 있다. 또는 지하철 4호선의 종착역인 당고개역에서 하차해 학림사 코스로 접근해도 된다. 별내면 청학리로는 당고개역에서 10번이나 10-1번 버스를 이용해 접근하면 된다.  

 

[ 출처 : 바끄로 http://www.baccr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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