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성길의 비밀통로인 탕춘대성 암문 

 

북한산 둘레길 중에서 옛성길은 탕춘대성 암문을 지난다.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탕춘대성을 지나면 북한산의 9개 봉우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옛성길은 걷기 편한 산책로가 조성돼 있으며 곳곳에 쉼터가 있어 탐방객들이 많이 찾는다. <편집자>

 

죽두리봉·향로봉 등 9개 봉우리 감상할 전망대도 있어

북한산 둘레길 옛성길
(2.7km 2시간 소요)

 

한국고전번역원 → 구기사 입구 탕춘대성 암문 홍은동 갈림길 북한산 전망대 녹번동 갈림길 산불감시초소쉼터 장미공원 북한산생태공원

 

북한산 둘레길은 기존의 샛길을 연결하고 다듬어 북한산 자락을 완만하게 걸을 수 있도록 조성한 산책로다. 북한산 둘레길은 1구간인 소나무숲길에서 21구간 우이령길까지 총 71.8km에 이른다. 이 중에서 유일하게 성문을 통과하는 구간이 북한산 둘레길 7구간인 옛성길이다.

 

 

 

▲ 옛성길은 걷기가 편해 탐방객들이 많이 찾는다.

서울 종로구 구기동과 은평구 불광동을 연결하는 구기터널 위로 나 있는 옛성길은 탕춘대성의 암문을 지나 북한산생태공원에 이르는 길이다. 옛성길 중간 지점에는 북한산의 향로봉과 보현봉 등 9개 봉우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북한산 둘레길 7구간 옛성길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타고 종로구 구기동의 한국고전번역원 버스정류장에 하차했다. 버스정류장에서 내리면 인도 바닥에 녹색 페인트로 선이 그어져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오는데 이 표시가 북한산 둘레길을 표시한 선이다.

 

옛성길로 가기 위해 자하문 호텔 방향으로 난 선을 따라갔다. 자하문 호텔을 지나면 구기터널을 뒤로하고 주택가로 들어선다. 주택가로 들어서면 안내선이 사라지고 대신 이정표가 옛성길로 가는 방향을 알려준다. 마을을 벗어나 잠시 후 구기사 입구에 도착했다. 옛성길이 시작하는 탕춘대성 암문은 구기사 입구에서 600m 정도 가면 된다.

 

탕춘대성 암문으로 가기 위해 구기사 입구에 있는 이정표가 가리키는 불광동과 장미공원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길옆에 있는 불심원이라는 작은 암자를 지나자 북한산 둘레길 안내판과 함께 소나무숲 사이로 들어서는 산책로가 나타났다. 안내판을 자세히 살펴본 후, 녹음이 짙은 숲 안으로 들어가자 계곡을 따라 흐르는 시원한 물소리가 들린다. 밤새 내린 비 덕분에 숲의 향기는 진해지고, 계곡의 물은 손이 시릴 정도로 차갑다.

 

 

 

▲ 불심원을 지나면 조그마한 계곡을 만날 수 있다.

계곡을 벗어나 짧은 오르막길을 지나자 능선을 따라 길게 이어진 탕춘대성이 눈앞에 펼쳐졌다. 탕춘대성은 북한산 향로봉과 이어진 능선에서 홍제동을 거쳐 인왕산으로 향하는 성곽이다.

 

탕춘대성은 조선 시대 숙종 때 궁궐이 있는 도성과 북한산성의 방어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서울성곽과 북한산성을 연결해 만들어졌다. 이 성을 탕춘대성이라 부르게 된 것은 연산군의 연회장소인 탕춘대가 근처에 있던 것과 관련이 있다.

 

탕춘대성은 곳곳이 드문드문 무너져 있거나 수풀에 둘러싸인 곳이 많아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반듯하게 다듬어 현대적으로 복원한 다른 성만 보았던 것일까? 오히려 세월의 흔적을 온몸으로 받아낸 탕춘대성이 더 고풍스럽게 보인다.

 

탕춘대성에는 2m가 채 되지 않는 높이에 어른 3명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암문이 있다. 암문은 성곽의 후미진 곳이나 깊숙한 곳에 적이 알지 못하게 만든 비밀통로다. 그래서인지 성문에 있어야 할 으리으리한 누각이 없다. 한참 동안 탕춘대성과 암문을 살펴본 후 홍은동 갈림길로 향했다.

 

오르내림 쉼없이 이어져 걷는 재미 쏠쏠


▲ 옛성길은 곳곳에 걷기 편한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탕춘대성 암문에서 200m 정도 걸어가자 산불진화 장비보관소와 함께 홍은동으로 내려가는 갈림길과 만난다. 이곳에서 홍은동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멀리 구름 속에 숨은 인왕산과 안산이 보인다. 홍은동 갈림길에서 돌계단과 바위지대를 지나 150m 정도 가니 원두막이 있는 쉼터가 있다. 쉼터에 앉아 생수를 꺼내 목을 축이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쉼터에서 다음 목적지인 북한산 전망대로 가려면 500m정도 더 걸어가야 한다. 쉼터에서 전망대로 가는 길은 나무 데크와 바위길흙길이 번갈아 나타나고, 오르내림이 쉼 없이 이어져 걷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중간 중간 길에서 벗어나면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곳도 나온다. 이처럼 걷는 재미가 쏠쏠해질 때 쯤 어느덧 전망대에 도착했다.

 

 

 

▲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탕춘대성의 성벽

북한산의 웅장한 산세를 한눈에 담기 위해 전망대에 섰지만 짙은 구름만이 기다리고 있다. 구름이 없다면 족두리봉에서 시작해 향로봉비봉사모바위승가봉나월봉나한봉문수봉보현봉 등 무려 9개의 봉우리를 병풍처럼 펼쳐놓은 북한산을 감상할 수 있다.

 

옛성길 중간지점에 있는 전망대는 서울시가 선정한 우수 조망 명소이기도 하다. 아쉬운 마음에 구름만 바라보며 한동안 전망대에서 머물렀다. 다음 목적지인 녹번동 갈림길 방향으로 난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나무계단이 끝나자 평탄한 흙길이 나오더니 잠시 뒤 녹번동 갈림길을 만났다. 여기서 녹번동 방향으로 내려가면 지하철 3호선 녹번역으로 갈 수 있다.

 

녹번동 갈림길에서 불광동 방향으로 평탄한 능선길을 따라 300m 정도 가니 산불감시초소와 쉼터에 도착했다. 전망대처럼 이곳에서도 북한산의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이곳에서 불광역 방향으로 난 샛길을 지나 장미공원과 북한산생태공원을 향해 북쪽으로 계속 걸어갔다.

 

 

 

▲ 쉼터에 앉아 구름이 가려진 북한산을 바라보는 탐방객.

장미공원으로 가는 길은 내리막길이 길게 이어진다. 경사가 제법 급하고 길이 험해 발에 힘을 단단히 주고 걸어야 한다. 비가 온 뒤라 땅은 깊게 파여 있고 바위는 미끄럽다.

 

내리막길이 끝나고 나무계단에 들어서면 불광동의 주택가가 보인다. 나무계단을 따라 내려가자 장미공원이 나타나고 구기터널에서 빠져나온 자동차들이 씽씽 내달리는 도로가 있다. 도로를 건너 옛성길의 종점이자 북한산 둘레길 8구간 구름정원길의 시작인 북한산생태공원에 들린 후 불광역으로 향했다.

 

주의사항

북한산 둘레길 옛성길은 탐방객의 안전사고 예방과 공원의 자연보호을 위해 야간산행이륜차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애완동물을 동반할 수 없다. 둘레길 입구에는 주택가와 암자가 있으니 탐방객들은 조용히 지나가야 한다.

 

맛보고 즐기고

자하문 호텔 옆에는 사골우거지해장국을 먹을 수 있는 장모님해장국(02-379-4294)이 있다. 북한산 생태공원 옆에는 옻닭과 한방오리를 푸짐하게 내어주는 원조 대교정(02-357-6097)과 통나무집(02-356-5533)이 있다. 또한 불광역 먹자골목에 음식점들이 많이 있다.

 

가는 길

대중교통 : 한국고전번역원을 지나는 버스는 7022, 7211, 7212번 버스다. 7022, 7212번 버스는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150m 직진하면 나오는 경복궁역 버스정류장에서 이용할 수 있다. 7211번 버스는 지하철 1호선 신설동역 1번 출구나 지하철 4호선 길음역 3번 출구에 정류장이 있다. 

 

[ 출처 : 바끄로 http://www.baccr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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