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커피전문점이 입점해 있지 않은 골목이 거의 없을 정도로 커피전문점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3 ~ 5천원의 고가에도 불구하고 유명 브랜드의 커피를 선호하고 있으나, 이러한 테이크아웃커피의 용량, 카페인함량 등에 대한 소비자의 선택정보는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원장 김영신, www.kca.go.kr)은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돕기 위해 9개의 유명 브랜드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테이크아웃 커피의 실제 용량, 열량·카페인 함량 등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커피 용량이 공지된 것과 달리 고무줄처럼 많고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서울 및 경기 지역에 100개 이상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 스타벅스커피, 커피빈 등 9개 커피전문점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브랜드별 3개 지점, 총 27개 지점을 선정해 아메리카노와 카라멜마끼아또 각 10잔씩 구입하했다.

 

카라멜마키아토, 동일 지점일지라도 용량 편차 지나치게 커

 

커피전문점에서 실제로 판매되고 있는 9개 브랜드별 카라멜마끼아또의 실제 용량을 조사해본 결과, 최대·최소 용량간 편차는 할리스커피 131g(평균용량 331g의 40%), 투썸플레이스 113g(평균용량 336g의 34%), 스타벅스커피 107g(평균용량 339g의 32%) 순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브랜드 제품들의 경우 이보다는 최대·최소 용량간 편차가 작게 나타났지만, 편차가 가장 작은 것으로 측정된 커피빈의 경우에도 최대·최소 용량간 편차가 51g(평균용량 305g의 17%)에 달할 정도로 용량 관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동일 브랜드로 실제 판매되고 있는 커피의 용량이 판매지점이나 시점에 따라 이렇게 큰 편차를 보인다는 것은 커피가 레시피대로 제조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커피맛의 균일성이 유지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용량관리가 특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난 할리스커피, 투썸플레이스, 스타벅스커피 등 3개 브랜드를 포함하여 커피전문점 전반적으로 철저한 레시피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러한 지적에 대하여 업체들은 "테이크아웃 커피들은 주문과 동시에 즉석에서 제조되기 때문에 커피를 제조하는 직원의 숙련도에 따라 용량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소비자가 유명 브랜드 커피에 대해 3~5천원의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용량은 소비자의 구매 선택에 중요한 요소다.

 

또한 카라멜마끼아또의 경우 평균용량이 309g인데 최대·최소 용량간 편차의 비율이 28%에 이른다는 것은 단순한 직원 개개인의 숙련도로 치부할 문제가 아니라 업체들의 가장 기초적인 품질관리도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

 

9개 브랜드 전체의 평균용량은 295g이고 최대·최소 용량간 편차는 평균 60g이었는데, 이 중 편차가 가장 큰 것은 투썸플레이스 83g(평균용량 311g의 27%), 커피빈 77g(평균용량 300g의 26%)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메리카노 용량은 그야말로 '고무줄'

 

특히 스타벅스커피의 경우, 매장과 홈페이지에 아메리카노 Tall(기본사이즈)의 부피를 355㎖(무게로 환산하면 약 355g)이라고 표시를 해놓고 있다. 그러나 실제 스타벅스에서 구입한 30개 아메리카노의 평균 용량은 309g으로, 표시치와 평균 46g의 차이를 보였다. 또한 30개 아메리카노의 용량은 최소 279g에서 최대 339g으로 모두 표시된 정량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투썸플레이스, 커피빈, 카페베네는 홈페이지에 기본사이즈의 기준 용량을 각각 354㎖(무게로 환산하면 약 354g), 12oz(340g), 320g으로 표시를 하고 있으나, 이들 3개 브랜드의 아메리카노도 표시치보다 평균 21~43g 부족하였다.

 

한편, 파스쿠찌, 엔제리너스커피, 이디야커피, 탐앤탐스커피, 할리스커피 등 5개 브랜드는 홈페이지나 매장에 전혀 용량표시를 하고 있지 않아 소비자가 기본적으로 알아야할 제품의 양 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커피전문점들은 "테이크아웃 커피의 용량 표시가 의무화되어 있지 않다"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커피를 소비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매하는 커피의 기본 용량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는 것이 당연하며, 업체들의 입장에서도 소비자와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커피전문점들은 크기별 용량을 표시하고 이를 준수할 필요가 있다.

 

카페인 함량은 이디야와 탐앤탐스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나

 

 

9개 브랜드의 아메리카노에 들어있는 카페인 함량을 측정한 결과 아메리카노 1잔에 들어있는 카페인 함량이 가장 낮은 것은 이디야커피(91㎎)와 탐앤탐스커피(91㎎)이고, 가장 높은 곳은 파스쿠찌(196㎎)로 카페인 함량이 2배 이상 크게 차이가 났다. 카페인 함량은 브랜드별로 사용하는 원두의 종류 및 첨가하는 에스프레소 잔수(일반적으로 ‘shot'이라고 지칭)에 따라 달라지는데, 통상 샷 수가 많아질수록 맛도 진해지고 카페인함량도 높아진다.

 

9개 브랜드의 아메리카노에 들어있는 카페인 함량을 측정한 결과, 에스프레소 2 샷을 넣는 곳은 6개 브랜드이며, 아메리카노 1잔에 들어있는 카페인함량은 파스쿠찌 196㎎, 커피빈 168㎎, 카페베네 168㎎, 투썸플레이스 159㎎, 할리스 152㎎, 스타벅스 114㎎으로 측정되었다. 에스프레소를 1 샷만 넣는 나머지 3개 브랜드의 경우에는 엔제리너스커피 95㎎, 탐앤탐스커피 91㎎, 이디야커피 91㎎이었다.

 

 

커피전문점들 표준 레시피·용량 가이드라인 준수해야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카라멜마끼아또 등 다양한 종류의 커피는 에스프레소에 물, 우유, 우유거품, 시럽, 카라멜소스 등 여러 가지 부재료를 혼합하여 만든다. 이 때 업체별로 정해진 레시피에 따라 일정량을 혼합하여 제조해야 균일한 맛을 제공할 수 있다.

 

소비자는 특정 브랜드의 커피를 구입할 때 그 브랜드 고유의 맛이 언제 어디서나 동일할 것을 기대하고 구입한다. 그러나 조사 결과 동일한 사이즈의 카라멜마끼아또라도 구입하는 매장이나 시점에 따라 실제 제공되는 음료의 양이 최대 131g이나 차이가 났고, 이는 포함된 에스프레소 양이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다른 부재료의 양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커피전문점들은 레시피를 준수하여 일정한 용량의 커피를 제공하도록 커피를 제조하는 직원들에 대한 교육 및 감독을 강화하거나 컵 내부에 용량선을 표시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카페인 함량 등 알고 마셔야 '건강'에 도움

 

소비자들은 같은 아메리카노 혹은 같은 카라멜마끼아또 한 잔이라고 하더라도 브랜드에 따라 카페인 함량이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점을 감안하여 구매를 할 필요가 있다. 카페인에 대한 민감도나 기호에 따라  제품의 에스프레소 shot 수를 조절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한편 브랜드에 따라 Small·Tall·Regular 등 커피의 양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고, 같은 Regular 사이즈라 할지라도 용량 및 그 속에 포함된 에스프레소 양이 다르다. 대체로 사이즈 한 단계 커지면 약 100g의 용량이 증가되며 사용하는 에스프레소의 잔 수도 늘어난다는 것을 알면 커피 구매를 위한 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진 기자 miff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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